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악당, 빌런을 빌런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타노스나 다스베이더처럼 높은 이상과 외형에서 뿜어져나오는 위엄?

조커처럼 밑도 끝도 없는 심연의 사악함?

혹은 그 두가지를 동시에 가진 존재일까요?


d56150cccb1958f2a9f90754ac87f16e-clancy-brown-highlanders


빅터 크루거 AKA The Kurgan


하이랜더 코너 맥클라우드의 네메시스이자 최강 최흉의 악당입니다.

BC 1015년 러시아 카스피해 연안에서 비토르라는 이름으로 태어난 그는 그 지역의 쿠르간족의 지배를 받습니다. 쿠르간족은 아이를 굶주린 개떼들에게 던져 용기를 시험하는 잔인한 부족이었습니다.


BC 970년 술에 취한 그의 아버지가 돌로 그의 머리를 내려치면서 그는 첫 죽음을 맞고 다시 깨어난 후 영생의 삶이 시작됩니다. 불타는 돌을 아버지에게 먹이며 복수한 그는 부족을 떠나 그의 첫 스승이자 유일한 친구 The Bedouin을 만나 불사신의 숙명에 대한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숙명대로 친우 베두인의 목을 베고 첫 quickening을 경험합니다.


Clancy-Brown

그리고 그 후는 영화에서처럼 1536년 코너 맥클라우드를 처음으로 죽이고 라미레즈의 목을 치고 맥클라우드의 아내를 겁탈합니다.


코너와의 악연은 1804년에도 이어져서 나폴레옹 해군 소속이 된 그는 넬슨 제독의 빅토리호에서 복무중이던 맥클라우드와 전투 중 일전을 벌입니다. 코너의 마사무네가 그의 가슴에 꽂히지만 배가 가라앉으면서 승부는 또 미뤄집니다.


Kurgan015


1985년 이제 남은 불사신은 여섯, The Gathering의 장소는 미국.

코너가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이만 파실의 목을 베는 동안 빅터 크루거는 오스타 바실리엑, 한국인 불사신 '김 영돌' 그리고 코너의 절친 순다 카스티저를 해치웁니다.


마침내 결전은 버려진 실버컵 스튜디오 건물에서...


1529411327-070ef37ecc10fce441255c702381d2baa313e453


The Kurgan, 그의 삶은 뒤틀린 모순으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3천년에 가까운, 인류 역사의 거의 모든 순간을 살아 왔음에도 그는 마지막까지 야만적인 존재입니다. 겨우 400여년을 살아온 코너가 불사신으로서의 삶을 두려워하고 저주하며 은둔하는데 반해 그는 불사의 존재로서의 삶 그 모든 것을 사랑했습니다. 그의 삶에 대한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전투와 공포 그 자체에 대한 끝없는 열망에 더 가까운 것입니다.


코너와 만난 성당에서 그는 성지의 규칙을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신을 모독하고 사제와 수녀를 희롱합니다. 그 자신이 불멸성을 가진 신적 존재이면서도 신을 저주하는 모습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resized-272427-platform-0628-82-26676-t800


수천년을 살아오면서 수많은 악행을 행했건만 그는 여전히 악행이 즐겁습니다.
경찰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노부부의 차를 빼앗으며 굳이 노파를 옆에 태워 희롱해야만 완성되는 그의 사악함은 악당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합니다.

Geriatrocities-HKurgan1


성당을 떠나며 그가 남긴 한 마디

"사라질 바에야 불타버리는게 낫지."


코너에게 목이 잘려 패배가 결정난 순간 그의 얼굴에 옅게 번진 미소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1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31
126406 게시판 이제 되네요. [10] poem II 2012.06.26 17358
126405 나이별 경기도지사 지지율 [1] 그림니르 2010.06.02 12803
126404 경기도민, 오늘 투표하고 왔어요.. [2] 화기치상 2010.06.02 10437
126403 방송3사 출구조사는 감격, YTN 출구조사는 불안 [2] Carb 2010.06.02 10115
126402 경남 도지사 초박빙 alan 2010.06.02 9322
126401 [불판]개표방송 [13] 20100602 2010.06.02 9169
126400 구로구, '오세훈' 기표된 투표용지 배부...-_- [7] look 2010.06.02 10814
126399 근데 왜 비회원도 글 쓰게 하셨죠? [2] 비회원 2010.06.02 9479
126398 결코 인간편이 아닌 스티브 잡스,.. [7] 자연의아이들 2010.06.02 10659
126397 파이어폭스로 잘 되네요 [4] anth 2010.06.02 7383
126396 유시민이 이기는 이유.jpg [7] 그림니르 2010.06.02 12566
126395 개표방송 보는데 떨려요. digool 2010.06.02 6482
126394 [서울]한명숙 1% [22] 스위트피 2010.06.02 9581
126393 절호의 찬스! [1] 얏호 2010.06.02 5985
126392 옛날 종교재판이 판치던 시대 과학자들의 심정을 [1] troispoint 2010.06.02 6696
126391 노회찬씨에게 해주고 싶은 말 [8] 그림니르 2010.06.02 8847
126390 현재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은 어떻게 되나요.. [1] 장외인간 2010.06.02 5818
126389 잘가라_전의경.jpg [5] 댓글돌이 2010.06.02 9029
126388 계란 요리 드실 때, 알끈도 드시나요?? [14] 한여름밤의 동화 2010.06.02 8707
126387 좀 의아스러운게.. [5] 장외인간 2010.06.02 705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