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의 밤 - 조폭 로코의 가능성

2021.04.12 21:20

skelington 조회 수:1006

박훈정의 낙원의 밤은 아마도 기타노 다케시의 소나티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겠죠.

차라리 진지하게 그 영화를 베꼈으면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 영화에서 그나마 봐줄만한건 여차저차해서 제주도로 가게된 태구와 인생 다 살은 재연이 만나자마자 툭탁툭탁 로코 대사를 치고 받는 부분입니다. 누가 봐도 노골적인 로코 진행을 해서 이게 뭐야? 하고 집중을 하게 합니다. 배역 이름을 신인도 아닌 연기자 본명으로 한건 시트콤스럽게 느껴집니다. 엄태구가 좀 더 스타가 되어서 빨리 본격 로맨스 코미디 한 편 찍었음 좋겠습니다.

하여튼 엄태구와 전여빈의 밑도 끝도 없는 로코 대화는 별 대단한 이야기도 아니면서 한없이 늘어지는 지리한 조폭영화 진행속에서 그나마 숨통을 틔어 줍니다. 독전때 연기의 재탕인가 싶었던 마 이사역의 차승원도 힘 빼고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니 전여빈과 케미가 제법 좋습니다. 후반부의 칼부림과 결말의 총질따위 다 치우고 세 사람이 제주도에서 농담으로 티격태격하는 영화였음 좋겠다 싶었습니다. 


박훈정은 이번에도 중반부터 딱히 아이디어와 할 얘기가 없어서 그냥 싸우자! 하는 식입니다. 겨우 이거 보여주려고 제주도까지 왔나 싶습니다. 잔혹성의 분명한 한계에 대해서도 이제 좀 깨닳을 때도 되지 않았나 싶구요. 각 잡고 정줄 놓은 조폭 로코를 만들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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