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건 2016년작이구요. 상영 시간이 '크롤'과 비슷하게 짧네요. 86분. 2020년에 나온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 영화랑 헷갈리시면 안 됩니다. ㅋㅋ 딱히 스포일러는 없겠지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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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녀 vs 상어!!!)



 - 장소는 멕시코. (사실 촬영지는 오스트레일리아였다네요) 첫 장면은 한 동네 꼬맹이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축구공을 툭툭 차며 바닷가를 거닐다가 박살난 서핑 보드 조각, 그리고 해변으로 밀려온 헬멧 하나를 발견해요. 그걸 집어들고 보니 고프로 카메라가 붙어 있고. 호기심에 영상을 재생한 소년은 잠시 후 황급히 (아마도) 마을을 향해 달려갑니다.


 장면이 바뀌면 우리의 블레이크 라이블리님께서 자기를 임신했을 때 엄마가 혼자서 찾아갔었다는 해변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같이 온 친구는 간밤에 눈 맞은 남자랑 놀겠다고 호텔방에 처박혀 버렸고. 혼자 해변에 도착해서는 터울 큰 어린 동생, 그리고 본인의 의대 자퇴 여부 문제로 사이가 좀 어색한 아빠와 차례로 영상 통화를 한 후 서핑 보드를 타기 시작하죠.

 그리고 먼저 와 있던 남자 두 명과 5분이 넘도록 아무 맥락 없는 서핑 쇼를 펼친 후... 그 남자들은 시간 늦었다고 다 돌아갔지만 '온 김에 한 번만 더 타야지' 하고 바다로 나왔다가 상어의 공격을 받습니다. 보드는 박살이 났고 상어에 물려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지만 간신히 목숨은 부지한 채로 좁아터진 바위 위에 안착한 우리 주인공. 해변이 바로 200m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얕은 바다'에서 자신을 노리는 백상아리와 목숨을 건 눈치 싸움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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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를 보기 전 기대하는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모습)



 - 어쩌다보니 '크롤'과 이어서 보게 되어서 제가 '미녀 vs 야생' 영화 매니아처럼 되어 버렸는데... ㅋㅋ 전부터 보려고 했던 영화입니다. 왜냐면 감독이 제가 많이 좋게 본 리암 니슨 액션-스릴러 시리즈의 감독 자우메 콜렛 세라거든요. 게다가 이 영화도 평가가 대체로 좋은 편이고, 또 제가 '부탁 하나만 들어줘' 때문에 블레이크 라이블리에게도 약간 호감이 있는 편이고... 뭐 그랬죠.



 - 소재나 장르, 이야기의 기본 설정 같은 게 '크롤'과 많이 비슷해 보이는 영화이니 한 번 공통점이나 짚어 볼까요.


 일단 둘 다 여성 원탑 주인공 영화로 어쩌다 나와바리 최강 포식자를 영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주쳐 개고생을 하며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는 이야기죠.

 둘 다 액션 외의 드라마를 주인공의 가정사와 연결 지어 만들어내고 있구요. 엄마의 부재... 도 의외의 공통점이군요.

 그리고 둘 다 가급적이면 현실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애를 씁니다. 최강 동물왕님의 능력치를 그렇게 과도하게 뻥튀기하지 않으면서 동물 다큐스러운 디테일을 최대한 열심히 넣어 주는 거죠.

 같은 맥락에서 두 주인공 모두 각자에게 필요한 생존 스킬을 하나씩 갖고 있어서 지나치게 뛰어난 생존력에 개연성을 부여받고 있다... 는 것도 공통점이구요. '크롤'에선 그게 수영 실력이었고 이 영화의 경우엔 의학 지식입니다. 주인공이 의대생이거든요.

 그리고 둘 다 긴장감 조성을 위해 외부인들을 꾸준히 끌어들여요. 또한 주인공과 관객들이 정을 줄 존재로 동물을 하나씩 등장시키죠. 


 대충 이렇게 정리하면 엄청 비슷한 영화일 것 같은 느낌입니다만... 그게 또 그렇지는 않습니다. 직접 보면 의외로 비슷하단 생각이 별로 안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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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 영화 속에서 내내 보게 될 블레이크 라이블리의 모습)



 - '크롤'에 뭔가 좀 크리쳐물스럽고 액션 스릴러스러운 느낌이 있다면 이 영화는 그냥 호러에 가깝습니다. 그만큼 이 영화의 백상아리는 압도적인 존재거든요. 감히 싸워보려는 생각조차 하기 어렵죠. 사실 그건 악어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지만 그 영화 사람들은 악어들을 막 쥐어패니까. 뭐 관객들을 위하야 마지막엔 대충 싸움 비슷한 걸 잠시 하긴 합니다만, 딱 그 마지막 한 번 뿐이구요.


 뭣보다 주인공의 처지가 다릅니다. '크롤'의 주인공은 내내 그래도 뭐라도 해 볼만한 게 있었죠. 전화를 걸어 보고 무전도 쳐 보고 장소를 옮겨서 도망쳐보고 어쩌다 득템한 아이템으로 공격도 해 보고... 결정적으로 '파트너'와 뭔가 주고 받으며 협력 플레이도 하고. 이렇게 꾸준히 능동적으로 뭘 하는 게 있었는데 이 영화의 주인공은 뭐 해 볼만한 게 거의 없어요. 혈혈단신에 맨몸으로 바닷 속 바위 위에 혼자 툭 떨어져 있는데 대형 상어를 상대로 하면 뭘 하겠습니까. ㅋㅋ 결론적으로 '크롤'이 악어떼와 맞서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언더 워터'는 상어로부터 살아남는 이야기... 이런 느낌이 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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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예 혼자 있으면 관객들 심심할까봐 넣어 준 동물 한 마리. 근데 의외로 알차고 쏠쏠하게 잘 써먹습니다.)

 


 - 사실 보면서 그렇게 막 잘 만든 영화란 생각은 안 들었습니다.


 일단 그 90분도 안 되는 런닝타임을 채우느라 고생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짧은 런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군더더기가 보인다는 얘기죠. 대표적으로 서두에서 언급했던 '씐나는 서핑 타임!' 장면 같은 건... 분위기상 넣어주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닌데 슬쩍 과하게 길어서 보는 중간에 웃음이 나오거든요. 수미상관으로 구성해 놓은 첫장면도 굳이 필요했나 싶구요. 주인공을 차로 태워다 주는 캐릭터와 그와 나누는 대화도 그렇고. 뭐 '아 진짜 쓸 데 없는 장면이네' 이런 건 아니지만 은근히 분량 늘리기 느낌이 스멀스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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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 좋은 풍경인 건 알겠는데 쓸 데 없이 길어서 웃음이 나오던. ㅋㅋㅋ)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주인공에게 운신의 여지가 너무 없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상어에게도 다재다능한(...) 재주를 뽐낼 기회 같은 건 없죠. 그러다보니 액션이 좀 심심해집니다. 마지막 20분 정도가 남기 전까지 주인공이 하는 일이란 그저 '상어가 멀리 있을 때 잽싸게 단거리 이동'을 반복하다가 중간중간 늘어나는 상처를 치료하는 것 뿐입니다. 상어 역시 나타남, 덮썩! 만 반복하구요. 그래도 기본적으로 능력이 되는 감독이라 이 모든 걸 꽤 그럴싸하게 처리하긴 하지만... 그래도 좀 영화가 적적한(?) 느낌이더라구요. 


 뭐 이런 느낌 받을 사람들을 위해 뭔가 좀 늘어진다... 싶을 때마다 상어 먹잇감을 하나씩 던져 주는 식으로 재미를 주긴 하는데, 어차피 원톱 주인공 영화에서 갸들의 위기란 게 관객들에게 피부로 와 닿을 리가 없잖아요. ㅋㅋㅋ 그냥 상어 영화인데 상어가 뭘 먹지 않으면 심심하니 의무 방어전 삼아 지나가는 장면들일 뿐, 중심 사건 전개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아서 몰입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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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들이 보고 싶어하던 상어다!!!!)



 - 그래도 다행인 점이라면... 감독이 그렇게 허술한 사람은 아니라는 거겠죠.


 일단 도입부에 슬쩍 비치는 가족과의 갈등, 본인의 내적 갈등 같은 걸 '상어로부터 살아남기'라는 메인 스토리와 적절히 연결지어서 잘 표현해줍니다. 대단한 깊이 같은 건 없어도 그냥저냥 적절한 드라마로 주인공의 처지에 이입을 시켜 주고요. 그걸 또 마지막까지 주인공의 내적 동기로 잘 써먹죠.


 중간중간 등장하는 상어의 활약씬도 나름 볼만하게 잘 연출이 되어 있어요. 마지막의 액션도 뭐 현실성은 당연히 떨어지지만 그렇게 실소가 나올 정도로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나름 적절하게 잘 처리했구요. 종합적으로 볼 때 허술하고 모자란 느낌이 드는 영화는 아닙니다.


 그리고 코앞에 육지를 두고 좁아 터진 바위 꼭대기에 얹혀서 무시무시한 상어 때문에 고통 받는 주인공의 답답함은 꽤 잘 전달이 됩니다. 그게 말 그대로 '답답함'과 막막함의 감정이고 딱히 무슨 '사이다 액션' 같은 게 불가능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씐나고 통쾌한 재미 같은 건 찾기 어렵습니다만. 기대치만 적절히 설정하고 본다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을만한 완성도는 갖춘 영화라는 느낌이었네요.



 - 종합하자면...

 직전에 봤던 '크롤'과 비교하자면 그 쪽이 확실히 더 재밌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결이 많이 다른 영화라서 그게 큰 의미는 없구요.

 큰 기대 없이 막막 답답 고통스러운 주인공의 처지에 이입할 수 있다면, 그리고 '괜찮은 상어 영화'를 원하신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뭐 쉴 틈 없이 재밌기를 바라진 마시고. 그냥 초저예산으로 그 돈 한계 안에서 최대한 영리하게 짜낸 준수한 장르물... 정도로 기대하시는 게 좋습니다.

 저도 되게 재밌는 정도 까진 아니었고, 그냥 적당히 잘 봤어요. 워낙에 이 '상어 영화'라는 게 괜찮은 작품이 별로 없잖아요. ㅋㅋ 


 


 + 전 그 유명한 '가십걸'을 하나도 안 봐서 말입니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를 처음으로 접한 게 '부탁 하나만 들어줘' 였고 두 번째가 이겁니다. 그래서 악명 높았다던 이 분 연기력에 전혀 불만이 없네요. 이 영화에서도 괜찮게 합니다.



 ++ '크롤'만큼은 아니지만 이 영화 역시 주인공에게 상당히 관대하죠. 아무리 의학 지식으로 나름 응급 조치를 잘 했다지만 방금 상어에게 물려 너덜너덜해지고 괴사 오고 있는 다리로 참 수영도 잘 하고. 특히 마지막에서 상어에게 한 방 먹이는 장면은 리얼리티는 아예 무시한 액션 영화스러운 느낌이... ㅋㅋ



 +++ 전에도 말한 적 있지만 이 영화를 만든 자우멧 콜렛 세라의 차기작은 DC 히어로물 '블랙아담'입니다. '샤잠!'의 라이벌 캐릭터 이야기라는데 전 아직 '샤잠!'도 안 봤네요. 어쨌든 전 이 양반이 만들었던 리암 니슨 미스테리 스릴러 시리즈들을 꽤 좋아하기 때문에 이 감독의 앞날이 잘 풀렸음 하는 맘이 좀 있어요.



 ++++ 글에다 올릴 짤을 검색하다가 이런 걸 발견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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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 참 일본답다... 라는 생각이 드는 포스터네요. ㅋㅋ 거기선 '로스트 베케이션'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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