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몽어스로 세상을 배웁니다...

2020.12.23 13:12

Sonny 조회 수:607

SE-d24be4a6-f87a-4641-84f6-282d1e2cc553.


- 어몽어스를 하다보면 제가 첫빠따를 맞는 경험이 정말 빈번합니다. 그 때문에 시체 리포트가 뜨면 일단 "또!!!!!!!! ㅠvㅠ" 하면서 일단 다들 웃으면서 논의를 시작합니다. 문제는 첫빠따의 희생자를 두고 가해자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레 결론은 "음 이번은 일단 넘기죠"가 됩니다. 그럼 저는 자동으로 읍읍 상태가 되어 침묵의 노동만 하게 됩니다. 뭐 노동이라도 할 수 있는 건 좋습니다. 미션 채우면 그래도 승자가 될 수 있고 다른 희생자도 막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임무를 하다보면 게임하는 의미를 점점 잊어버리게 됩니다. 그제서야 저는 어몽어스의 참 재미를 되새깁니다. 이 게임은 서로 수다를 떠들면서 선동을 하는 게 제일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한 세 턴 정도를 연속으로 첫빠따가 되어 사람들의 웃음꽃 제물로 바쳐진 적이 있었는데 게임을 하면서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침묵의 목격자>라는 호러 명작도 떠오르고, 불합리한 지시에도 묵묵히 떠오르는 노동자도 떠오르고, 시체는 말을 못한다는 진리도 다시 깨닫고... 임포스터가 사람을 죽일 때 특히 기분나쁜 모션이 있는데 뒤에서 칼찔리는 모션이 있습니다. 차라리 씹어먹히거나 가시에 찔리면 불의의 사고라고 이해라도 하겠는데 그 모션이 유난히 기분이 안좋습니다... 음...


All impostor kill animations from among us - YouTube


- 어몽어스를 승리로 이끄는 간단한 전략이 있습니다. 그냥 처음부터 다 같이 뭉쳐서 다니는 것입니다. 이렇게 써놓으니까 뭔가 라이어 게임 같긴 하네요. 아무튼 그래서 둘이 짝을 지어서 다니거나 하면 임포스터는 살인이 어려워집니다. 제가 첫빠따를 자주 맞는 이유도 그냥 혼자 뿔뿔거리면서 다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뭔가 본능적으로 붙어다니는 게 싫습니다. 그게 이 게임의 헛점을 이용한다는, 좀 비겁한 느낌이 들거든요. 제가 임포스터에 걸렸을 때 안그대로 초보인데 죽이기 더 어려운 게 사람들이 뭉쳐다니기 때문이더군요. 이걸 게임상에서 시스템적으로 좀 어떻게 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듭니다. 아마 제가 임포스터의 사보타쥬를 잘 활용하지 못해서 그렇겠지만요. 하면 할 수록 이 게임은 임포스터가 잘해야 재미있는, 즉 임포스터가 키플레이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래서 사보타쥬를 울리고 어떤 전략을 써야할까 그런 생각을 매번 합니다. 임포스터가 조금 더 전지에 가까운 관측능력이 있어야 더 흥미로워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이를테면 가짜 미션도 주고, 플레이어들이 어디에 있는지 상시 관측 능력을 주면 거짓말을 하는데 더 용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가끔씩 추리가 너무 쉬워져서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확시 미션의 실행자와 목격자가 서로 짝을 맞췄는데 그게 임포스터만 빼고 다 아다리가 맞을 경우, 엄청 허무하게 소거법으로 범인 추측이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어몽어스의 확시 미션이 한 한명에서 두명 정도에게만 주어지고 나머지는 다 의심스러웠으면 좋겠습니다. 임포스터가 선동가에 의해 하필 찍혔을 경우, 확시미션이 없는 다른 이들을 임포스터로 몰아가게끔 할 수 있게끔 하면 좋지 않을지. 생각하면 할 수록 거짓말을 잘 하는 방법과 남의 뒤통수를 잘 후리는 방법만 생각하고 있군요. 인성에 별로 좋지 않은 게임 같습니다. 토론을 통한 합리적 결론의 도출이 아니라, 공론장에서의 가짜뉴스 유포와 맥락없는 의심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하게 될지 이런 것만 생각하고 있으니... "우리"들은 다 개돼지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3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91
114335 두번째 코로나 검사 [6] 가라 2020.12.23 759
114334 카톡 이모티콘 [4] 미미마우스 2020.12.23 486
114333 [코로나19] 현재 25~29세 청년을 10년간 유심히 보자 - 시사in [1] ssoboo 2020.12.23 834
» 어몽어스로 세상을 배웁니다... [2] Sonny 2020.12.23 607
114331 만달로리안(노스포) [14] 노리 2020.12.23 505
114330 원더우먼, 거리두기 연장 [1] 여은성 2020.12.23 554
114329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2] 조성용 2020.12.22 879
114328 [회사바낭] 재택근무 지침 [5] 가라 2020.12.22 1073
114327 여러분 덕에 3895원 벌었습니다 [6] 예상수 2020.12.22 848
114326 인스타 웹툰 [2] 미미마우스 2020.12.22 511
114325 "마약왕" "독전" 볼만한가요? [11] 산호초2010 2020.12.22 746
114324 2020 Chicago Film Critics Association Award Winners [1] 조성용 2020.12.22 306
114323 [정치바낭] 내년 서울/부산 재보궐은 어떻게 될까요? [17] 가라 2020.12.22 804
114322 (기사) 윤지오 사망설 후 근황 "공수처 설치 감사, 김어준님 응원" [3] 잠시만익명사용 2020.12.22 864
114321 듀게 오픈카톡방 모집 [3] 물휴지 2020.12.22 261
114320 [넷플릭스바낭] 두기봉의 '대사건'을 보았습니다 [2] 로이배티 2020.12.22 537
114319 터치감이 좋은 키보드(악기)를 구입하려면 어느정도 제품을... 뻐드렁니 2020.12.22 334
114318 [넷플릭스] PROM [12] S.S.S. 2020.12.21 628
114317 [바낭]코로나와 학교현장 [14] 수지니야 2020.12.21 939
114316 (기사) '택시 멱살' 이용구 "국민께 송구…신중히 처신하겠다" [1] 잠시만익명사용 2020.12.21 59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