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모 게임의 19세 이용가 관련 논란의 중심에 선 여성가족부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여성가족부를 비난하는 쪽도, 그에 맞서 옹호하는 쪽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감정 다툼을 벌이고 있더군요. 제 입맛에 따라 누구의 편을 들지 선택하는 편리를 누리기 앞서 과연 여성가족부가 대체 무슨 원죄를 지었길래 욕을 먹는지 찾아봤습니다.

우선 일부 국내 게임업계에서 여성가족부의 ‘원죄’는 셧다운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셧다운제 법안 발의가 보수 정당의 기획이다, 여성가족부는 의회입법에 따라 행정업무를 처리했을 뿐이다 따위의 주장들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성가족부가 국내 게임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 공공의 적이 된 원인은 납득 갑니다. 지난 몇년간 게이머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왔던 PC논란의 한복판에 자리잡은 페미니즘과 또 그를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여성가족부의 존재 때문이라 짐작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짐작과 달리 실제 여성가족부의 주요 업무 및 예산 자료를 살펴보니 썩 맞아떨어지는 것 같지 않더군요. ‘21년 기준 여성가족부 전체 예산 1조 2천억원 중 직접적인 여성정책 기획 및 집행 관련 업무에 배정된 예산은 1천억원 남짓. 전체 10%도 채 되지 않습니다. 어떤 조직이든 돈을 만지는 부서가 제일 힘이 센 법이죠. 세간의 편견과 달리 여성가족부의 전체 업무 및 예산의 절반 이상은 ‘가족’ 관련 파트에 할당되어 있습니다.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여성’가족’부의 네이밍부터 실제 여성정책 기획 및 집행에 역부족인 여성가족부에 반발하는 이유가 납득되더군요. 한편 여성가족부를 관변 페미니즘 단체쯤으로 여기는 이들이 들으면 허탈할 노릇이죠.

실제로 세간의 인식과 달리 여성가족부가 ‘여성<가족’부가 된 이유는 애초 여성부가 정치적 뒷거래의 결과로써 탄생한 조직으로 알고있습니다. 때문에 실질적인 여성정책만을 수행하기 위한 조직치고는 덩치가 컸고, 그에 따른 행정부내 업무 분배시 가족 및 청소년 파트가 추가되었다구요.

결국 지금의 여성가족부는 거창한 네이밍과 다르게 이도저도 아닌 부처가 되버린 셈이고, 실제 여성가족부의 여성 관련 업무에 배정된 예산을 놓고보면 부처의 ‘여성’ 이름이 민망할 정도입니다. 하는 일은 예전 보건복지부의 가족 청소년 파트가 거의 대부분인데, 애꿎은 욕은 욕대로 다 먹고있으니까요.

차라리 이럴바에 여성가족부의 발전적 해체 - 다시 말해 달라진 시대에 발맞춰 여성정책은 성평등정책으로 신설 성평등처 같은 부처로 재편하고, 기존 가족 청소년 관련 업무는 가족부로 확대하는 식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앞으로 기존 여성정책뿐만 아니라 남성 및 성소수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부처의 필요성이 점차 커질테고, 또 이 같은 저출산 트렌드가 유지될 경우 여성정책과 별개로 가족정책의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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