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편 스포일러 없이 소감 적기가 좀 난감합니다만. 그래도 한 번 해 보죠. 그 핑계로 언제나 쓸 데 없이 길게 늘어지던 제 글의 분량을 좀 줄일 수 있을 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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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 없는 이미지로 골라봤습니다. ㅋㅋㅋㅋ)



 - 1편의 결말에서 2년 뒤에 바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저번에 어떻게든 선거 결과가 나왔고 어떻게든 새 회장이 임명이 됐었죠. 그 회장의 임기가 2년이었으니 새로운 선거 시즌이 된 겁니다. 1편의 생존자들 가운데 몇 명이 차기 선거 도전 의사를 밝히는데요, 문제는 현 회장이 권력의 맛에 취해 기존의 룰을 깨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다는 겁니다. 물론 남몰래. 그게 첨엔 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하나... 문제는 '난 조폭 오래 할 생각 없어서 회장 관심 없다'던 능력자 하나가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강제로 등 떠밀려 회장 선거에 뛰어들게 되는 거죠. 현 회장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이 강력한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당연한 듯이 더러운 음모를 획책하고, '조폭 따위 관심 없다'던 도전자는 역시 어쩔 수 없이 자기 손을 더럽혀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 1편에 비해 2편은 시작이 좀 쉽습니다. 전에도 적었듯이 1편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이 초반 인물 구분의 난해함이었는데요, 1편의 등장인물들이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영화를 연달아 달리는 사람들은 이번엔 같은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죠. 게다가 이야기도 1편 대비 심플해요. 일단 1편은 명목상 두 개 진영으로 나뉘어 있다 해도 쉴 새 없이 그 진영이 흐려지고, 뒤바뀌는 전개의 연속이었는데 2편은 그런 거 거의 없이 시종일관 두 진영의 형체가 선명한 채로 대결 구도를 이루거든요. 

 주인공 역시 아주 선명합니다. 조직 대 조직의 대결을 다큐처럼 다루었던 1편에 비해 2편은 '도전자'를 분명한 주인공으로 두고 이 주인공의 드라마를 이어가요. 감정 이입하기도 좋고 이야기 이해하기도 좋고. 여러모로 1편에 비해 쉽고, 드라마틱한 영화에요.



 - 이렇게 이야기의 성격이 확 바뀌었고, 또 그게 관객들에게 친절한 방향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작품의 정체성을 바꿔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처음엔 좀 듭니다만. 다 보고 나면 납득이 됩니다. 애초에 2편은 1편과는 다른 주제를 다루는 다른 방향의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에는 이런 형식이 맞아요.

 삼합회 조직에 대한 다큐멘터리식 접근은 1편에서 이미 다 했구요. 2편은 이제 그곳에 몸 담은 비교적 건전하고 멀쩡한 가치관을 가진 자가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더럽히고 타락해가며 거기에 물들어가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그 와중에 1편보다 훨씬 선명한 정치적 메시지(21세기 초반 홍콩과 중국의 관계, 그리고 홍콩의 확정된 암울한 미래 등)가 이야기와 절묘하게 얽혀서 제시가 되죠.



 - 이쯤에서 빠르게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편에 비해 더 쉽고 대중적이며 훨씬 드라마틱합니다. 어찌보면 좀 전형적인 이야기로 보일 수 있겠지만 1편에서 이미 다져 놓은 바탕을 활용해서 전개가 되기 때문에 뻔하고 흔하단 기분은 들지 않구요. 뭐 어쩔 수 없이 1편만큼의 강렬한 인상은 남기지 못 하지만 2편도 그 자체로서 훌륭한 21세기 홍콩 느와르다... 라고 해줄 수 있겠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현회장과 도전자가 각각 맞게 되는 운명이 상당히 강한 여운을 남기는데, 이런 건 1편 같은 형식으로는 주기 힘든 감흥이었죠.

 재밌습니다. 1편을 보셨다면 2편도 반드시 보셔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해보며 빠른 마무리를. 런닝타임도 90분 밖에 안 돼요. 두기봉은 긴 영화를 싫어하는 듯. ㅋㅋㅋ




 + 다루는 소재의 살벌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부담스런 폭력 장면은 거의 없었던 1편에 비해 2편은 아주 강려크한 폭력 장면이 중반에 한 번 나옵니다. 역시 구체적으로 보여주진 않습니다만 (그 짓을 하는 캐릭터의 동작만 보여주고 당하는 상대는 가려주는 식) 이게 좀 장르를 바꾼 호러 무비 스타일의 폭력이고 구체적으로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장면들이 나와서... ㅋㅋㅋ 어쨌든 '직접 보여주기'는 이번에도 없다는 거.



 ++ 홍콩 우산 시위가 벌써 6년 전 일이군요. 이 영화의 엔딩을 보고 나니 크게 관심 없던 남의 나라의 정치 상황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이것저것 찾아보게 됩니다. 잘 만든 영화의 순기능이라고나 할까요. 국내 정치도 큰 관심 없으면서



 +++ 1편에 비해 좀 더 시간을 들여서 흑사회, 삼합회의 근원을 설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도대체 언젯적 반청복명이 현대 조폭 조직의 근원이 되는지. ㅋㅋ 여러모로 스케일이 큰 나라입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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