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아이린, 안철수

2020.10.24 23:06

안유미 조회 수:1181


 1.얼마전 한 호스티스에게 인성칭찬을 받았어요. 뭐 늘 있는 일이죠. 나는 착하니까요. 그녀는 '오빠 몇달 전에 처음 봤을 땐 뭐 이런 개싸이코가 다 있나 했는데 내가 틀린 거였어. 사람이 진짜 착해.'라고 진심어린 칭찬을 늘어놨어요. 듣고 보니 사실 같긴 했어요. 처음에는 나를 슬슬 피해 다니던 사람이 이젠 내 자리에 붙박이로 있는 걸 보면요.


 물론 그건 내가 착해서 붙어있는 게 아니긴 해요. 만만해서 붙어있는 거죠. 그녀를 갈구지 않고 내버려두고 좋은 술도 사주니까, 일좀 편하게 하려고 내 자리에 찾아오는 것뿐이예요.



 2.그래서 말해 줬어요. '딱히 착한 짓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너희들한테 지랄을 안 하니까 상대적으로 착해 보이는 거겠지.'라고요. 그녀는 '그렇지. 여기선 그런 사람이 오빠밖에 없거든.'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래서 다시 말해 줬죠. '나도 지랄하는 거 좋아해. 다만 여기선 지랄해도 될 만큼 돈을 쓰지 않아서 그래. 나중에 이 가게에서 하룻밤 천만원 쓰는 날 오면 그때 지랄하는 거 한번 보여 주지.'라고요. 그러자 그녀는 '하하 그래도 안 그럴거라는 걸 알아.'정도로 대답했어요.



 3.어쨌든 그래요. 전에 썼듯이 너무 돈값을 하는 가게는 싫어해요. 아무리 비싸도 돈값을 하는 가게면 거기서 돈을 얼마를 쓰든 갑질을 못하잖아요. 좋은 레스토랑에서는 100을 쓰든 200을 쓰든, 그만한 가치가 있는 요리와 술과 서비스와 교환하는 것뿐이니까요. 정당한 거래를 하는 거라서 갑질을 할 수가 없는거죠. 그래서 돈값을 못 하는 가게에 가는 걸 좋아해요.


 왜냐면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갑질하고 지랄하는 거 좋아하거든요. 하지만 태어나서 한번도 갑질은 해본적 없어요. 몇백만원짜리 술집에 가봐도 갑질은 못 하는 거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결국 그렇거든요. 이게 갑질하고 지랄하기에 적절한 금액인가...를 따져보면 결국 아닌 것 같은 거예요. 다른 놈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내 생각은 그런 거예요. 이정도 내는 건 남의 딸에게 지랄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금액이라는 생각이 드니까요. 상대가 큰 실수를 여러번 반복해서 한 소리 하는 정도면 몰라도 다짜고짜 뭐라고 할 순 없는 거죠.



 4.휴.



 5.그래서 아이린 같은 놈들은 정말 싫어요. 그런 녀석들이 샾에 지불하는 거에 갑질비는 안 들어 있잖아요? 그냥 머리 만져주고 화장 시켜주고 옆에서 스케줄 챙겨 주는 거에 적절한 값-일지도 의문이지만-을 챙겨주는거지 갑질비는 안 들어 있단 말이예요. 돈도 안 주면서 왜 갑질을 하는 걸까요? 공짜가 그렇게 좋나?


 뭐 이제는 군중들이 알게 됐으니...아이린에 관해선 여기다가 말을 붙이는 것도 무의미하죠. 여기서 뭐 논리적인 척 하면서 이정도만 해야 한다...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고 해봐야 군중들은 그런 거 신경 안쓰니까요.


 군중들이 원하는 건 가짜사나이에서 그랬듯이 자신들의 파괴력을 증명하는 거거든요. 그 화력이 누군가를 스타로 만드는 것이든 아니면 바닥으로 꽂아버리는 것이든간에요. 이제는 아이린에게 얼마만큼 화력을 집중하느냐는 군중들이 정하는 거죠. 냉정한 척 하는 사람들이 정하는 게 아니라.



 6.딱히 아이린이 싫지는 않아요. 아이린은 대형기획사조차 막아주지 못 할 정도로 너무 드러내 버렸고, 이제는 군중들에게 넘겨졌으니까요. 내가 싫어하는 건 아이린이 아니라 영리하게 안 들킬 만큼만 갑질하고 다니는 쓰레기들이예요.



 7.제목에 안철수를 쓴 건 진짜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는데...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안철수에 빗대서 아이린 얘기를 하는 건 다음에 써보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8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9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65
126359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8
126358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802
126357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7
126356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5
126355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21
126354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8
126353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3
126352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9
126351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8
126350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83
126349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6
126348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81
126347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81
126346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5
126345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96
126344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7
126343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8
126342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9
126341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7
126340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