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글 아닙니다. 본 게 아까워서 글이라도 남기려고요. 웹툰 버전을 먼저 봤는데 잘만들었습니다. 연재분을 다 보고 나니 뒤가 궁금하더라고요.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소설은 현재 962화까지 나와있고 연재중이에요.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어서 며칠 밤을 세웠네요. 앞으로 연재분도 한참 남았지 싶은데 하루 한편은 감질의 고통을 또 느끼겠죠. 그러니 읽지 마시기 바랍니다.


흔한 회귀물이고 연재가 오래되다보니 패턴이 너무 분명하기도 해서 좀 물릴 때도 있긴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읽게 되네요. 중간중간은 대강 건너뛰기도 하고 그러긴 했습니다. 


진중한 스타일은 아니에요. 개그 위주의 진행이고 웹소설답게 만화를 글로 옮겨적은 것 처럼 상당히 비주얼적인 묘사를 가지고 있어요. 근데 그래서 술술 읽히고 어느 샌가 몰입하게 되네요. 


무협월드의 설정이 꽤나 촘촘히 사용되어 있고 가벼운 톤임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이 분야의 내공이 깊은 듯 상당히 디테일한 묘사를 가지고 있어요. 소림사, 정파, 사파, 이런 게 등장하는 설정이 김용 무협지에서 뻗어나와 이제는 거의 무관한 한국식 무협의 틀이라고는 하던데 배경 설정에 꽤나 공을 들이고 있어서 톨킨에서 나온 서양 판타지 같은 무협의 고정적인 설정이란 이런것들이구나 하는 공부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또 초반에는 먼치킨 주인공이 똘마니와 함께 세상을 휘젓는 모험 사이다물이었다가 최근의 연재분에서는 초반에 뿌려 둔 떡밥들을 사용해서 삼국지류의 군웅물로 분위기가 변하는데 여러 장치들을 맞물리게 돌리는 작가의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단순 장르문로뿐만이 아니라 상당히 완성도가 견고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 경력이 꽤 되신 분이더군요. 꽤나 젊은 감각이어서 생각 못했는데 의외였어요. 쌓여 있는 전작 리스트를 보고 꽉 짜여진 골격과 생생한 디테일에 납득을 하게 되네요. 


계속 보다보니 진도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오히려 좀 지루해졌어요. 근데 그게 핵심인 개그파트랑 액션묘사라는 아이러니가... 보다보면 뒷 일이 너무 궁금해서 액션이나 개그를 건너 뛰게 되긴 하더라구요.


아무튼 덕분에 한동안 무협의 세계에서 허우적댔네요. 그만 보고 싶은데 그만둘 수 없는 지옥이었죠. 전 이제 해방이에요. 이제 할 일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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