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잡담...(밤샘)

2021.02.09 14:13

여은성 조회 수:301


 1.아침에 돌아오니 기분이 참 꿀꿀하네요. 자고 싶은데 잠은 안오고...뭐 그래요. 오후 내내 그냥 누워서 잠이 오길 기다릴 순 없으니 나가서 뭐라도 해야겠어요.


 

 2.요즘 계속 게임접속을 못 하고 있어요. 하고 있는 게임의 일일퀘스트를 하루 놓치면 아까운데 이틀 사흘...일주일 놓쳐버리면 '그까짓 게임 일일퀘좀 놓치면 어때.'라는 마음으로 바뀌게 되죠. 그리고 그 게임을 안하게 돼요.


 원래 모바일게임이랑 pc게임을 합쳐서 세개 하고 있었는데 하나로 줄였다가, 최근엔 하나도 일일퀘보상을 못받고 있어요. 하다못해 10분이라도 하면 웬만한 건 챙길 수 있는데 도저히 신경쓸 수가 없네요.



 3.어제는 좀 낯선 사람을 보고 싶었어요.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아는 사람을 만나는 거거든요. 연속성이 계속해서 유지될 수밖에 없어서 매우 피곤해요. 내가 알고 나를 아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상대가 나에게 시간과 돈을 써주는 댓가로, 상대에게 에너지를 줘야 하니까요.


 그래서 술집을 가볼까 하고 강남으로 갔어요.



 4.휴.



 5.한데 술집도 마찬가지예요. 아무리 돈을 많이 써준 사이라거나, 내가 손님이라고 해도 상대가 나를 아니까요. 상대가 나를 안다는 사실...그 사실이 너무나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거예요. 그래서 거리두기 기간에 돌아다니며 봐둔 새로운 술집을 가보려고 청담동으로 갔어요.


 문제는...나는 요즘 술집이 여는지 어쩌는지 몰라요. 하지만 9시에 문을 닫는다는 건 확실하니까 6시쯤 열 것 같아서 6시에 맞춰 가봤어요. 아예 안 열 거면 몰라도, 장사를 한다면 7시가 아니라 6시에는 열 테니까요.


 가기 전에 atm에서 돈을 뽑았어요. 거기 가서 돈을 적게 쓸지 많이 쓸지 모르겠지만, 많이 쓰는 것의 3배 정도로 뽑았어요.



 6.그야 처음 가는 곳에서 그걸 다 쓰는 건 미친 거예요. 그 돈을 하루에 다 써버린다는 건 행복한 일이 아니라 불행한 일에 가깝겠죠. 애초에 그 돈을 쓰려고 뽑은 것도 아니고요. 이러면 누군가는 '쓰지도 않을 돈을 왜 뽑은 건데?'라고 묻겠죠.


 ...하지만 혹시 모르잖아요? 바꿔 말하면 처음 가는 곳이니까요. 막상 들어가보면, 보자마자 가진 현금을 다 써주고 싶어지는 그런 곳일 수도 있는 거예요. 우연히 그런 곳을 찾아내는 것 또한 행복이니까요. 이 돈을 다 써버리고 오늘을 마무리하는 미래를 맞이한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하루의 마무리일 것 같았어요. 


 물론 그런 가게를 발견할 확률은 경험상 1%나 0.5%도 안 돼요. 하지만 만에 하나, 미친듯이 돈을 쓰고 싶은 곳을 발견했는데 미친듯이 돈을 쓸 수가 없다면 아쉬울 테니까요. 그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차피 절대로 안 쓸 돈을 가져갔어요. 



 7.물론 그러려고 마음먹으면 카드로 미친듯이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카드를 건네는 건 흥이 나지 않는단 말이죠. 특히 돈을 많이 쓸고 싶을수록, 액수가 클 수록 더욱 그래요. 


 이게 그렇잖아요? 상대에게 돈을 건네는데 그걸 카드로 건네면 나와 상대 사이에 '국가'가 끼어드는 거란 말이예요. 나랑 상대...둘만의 일이 되는 게 아니라 국가가 끼어들어서 세 사람의 일이 되어버린단 말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작정하고 돈을 쓸때는 카드가 아니라 현금...반드시 현금이어야 하는 거죠. 큰돈을 줄 때는 상대와 나 사이의 일인 걸로 만들고 싶으니까요. 여러분도 그렇겠죠. 



 8.어쨌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괜찮은 곳을 발견해서 앉았어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 참 좋았어요. 나를 모르는 사람...나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사람 말이죠.


 이게 그렇거든요. 나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상대를 만나면 그 자리가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아요. 나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상대를 만나면 또다시 상대가 고마움을 유지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최소 금액이 있으니까요. 나에게 고마워하는 상대를 만난 자리에서 평소보다 덜 쓰면? 그러면 한순간에 나는 고마운 사람이 아니라 섭섭한 사람이 되어버리고 말아요. 


 어쨌든 어제는 나를 아는 사람도, 고마워하는 사람도 아닌 사람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어요. 물론 돈도 별로 안 썼고요. 이제 또 한동안은...나를 아는 사람들을 만나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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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나가서 아침도 먹고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걱정되는 건 언제 잠이 올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잠이 천천히 찾아오는 게 아니라 계속 쌩쌩하다가 어느 한순간 마취 주사를 놓은 것처럼 잠이 오거든요.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도저히 잠을 이길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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