제가 스튜어트 로젠버그의 [아미티빌의 저주]를 리뷰했었나요? 검색해봤는데 없더군요. 리메이크 리뷰는 한 거 같은데. 아, 안 했어요. 리메이크 리뷰를 보니 안 한 이유가 나와 있군요. 하여간 얼마 전에 왓챠에서 다시 봤습니다.

리메이크 리뷰 때 한 이야기지만 다시 한 번.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입니다. 1974년에 아미티빌 저택에서 드페오 가족이 살해당했어요. 범인은 그 집의 아들인 로널드 드페오 주니어였는데, 머리 속 목소리가 살인을 지시했다는 거죠. 이 저택에 나중에 러츠 가족이 이사오는데, 이들은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온갖 불쾌한 일들을 경험하고 결국 저택을 떠납니다. 이 사건을 바탕으로 제이 앤슨이라는 작가가 책을 썼고 그걸 영화화한 작품이 이 영화지요. 영화는 히트를 기록했고 이후 온갖 속편과 리메이크가 나왔습니다. 정작 러츠 가족이 떠난 뒤로 그 집에서 유령을 본 사람은 없었는데 말이죠.

영화의 줄거리 요약은 별 재미가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귀신들린 집 호러 영화의 규칙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으니까요. 실화라고 주장하는 이야기이니 어쩔 수 없지요. 이 실화들도 대부분 비슷하거든요. 처음엔 괜찮았는데, 계속 집에서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가족들은 이 집에 사는 정체불명의 존재에 감염되어 갑니다. 그 중 가장 심각하게 영향을 받은 사람이 막 이 집 어머니와 결혼한 새아버지고요. 다행스럽게도 살인이 벌어지기 전에 이들은 집을 떠납니다. 키우던 개도 데리고요.

지금 보면 [엑소시스트]와 [샤이닝] 사이에 있는 영화처럼 보입니다. 악령을 처지하려다 실패하는 신부, 저택과 관련된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저택의 영향을 받아 상상 속 친구를 보는 딸과 같은 이야기는 [엑소시스트]스럽지요. 이후 새아버지가 미쳐 날뛰는 부분부터는 [샤이닝]입니다. 특히 새아버지가 도끼로 문을 부수는 장면에서는 [샤이닝] 생각이 안 날 수 없어요. 맞아요. [샤이닝]은 [아미티빌의 저주] 이후에 나온 영화입니다. 하지만 앤슨이 쓴 책과 스티븐 킹의 소설은 1977년에 나왔고... 여기서 직접적인 연결성을 찾는 건 별 의미가 없습니다. 장르물에 속한 작품들은 이런 유사성의 흐름을 타는 경향이 있어요.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더 유명한 다른 영화와 닮았다는 것 자체가 아닙니다. 닮을 수도 있죠. 하지만 그 유사성 속에서 더 유명한 영화와 비교대상이 되면 아무래도 좀 초라해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엑소시스트]와 [샤이닝]은 장르계의 최강자잖아요. 스튜어트 로젠버그는 노련한 전문감독이고 좋은 영화도 많이 많들었지만 이 장르에서 프리드킨과 큐브릭과 경쟁을 한다면 질 수밖에 없습니다. 할 건 다하는, 아주 나쁘지 않은 오락 영화인데, 아무래도 평범해보여요. (20/08/16)

★★☆

기타등등
헬렌 셰이버가 나오더군요? 전에 봤을 때는 몰랐습니다. 새아버지 동료의 영매 능력이 있는 여자친구 역입니다.


감독: Marielle Heller 배우: James Brolin, Margot Kidder, Rod Steiger, Don Stroud, Murray Hamilton, John Larch, Natasha Ryan, K. C. Martel, Meeno Peluce, Michael Sacks, Helen Shaver, Amy Wright

IMDb https://www.imdb.com/title/tt0078767/
Naver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0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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