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회생활, K-사회화.

2021.08.04 16:14

적당히살자 조회 수:720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습니다. 흔하디 흔한 남초 중소기업. 군대문화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회사에서의 평가는...썩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업무능력 그럭저럭 준수에...사람들과도 그냥그냥 곧잘 지내고...그렇다고 에이스는 아니지만


구멍도 아닌...


근데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는 두리뭉술한 평가가 가끔 들려옵니다.


뭐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이 회사 오기까지 나이만 먹었지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닐 일이 없었기도 했고요.


애초에 그 사회생활이라는게


상명하복. 상사의 비위는 잘 맞춰주고, 후배는 적당히 잡고


술 자주 마셔주고...담배피며 친목질하면 더 사회생활이 우수한 거고?


어떤 모욕을 들어도 싱글벙글 웃는 비굴함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겠지요.


자기가 어떤 모욕을 듣고도 싱글벙글 웃는 모습으로 있었다는 영웅담(?)을


들려주며 제가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핀잔을 주곤 합니다.


근데 욕 한 번 들었다고 책상 뒤집고 나와버리는 것도 참 볼품 없는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선넘는 모욕을 듣고도 비굴하게 웃고 있다가 후배에게 풀어버리는 것도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전 그런 '사회생활'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어서...상사들의 핀잔은 계속 듣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은  신임조장이 술마시자고 해서 약속 기다리며 나와있습니다.


이런 것도 참 질색인데요.


술을 애초에 좋아하지도 않거니와 편한 사람과 마셔도 싫은 술을 직장상사와?


목에 들어가긴 하겠습니까? 친목도모가 목적이라 하지만


조장은 하고픈 말 다하는데 전 그걸 굽신굽신 듣기만 하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친해질 수가 있을까요? 제 의견을 개진하는 순간 건방지단 낙인이


찍힐 건데? 저도 뭐 감정이 곱지만은 않아서


스스로 검열하며 비위맞춰줄 생각하니 스트레스 받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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