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몽어스를 해보았습니다!!

2020.11.04 12:44

Sonny 조회 수:703

SE-63f775b4-fd6a-474d-b4ff-2be140a03bf6.



- 요새 유튜브 알고리즘의 희생양(?)이 되어 이런 저런 영상을 보다가 어떤 사람들이 어몽어스를 하는 걸 보았습니다. 마피아 게임 같은데 매우 즐거워보이더군요. 하고 싶다고 모 게시판(...) 사람들에게 말을 했더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습니다. 수완가 두 분께서 마구 추진해서 어몽어스는 커녕 디스코드도 깔아본 적 없는 제가 그 추진력에 휘말려 게임을 처음으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닉네임도 제대로 짓지 못해서 그게 방 이름인줄 알고 누가 예시로 들어놓은 닉네임을 그대로 쓰는 멍청한 짓을... 으음... 들어왔다 나갔다 하면서 몇십분을 헤맨 끝에 경력자들의 지도 아래 게임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모 님과 모 님이 저희에게 내면으로 "로그인도 못해? 마이크도 못꺼? 인성 문제 있어?" 하고 외치는 것 같은 부담을...


- 유튜브에서 볼 때는 유튜버들이 사람들과 떠드는 것만 들려서 몰랐는데, 의외로 게임 시작할 때의 음악이 좀 무시무시했습니다. <에일리언>의 세계관에 들어온 기분도 들었구요. 탕탕탕탕 소리 내면서 혼자 돌아다니는데 으슬으슬한 기분이... 아니나 다를까 모 임포스터 분에게 제가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누가 임포스터인지 열심히 떠들고 싶었는데... 한마디도 못한 채 바로 혼령이 되니까 좀 짜증이 나더군요. 그래도 이 참에 우주선이나 익히고 미션이나 배우자 싶어서 여기저기를 날아다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미션을 익힌 첫번째 판이 끝나고 두번째 판에서는 드디어 제가...!! 첫번째 희생자가 되었습니다. 또...


- 그렇게 두 판을 내리 죽고 혼령노동자의 신세가 되니까 좀 겁이 나더군요. 게임에 참여를 못하는 것도 그런데 미션 도중에 누구랑 단둘이 있거나 아무도 없는데서 맞닥트리는 게 좀 무서워지더라구요. 그래서 떼로 뭉쳐다녔습니다. 와글와글... 그러니까 임포스터 분이 마구 항의를 했습니다. 이렇게 몰려다니면 내가 어떻게 비감염자를 죽이냐!! 음... 그 말도 일리가 있는데 저희가 죽어주기 위해서 일부러 떨어질 필요는 없잖아요 ㅠㅠ 아무튼 좀 노잼 게임이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약간 격투게임할 때 거북이처럼 막고만 있는 그런 비매너 게이머가 되고 말았습니다...


- 이제 미션이 좀 몸에 익고 다들 알아서 뿔뿔뿔뿔 잘 돌아다닐 때가 되었는데 임포스터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시체가 보고되었고 논의를 시작하는데 어떤 분은 시체가 나온 방 옆에 있었다고 순순히(?) 고백을 하시고... 어떤 분은 잡아먹는 걸 모 님의 사륜안 급의 눈에 영락없이 걸렸습니다. 논의고 뭐고 타짜의 아귀마냥 "내가 봤어!! 내가 저 놈이 누구 잡아먹는 거 똑똑히 봤다니께!!" 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찍힌 그분은 최후의 변론은 커녕 그냥 오함마 투표에 내리 찍히고 우주의 뒤안길로 사라지시고... 누가 수상쩍은데 확증하기는 애매하거나, 누가 아닌 것 같은데 묘하게 의심이 간다거나 하는 미묘한 맛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냥 매운맛! 매운맛! 긴급구속! 즉결심판! 내래 저 감염자를 어서 숙청하라우! 하고 신속한 게임들이 이어졌습니다. 임포스터 동무의 고충이 참 크더라고요.


- 임포스터가 원자로든 산소공급기든 고장만 내면 저희 신입들은 어리버리하다가 죽는 사태를... 처음에는 멍때리다가 죽었고 나중에는 누가 알아서 하겠지 하면서 어슬렁거리다 죽었고...


- 어쨌든 몸풀기 식으로 했었기 때문에 다음에는 좀 본격적으로 임포스터를 추려내는 재미를 느끼고 싶습니다. 이게 결국 사람이 말로 설득하는 거라서 아무리 객관적 근거여도 말투가 흔들리고 불안하면 배심원의 주관이 급격히 끼어들더군요. 다소 순박한 목소리로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저의 오지랖 검사질에 억울하게 추방당한 모님께 심심한 사과를... 하지만 이 게임은 역시 거짓선동으로 반란분자들을 처단하는 그 맛 아이겠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67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25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4890
126284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8
126283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802
126282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7
126281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5
126280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21
126279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8
126278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3
126277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9
126276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8
126275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83
126274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6
126273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81
126272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81
126271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5
126270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96
126269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7
126268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8
126267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9
126266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7
126265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