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으로 대동단결

2021.07.11 18:47

메피스토 조회 수:884

* 일베는 나쁘다. 우리나라 우파들은 일베와 다를 것이 없다....혹은 이것의 역도 성립한다지요.



* 인터넷에서 현정부 지지자층들에서조차 여혐행태를 보이는건 좀 흥미롭지 않습니까.

아. 늦게 얘기하자면, 메피스토는 좌우를 막론하고 이런 것들을 관통하는 코드가 있다고 믿어요. 

기존 남성우월주의-남성위주로 돌아가는 군대-사회전반의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조직문화-그 모든걸 이끄는 유능하고 권위적인 리더에 대한 열망...뭐 이런것들 말입니다.


결국 이건 하나의 인증이지요. 그들이 그토록 혐오하는 일베, 그 일베를 혐오하는 이유는 가치관도, 지향점의 차이도 아닌, 그저 추종하는 대상이 다를 뿐이라는 것에서 출발한다는거. 

일베와 같은 내용의 얘기들을 그저 다른 단어로 얘기하거나, 심지어 같은 언어로 얘기하면서도 "나는 일베가 아니다" "나는 중립이다"라고 얘기하는건 확실히 웃기지요.


사례하나를 들어볼까요? 인터넷에서 흔하게 접하는 여혐 유발 얘기들 말입니다. 

여자들이 생리휴가를 몰아서 써서 대표가 빡쳐서 휴가를 죄다 반려했다..뭐 이런얘기. SNS나 커뮤니티에 짤방으로 돌아다니잖아요?

이런 얘기를 다루는 짤방이 올라오면 리플이 우루루루 달려요. 이래서 여자가 승진을 못한다, 이래서 여자랑 일을 못하는거다, 페미니즘이 문제다 등등.


현실적으로 보죠. 2021년 한국 사회에서 생리휴가, 출산휴가는 커녕 남녀 모두 월차쓰는 것도 눈치보는게 현실이고, 

사회생활 다년차들로 구성되었을 여직원들이 우루루 같은날 생리휴가를 쓰는데 자기들끼리 한마디 상의가 없이 날짜를 같이 맞춘 것도 이상하고 

그 모든 신청을 받았을 중간관리자가 그걸 컷하거나 중재하지 않은채 사장에게 결제를 해달라고 한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인터넷 얘기들이 다 그렇지만 이런건 사실 주작에 가까운 일이지요. 사실확인조차도 안되는 일 말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여자는 욕하고 까야죠.


또하나. 이건 근래에 분명히 봤는데 짤방을 찾아봐도 없더라고요. 검색어를 잘못입력했나.

네이트판에 어떤 게시물에 '여성으로 추정되는 리플'들이 하나같이 여혐을 유발할만큼 무개념적인, 남혐적인 발언을 쏟아냈는데,

정작 그 '여성으로 추정되는 리플' 단 사람들 성별을 까보니 죄다 남자들이었다는. 뭐 그냥 분란 조장이었단 얘기죠.


물론 이 사례도 결국은 인터넷에 떠도는 사례니까 그 자체로 남혐을 유발하기 위한 하나의 주작일 수도 있지만, 

엠마 왓슨까지 끌어들여가며 이퀄리즘 운운하던 나무위키 날조사례를 보자면 현실성 없는 얘기도 아니에요. 이 게시판에도 거기 낚여 파닥대던 분들이 계셨고ㅋㅋ


인터넷에선 이래서 여자가 안되고 저래서 여자가 안되며 페미니즘은 여성우월주의고 우리나란 남성을 역차별하는 나라라서 문제 투성이라고 합니다만,

현실은 차안에서 결혼을 앞둔 여성 부사관을 뻔뻔스럽게 성추행하고 그 모든걸 개인은 물론 조직차원에서 은폐하려는 남성들의 모습이 현실이지요. 

남성집단들이 항상 목놓아 외치는 "여자도 군대 가야한다"라는 메시지에 딱맞는, 심지어 힘없는 사병이 아닌 부사관 신분의 여성이 당한 사례에는 그저 원색적인 분노를 할 뿐이고.


군대라는 곳이 특수조직이어서 가능한 일일까요? 

미투운동에 꽃뱀 운운하고 정치공작 운운하던게 엊그제 일입니다. 어디서든 가능해요. 



* 남혐이다 아니냐, 손가락이 무슨 의미냐 따위로 판단을 내리고 단죄하려고하지만, 글쎄요. 


인터넷에서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문화는 언제 어디든 있어요. 문제는 그 혐오가 어떤 혐오였냐일 뿐이죠. 

친일파에 대한 혐오, 재벌들에 대한 혐오. 정치인에 대한 혐오, 기성세대에 대한 혐오 등등. 


이번 정권의 키워드 중 하나인 '적폐'란 단어는 어떻습니까? 점잖게 적폐청산이니 뭐니 하지만 결국 부조리에 대한 혐오에서 출발하지요.

그 부조리들을 구성하는 것에는 하나의 추상적인 가치관에서부터 구체적인 집단, 심지어 개인들도 있습니다. 

그런 적폐청산에 대한 우파정치인들의 반발 역시도 재벌 함부로 미워하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끈한 월급을 줘봤냐 귀족노조+좌파들아 같은 얘기들이지요.


한줌도 안되고 사회 약자 영역에 있는 여성 집단, 그 여성집단에서도 지극히 일부에 불과한 인터넷에서 등장하는 남혐은 역차별의 증거이자 페미니즘이 이 사회를 지배하려는 부산물이라고 주장하죠.

그 남혐이 실존하는지 여부는 차지하더라고, 설령 실존한다해도 구석탱이 어딘가에서 사회적 영향력도 미미한 마이너한 현상인데, 어떤 사람들에겐 그게 방탄의 빌보드 1위같은 일인가봅니다. 



* 이런 짐짝 같은 일 or 짐짝 들을 사회구성원으로 가지고 있음에도 노동인권을 비롯한 여러 인권들이 점진적으로 개선되어가고 있다는걸 희망으로 봐야할까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26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81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773
116630 에반 레이첼 우드, 제이미 벨과 결혼 [9] 2012.11.01 4481
116629 이마트에 맛있는 빵이 있더군요 [7] 메피스토 2014.02.26 4481
116628 [강아지] 낳았어요!!!! [37] 닥호 2012.09.10 4481
116627 왜 탈까요? [27] 안녕하세요 2012.08.29 4481
116626 [잡담] 진짜로 짝사랑 끝났어요...^^;; 네, 이제서야 혼자서 정신 차렸습니다. [8] 라곱순 2012.07.12 4481
116625 크리스탈, 언니의 굴욕 갚으러 왔습니다. [14] 자본주의의돼지 2012.06.19 4481
116624 이효리의 신보를 기다리는 날이 오다니! [11] 닥터슬럼프 2012.05.04 4481
116623 김성주 헛소리 또 했네요 [10] 가끔영화 2012.11.19 4481
116622 매력 있는데 연애에는 서툰 남자분들을 보면... [9] 츠키아카리 2011.12.11 4481
116621 곽노현 교육감, 더러워서 화가 나는게 아니라.. 멍청해서 화가 납니다. [12] 黑男 2011.08.28 4481
116620 <푸른소금>에서 신세경 이미지가 많이 바뀐듯.. [12] 무비조이 2011.08.02 4481
116619 [스포일러] 나는 가수다 잡담 [17] 로이배티 2011.05.08 4481
116618 임수정, 현빈 영화 제목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9] DJUNA 2011.01.12 4481
116617 밴드오브브라더스(이하 BOB) 그이후 사람들 - 소벨,스피어스,립튼,컴튼,윈터스,웹스터 [8] 무비스타 2010.12.21 4481
116616 치킨사업에서 손 뗀 박명수 [4] jim 2010.12.09 4481
116615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보시는 분 없나요? [9] 자본주의의돼지 2010.10.18 4481
116614 클럽을 가지못하게 하는 애인 [18] pingpong 2010.10.14 4481
116613 '객관적으로 구하라가 아무로나미에보다 외모만 놓고보면 우월하지 않은가요?' [16] chato 2010.10.06 4481
116612 나쁜여자 개념 [11] 2010.09.04 4481
116611 수유리, 해피쿡 - 서울 북부에서 맛볼 수 있는 인도커리집이 재개장. [13] 01410 2010.09.02 4481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