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엘라 이야기가 많이 없군요.

2021.06.25 17:57

woxn3 조회 수:680

영화 괜찮은데 이야기가 많이 없네요. 이것도 나만 재미있게 봤나보다 카테고리에 들어갈지도 모르겠어요. 


디즈니판 할리퀸이라고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할리퀸보다 캐릭터가 훨씬 설득력 있었습니다. 캐릭터 자체의 매력은 물론, 성장과 출생의 맥락을 따라 이야기가 흐르면서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공간이 있네요. 


먼지나는 이론이지만 정신분석적 틀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는 나름 재미있는 텍스트일 것 같네요. 교과서적일 정도의 장치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뜯는 맛이 있습니다. 여성들이 캐리하는 영화지만 노골적인 오이디푸스 갈등이 이야기의 큰 축이고 이를 통해서 주인공이 안정적인 자아를 획득하는 이야기에요. 획득된 자아로 마무리 되는 결말과 그 캐릭터는 어찌보면 클리셰지만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통해 진부하게 다가오지 읺았습니다. 여성들만으로 오이디푸스 관계를 설정한 점은 단순히 시류에 올라선 것이기도 하지만 이론을 재밌게 확장해 낸 것 같기도 하구요. 한쪽 성으로 이루어진 가정은 정신분석 이론에 재미있는 균열 또는 확대를 가져오는 것 같네요. 서양에서는 이미 이런 쪽의 논의가 많이 되었을 수 있겠어요. 


여성주의 바람을 타고 있지만 남성성과의 반대 관계를 의식하기보다는 그 자체의 서사를 가지고 있다는 면에서 세련된 완결성을 갖춘 영화였습니다. 이야기가 캐릭터를 받쳐주지 못했던 할리퀸 영화보다는 저는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구요. 좀 순한맛이긴 하지만 원작이 있는데 더 독하면 이상했겠죠. 


영화를 보고 나니 왠지 마블에 할리퀸 포지션으로 편입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할리퀸이랑 콜라보 하는 것도 재밌겠네요. 크루엘라를 시작으로 영화판 디즈니 클래식 유니버스 같은 걸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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