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 최신 업데이트 영화이니 이용자분들은 이미 썸네일이든 예고편이든 많이 접하셨을 거고. 런닝타임은 2시간 3분입니다. 스포일러는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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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정체 정도는 스포일러가 아니라고 제가 당당히 주장할 수 있는 이유.jpg)



 -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하이잭된(되었던?) 여객기가 비상 착륙을 시도합니다. 뭔 일이 있었는지 조종사는 없고 왠 한쪽 손목 날아간 아저씨만 혼자 조종석에 앉아 있구요. 일단 어린이 하나부터 꺼내오고 난 후 상태를 지켜보기로 결정하는데...


 장면이 바뀌면 방금 그 어린이와 엄마의 플래시백이 나옵니다. 엄마가 어디가 아파서 뉴욕으로 치료 받으러 가는 길이래요. 뭔 사정이 있었는지 아들과도 좀 오랜만에 만난 것 같구요. 암튼 비행기에 탑승하고 뉴욕으로 라랄라 날아가는데 참 재수 없게도 이 비행기는 테러리스트들에게 하이잭을 당하고. 똑똑하긴 한데 엄마 말을 잘 안듣는 아들놈 땜에 엄마는 총탄을 맞고 쓰러집니다.


 ...근데 뭐 다들 썸네일이나 예고편 보고 아셨을 거잖아요. 이 분은 사실 뱀파이어였어요. 이제 모두 다 큰일 났습니다. 테러리스트는 물론 승객들까지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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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은 멀쩡한 상태의 두 주인공.)


-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장르 여럿이 뒤섞여 있습니다. 일단 비행기 하이잭물이 베이스에다가 뱀파이어물이 올라타고, 후반부로 가면 살짝 좀비 영화 같은 분위기까지 섞여요. 참고한 듯한 영화들도 많이 생각이 나는데, 가장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부산행'입니다. 호러 크리쳐물에 부모 자식 이야기를 끼워 넣고 목적지까지 달리는 밀폐된 교통 수단을 배경으로 한다... 는 기본 아이디어도 유사하구요. 그걸 넘어서 이야기의 흐름이나 후반에 보여지는 승객들의 모습 묘사 같은 것까지 꽤 많이 닮았습니다. 음. 확실히 참고 했을 거에요. 아닐 리가 없습니다. ㅋㅋㅋ


 그러니까 아이디어 자체는 다 익숙한데, 그걸 조합하고 섞어서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모양새로 개성을 드러내는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하나 같이 다 뻔한 블럭들인데, 그게 전체적으로 조합이 된 걸 보면 '아, 그래도 이거랑 똑같은 이야기는 못 본 듯?'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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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리스트들은 나를 무서워하지만 사실 내가 니들이 무섭습니다.)



 - 그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아이디어는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이었어요. 이 양반이 뱀파이어는 뱀파이어인데 늘 그걸 억누르려고만 애를 써왔지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즐겨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되게 어설퍼요. 사실 보통 공포 영화의 간지나는 뱀파이어님들이라면 그깟 테러범들 따위 5분 안에 다 제압하고 상황 끝내지 않았겠습니까. 그러니 어쩔 수 없는 설정이기도 한데, 이 어설픔 덕에 주인공의 간절함과 자식과의 드라마가 꽤 잘 살아납니다. 총 맞고 칼 맞고 자외선 등에 데이고 정말 불사의 몸을 핑계로 오만 가혹한 상황을 다 당하면서 자식 하나 살리겠다고 몸부림치는 이 양반을 보고 있노라면 처절하단 느낌이 안 들 수가 없거든요. 


 그리고 이 어설픔 덕에 테러리스트들에게도 기회가 생기는 거죠. 처음 주인공이 정체를 드러냈을 때 혼비백산해서 우다다 도망가 셀프 감금해버리는 테러리스트들의 모습은 참 재밌었습니다. ㅋㅋ 게다가 그 후엔 자기들끼리 슬기(...)를 모아 주인공 공략 작전에 나서기까지 하거든요. 주인공과 악당의 입장이 반전된 느낌이라 그것도 재밌었구요. 


 또 그 어설픔으로 인해 주인공을 끊임 없이 딜레마에 빠뜨리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명색이 뱀파이어이니 피를 듬뿍 마셔야 팔팔하게 힘을 내서 테러리스트들을 싹 쓸어버릴 수 있는데, 그러다 피를 정말 충분히 마셔 버리면 이성이 날아가서 그냥 괴물이 되어 버린다는 (그리고 다시는 제정신을 되찾지 못할 수 있다는) 핸디캡이 달려 있거든요. 이걸 극중에서 중요한 대목마다 잘 써먹더군요.



 - 캐릭터 묘사도 이 정도면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뭐 진지하게 인물 연구할 시간은 없는 영화이니 다 얄팍하지만, 나름 다채롭게 준비해 놓고서 관계 묘사를 잘 하면서 이야기 전개에 써먹어요. 악당들도, 대사 있는 승객들도 다 나름 캐릭터가 있고 특징들이 있어서 갸들끼리 관계 맺는 걸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우들 역시 다들 그냥 뻔하다 싶을 정도로 '어울리는' 배우들을 잘 캐스팅했는데. 역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주인공이었구요. 특별한 미인은 아닌 평범한 엄마 느낌이 나면서 뱀파이어 분장이 잘 어울리더라구요. 약간 헐리웃식과는 다른 느낌인데, 뭐 이게 독일 영화잖아요. ㅋㅋ '노스페라투' 보유국으로서 그쪽 스타일로 잘 묘사한 것 같아요. 또 그 와중에 주인공을 그렇게 마냥 결백하게는 그리지 않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자식 살리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 는 분인데 여기에서 말한 '뭐든지'에는 본인의 희생은 물론 그 외의 거의 모든 사람들의 희생도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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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만 놓고 보면 그냥 부산행 리메이크라고 해도 다들 믿을 것 같죠)



 - 대신 단점들도 눈에 밟히는 게 몇 개는 있습니다.


 일단 너무 길어요. 네. 깁니다. ㅋㅋㅋ 2시간 3분인데... 한 일 이십분 정도는 쳐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히 중간에 지루해지는 구간 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그렇더라구요. 일단 주인공이 총 맞고 쓰러지는데만 30분이 걸려버리니까...;


 그리고 액션 연출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냥 우왕! 하고 달려들어서 우당탕탕 쿠당 퍽! 하고 나면 어떻게든 되어 있는... 뭐 그런 식. 이것도 주인공의 어설픔으로 살짝은 정당화가 되긴 하지만, 꼭 폼 나게는 안 찍어도 그 과정을 재밌게 만들 순 있었을 텐데요. 감독님이 스토리에 대한 아이디어는 많아도 액션에 대한 아이디어는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덧붙여서 또 사실 클라이맥스 부근의 이야기 전개는 그냥 좀 대충이에요. 테러리스트들 중에 미친 사이코 하나를 심어 놓고 그 분을 동력삼아 그냥 폭주 시켜 버리는데, 그러다보니 막판엔 상황이 그냥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 되어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그 때를 틈타서 '이게 말이 되나?' 싶은 상황들이 바쁘게 슥슥 지나갑니다. 의도한 거라면 나름 성공적이었긴 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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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시작부터 이렇게 결말을 보여주나 했더니만, 결국 착륙 후에도 런닝타임이 30분 가까이 남아서 사건이 좀 더 생깁니다. ㅋㅋㅋ)



 - 결론을 내자면.

 '비행기 하이잭킹 버전 뱀파이어 부산행'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만듦새가 엄청 매끄럽고 그런 건 아니지만 나름 고심해서 결합한 재밌는 아이디어들을 성실하게 갈고 닦아서 늘어 놓는 영화구요.

 왠지 90년대에 자주 나오던 교통 수단 감금 액션물(...)들을 좋아하던 분들이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독창성이나 전체적 완성도 면에선 '부산행'보다 못하단 느낌이지만 부모 자식 멜로 드라마 하나는 이 쪽이 확실히 더 낫기도 하구요.

 그냥 좀 더 짧았더라면 훨씬 재밌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장르물 팬으로서 꽤 즐거운 두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대단한 이야기나 완성도를 바라진 마시고, 장르물 팬이라면 한 번 보세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호러들 중에선 그래도 상위권에 넣어줘도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ㅋㅋ




 + 엄마 캐릭터도 좋고 아들 캐릭터도 괜찮았는데... 아들놈은 막판에 갑자기 너무 똑똑하고 유능해져버리는 게 살짝 깨더군요.



 ++ 근데 뉴욕에 가면 도대체 뭘 어떻게 치료 받을 생각이었던 걸까요? 일단 극중에서 언급되고 주인공이 들고 다니는 주사제는 백혈병 치료약이던데요.



 +++ 주인공의 몇 안 되는 조력자를 아랍계로 설정한 건 굉장히 노골적인 아이디어였죠. 거기에다 계속해서 911테러 언급까지 덧붙이니...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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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이 영화에서 정치적 공정함을 맡고 있는...)



 ++++ 부산행의 기차, 이 영화의 비행기. 이제 남은 건 배랑 우주선인가요. 우주선은 언젠가 튀어나올 Z급 영화들에게 맡기고 배는 언제쯤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그것도 괜찮지 않나요. 기본적으로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라는 것 자체가 밀폐 공간이고 하니.



 +++++ 짤 찾으려고 영화 제목 그대로 입력해서 구글 이미지 검색을 하니 검색어 그대로 핏빛의 뻘건 하늘 사진들이 와장창 나옵니다. 정작 영화 사진은 별로 없구요(...) 제목 뒤에 연도를 넣어주니 좀 괜찮아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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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 그대로 Blood 같은 Red 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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