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비서관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네요. 


일부 커뮤니티의 볼멘소리로 시작한 박성민 비서관의 임명에 대한 반발이 점차 보수언론, 보수 인플루언서 및 보수야당에 이르기까지 커지는 모양새입니다. 청와대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 대한 맞불로써 내놓은 파격적인 인사 카드가 어느 정도 먹혀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청와대에서 30대 보수 야당 대표에 대한 긍정적 여론을 의식해 또 다른 20대 '청년' 1급 비서관 카드를 내놓을 때 두드린 계산서가 있겠죠. 하버드 출신 보수 30대 남자 엘리트 대비 (그에 비해 비교적 소박한) 진보 20대 여자는 '진보' '청년' '여성' 같은 대표적인 키워드에 훨씬 더 잘 부합되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하지만 박성민 비서관에 대한 논란의 중심에는, 아니 박성민 비서관 '임명'에 대한 논란은 결국 공정성의 가치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별정직 공무원인 점을 감안해도 일반 청년 세대들 눈에 박성민 비서관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정치판에 발을 들인 뒤 청와대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전격적으로 1급 공무원으로 발탁된 기회주의자의 전형'처럼 보이니까요. 


개인적으로 박 비서관이 더불어민주당 내 청년대변인, 최고위원 등을 거친 능력 있는 청년 정치인인 점은 부인하지 않습니다. 또한 그녀가 일반적인 2030 청년 세대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굳이 적극적으로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애초 '청년' 비서관이란 자리가 만들어진 배경을 살펴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박 비서관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박성민 비서관 임명에 대한 반발과 그에 따른 분노의 과녁은 청와대가 고작 정치적 노림수로써 '여성' '청년' 비서관 인사카드를 활용한게 아니냐, 결국 청와대 또한 2030청년 세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정치적 프로파간다로 활용하는데 그친 것이 아니냐가 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성민 비서관 임명을 두고 '상대적 박탈감'을 운운하며 절차적 공정성 따위를 따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청와대의 이 같은 면피용 인사를 비판하는 것이죠. 


하지만 청와대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남자 비서관이었다면 이렇지 않았을 것' 따위의 성별 갈라치기를 하며 단순 남성 vs 여성의 구도로 바꿔버립니다. 또 다시 청년세대는 사라지고 남성과 여성만이 남은 셈입니다. 만약 청와대가 적극적인 2030 청년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면, 애초 청년 비서관이란 보여주기식 직책을 박성민 카드로 홍보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남녀 갈라치기로 대응하지도 않았겠죠. 결국은 스스로 청년 키워드 장사치임을 인정한 것과 다른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이와 반대되는 진영은 어떤가요?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트래픽 장사가 절실한 보수 언론, 인플루언서들은 이 같은 청와대의 그릇된 인사를 비판하기보다 박성민 비서관 개개인의 흠결을 물고 늘어집니다. '과연 20대 초반 여성이 1급 공무원이 되는게 공정한 일인지' 같은 남성 대 여성의 구도로 나눠서 말이죠. 결국 청와대가 청년장사를 한다면, 그에 반대되는 진영은 반페미니즘 정서에 기댄 혐오 장사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결국 장사치의 근본은 누가 더 많이 팔고, 더 많은 마진을 남기며 파느냐겠죠. 그렇게 따지자면 정치, 행정 따위의 모든 국가 권력을 과점한 이들의 장삿속이 더 무책임하고 야비해보이는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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