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무명 가수전 싱어게인이 12회 방송, 6분의 나오는 파이널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편이 전혀 아닌데 옛날 노래들이 자주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작년 12월에 보기 시작했다가 푹 빠져서 한달 반을 달려왔네요. 

끝이 있는 덕질이라 생각하고 무리를 해서 그런지 심신이 허약해져서 역설적으로 저는 오늘 끝나는 게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싱어게인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이미 경력이 있는 가수들이라 무대들이 어설프지 않고 편안하고 감상할 만 한다. 


-코로나를 무대를 잃은 많은 재야의 고수들이 나와줌 


-시니어와 주니어를 잘 섞은 심사위원들, 남녀 숫자도 같고, 같이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서 감상을 나누고 조언을 한다.


-각 가수의 무대 중에는 가사만 나올 뿐 제작진의 쓸데없는 (!) 자막이 없다 -> 중요. 


-경쟁구도를 부각시키는 악마의 편집이 없다. -> 아마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려고 듀엣으로 엮은 후에 다시 라이벌전으로 서로를 떨어뜨리게 구성을 했지만 그것 또한 서로를 격려하는 방법으로 결국은 가버렸음


-하나하나의 무대마다 조명과 배경과 방송국 세션의 준비된 MR이 환상적입니다. 다른 방송도 그런지 잘 몰라서 이것이 무척 멋져 보임. 


그래서 좋았어요. 


오늘 겨룰 6명은요.



1. 전국구 연어 장인 이정권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이라는 노래로 유명하다고 소개.. 

저는 전혀 모르는 분이었는데 노래를 진짜 매우매우 잘하십니다. 

오디션에도 음악 자체에도 목매지 않은 아주 쿨한 분 같으세요. 

근데 나이가 ...심사위원인 규현씨보다 어리고 이승윤씨와 동갑인데..음....

최근 무대인 아이유 '이름에게'를 부를 때 배경에 지금까지 같이 왔다가 먼저 탈락한 많은 무명가수들의 이름이 나타났다 사라졌는데 제작진 아이디어인지 이정권님 아이디어인지 아주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2. 장르를 넘나드는 대형가수 이소정 


역시 모르는 분입니다. 안 중요함

그러고 보니 제가 알던 분은 하나도 없었네요.

레이디스 코드라는 그룹의 메인 보컬이셨던 것 같은데 싱어게인 나오는 무대가 다 색깔도 스타일링도 다르고 다 잘 소화해서 앞으로가 매우 기대되는 분입니다.

걸그룹 굴레에 갇혔던 (?!) 아티스트 같아요..


 



3. 난 놈,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무진 


1라운드 누구 없소의 선풍적인 인기로 싱어게인의 인지도를 확 높인, 노래 천재가 아닌가 싶은 이무진. 

고작 만 스물 한살에 대학교 2학년인데 앞날이 창창합니다. 

음악에 대한 고민도 많이 하고 좌절도 하고 또 잘 헤쳐나가서 결국은 족적을 남기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


4. 음색여신, 요아리 


무대공포증으로 무대를 접었다가 벌벌 떨며 1라운드에서 '나타나'를 부른게 기억납니다. 

음이 중간에 불안하기도 했구요. 

같은 노래를 세미 파이널에서 불렀는데 완전 다른 모습이라 감동적이었어요. 

싱어게인이 정말 요아리님에게는 재기의 무대였다고나 할까요. 

이 분 목소리를 들으면 다른 시공간에 가게 되는 느낌이 있어요. 

절대 잊을 수 없는 목소리.



 



5. 록스피릿 그 자체, 정홍일 


집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원픽. 제작진도 아주 편애하는 분 중의 하나입니다. 

그도 그럴 듯이 스윗하고 (착하고)! 노래 잘하고 무명이 길었다는 스토리도 있거든요. 

아내 분도 방송타셨고.

어렸을 때 절절한 시나위나 부활 노래를 듣는 느낌이예요. 

늘 우승을 하시면 서사가 가장 어울릴 것 같은 분이기도 합니다.




 



6. 독특한 장르, 이승윤 


하지만 여러분은 이미 아시죠. 

저의 마음은 온통 이승윤이라는 한 때 30호 가수에게 빼앗겨 버렸다는 것을 ㅎㅎ 

싱어게인의 다크호스.

1라운드, 2라운드에는 이무진보다 화제성이 적었는데 3라운드, 충격의 치티치티뱅뱅부터 완전 치고 나와서 유투브 조회수를 2위와 큰 차이로 1위로 계속 지키고 있습니다.


이 분의 매력 포인트는 한두가지가 아닌데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무대 ->심사위원들이 궁금해 하는, 어떻게 할 지 전혀 모르겠다고 하는 언급을 매 번 할 정도로 기대와 다른 무대를 합니다. 

톱 여성 댄스가수의 치티뱅, 글로벌 스타 BTS의 소우주 등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가사만 있다면 선곡에 전혀 거리낌이 없고 못하는 곡도 없어 보여요. 

그리고 다 자신의 것으로 바꿔버립니다.


-오랜 무명생활로 자작곡 데이터 베이스 완전 풍성 

->파도파도 끝이 없는 유투브에서 이승윤 찾기가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가난한 무명이라 기타밖에 사용할 수 없던 강제 포크가수로서 몇 년동안 계속 내어 온 음원, 최근에 결성한 밴드 알라리깡숑과 같이 만든 스케일이 커진 롹적인 무대 

홍대 인디신의 작은 공연 장소들 여기저기 계속 이메일 보내면서 초대받아 쌓아온 라이브의 기량이 모두 모두 쌓여서 지금의 이승윤을 만든 것 같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잠재력 그리고 겸손

->잘 울어요, 이승윤씨는. 오늘 파이널에도 아마 울거라고 팬들은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방송에 어울리는 얼굴이며 몸매인지, 자신이 얼만큼 준비된 뮤지션인지 전혀 모르고 있는 순수미가 있어요. 

다가 서태지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 날 것, 새 것을 잘 알아보는 40대 이상 기성세대의, 먹이고 입히고 키우고 싶은 애정 본능을 마구 자극합니다. 

그러면서도 인터뷰를 보면 겸손하고 자기 자신의 중심을 잘 잡고 있기에 탁월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만나뵙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가 인사였어요. 마치 오늘이 끝인 사람처럼.ㅜㅜ 


-가사가 예술입니다. 랩도 리듬을 맞춰 멜로디를 넣네요. 

->무명성 지구인, 달이 참 예쁘다고의 가사를 보면 시인이 따로 없어요. 

그런데도 멜로디와 가사가 쫙 붙습니다. 

저는 랩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방탄 소우주의 랩 부분을 이 가수가 독특한 선율과 박자로 다시 노래로 만들어 버린 거에 확 꽂혔어요.

재능있습니다.



 



네, 여러분은 이제까지 싱어게인 영업글, 아주 편파적인 글을 보셨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오늘 밤 10:30 시간 있는 분들은 같이 즐겨요.


제 픽은 이승윤씨지만 사실 순위는 큰 의미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절대적인 조회수 우위로 어쨌거나 콘서트에는 참여할 것 같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싱어게인, 코로나 블루를 날려버리는, 오랜만에 도파민 송송 샘솟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JTBC, 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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