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작이라고 하지만 아시다시피 개봉은 올해 했습니다. 런닝타임은 108분. 스포일러는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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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오리지널 포스터 퀄리티에 도전 중)



 - 때는 현재이지만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생각해보면 현재여서는 안 될 현재. 우리 김서형쌤께서 광주의 '새빛여고'란 사립 학교에 신임 교감으로 부임하십니다.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지만 거기 다니셨던 분이에요. 근데 중간에 전학 가셨다니 '모교'는 또 아닌데 뭐 대충 넘어가구요. 굳이 거길 찾아가는 개인적인 이유가 있지만 일단 초반엔 안알랴줌입니다.

 음...

 뭐 이런 식으로는 정리가 안 되네요. 간단히 요약하자면 김서형쌤의 본인도 기억 못하는 과거의 일, 특히 배경이 되는 학교 재학 당시 절친이었던 친구와의 일에 대한 비밀이 하나의 축을 이루고요. 현재 진행형으로 흘러가는 재학생들의 비밀 하나가 또 다른 축을 이루며 흘러가는 이야기입니다. 대충 어떤 일들인지를 초반엔 열심히 숨기기 때문에 스포일러라 언급은 못 하겠고. 결국 두 비밀 모두 뭔가 참 시사적으로 정의로운 뭔가를 이야기하기 위한 떡밥이라는 정도만 말해두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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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온 사진을 못 구한 단독 주인공 김서형 교감 선생님. 죄송합니다!)



 - 평가가 되게 안 좋았죠. 폭망작이라는 평이 많았지만 그래도 그냥 옛정을 생각해서 봤는데... 생각해보면 저는 딱히 이 시리즈의 팬이라고 주장하기도 애매한 인간이었습니다? 3편과 5편을 안 봤거든요. 1편은 워낙 화제였으니 그냥 봤고, 2편도 별 생각 없이 재밌게 잘 봤는데 3편은 예고편부터 너무 재미가 없어 보여서 그냥 건너 뛰었어요. 그런데 또 혹평 속에 멸망했던 4편은 아주 재밌게 봤고. 5편은 또 볼 생각이 안 들어서 스킵. 근데 그런 주제에 이후로 시리즈 명맥이 끊겨 버리니 아쉬워하다가 오랜만에 나온 6편은 넷플릭스로나마 봤고. 뭐 이렇네요. 나중에 시간 날 때 3편과 5편도 한 번 볼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3편은 넷플릭스에 있고 5편은 아주 먼 옛날에 유료로 다운 받아 놓은 (왜?;;;) 게 하드 디스크 어딘가에 처박혀 있을 거거든요.

 암튼 뻘소리는 그만두고 영화 얘기를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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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 더러운 게 공포스러운 화장실)



 - 전통을 이어가면서 혁신도 해 보겠다는 야심을 가진 이야기입니다.


 일단 여러모로 예전 여고괴담들 느낌을 살리기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어요. 배경으로 삼은 학교 건물의 거대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는 1편이나 2편을 보는 것 같고. 또 그 시절 여고괴담들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들, 캐릭터들도 많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주연 배우 김서형씨가 이미 여고괴담 영화에 나온 적이 있기도 하죠. 4편에 나왔었는데 그게 벌써 16년 전이군요(...) 다만 그 때도 역할은 교사였다는 거. 평교사에서 교감으로 등업은 했지만요. 여고괴담 시리즈에 두 번 출연한 배우가 또 있을랑가 모르겠어요.


 전통적인 여고괴담들에선 보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눈에 띕니다. 일단 눈에 띄는 게 주인공이 학생이 아니라는 거죠. 물론 1편도 이미연의 교사 캐릭터가 주인공 역할이긴 했는데, 그래도 거기엔 김규리도 있고 최강희도 있었고. 박진희나 윤지혜의 캐릭터도 존재감은 확실했잖아요. 근데 이 영화는 그냥 '김서형 원탑'이에요. 그나마 비중 큰 학생 하나가 있긴 한데 갸도 끝까지 보고 나면 역시 그냥 조연 캐릭터였구나 싶고. 게다가 우리 김서형쌤은 그냥 교사도 아니고 교감이라구요. 교감이 주인공인 여고괴담이라니... 무슨 농담 같네요. ㅋㅋㅋㅋㅋ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에 밝혀지는 진상이 매우 안 여고괴담스러워요. 당연히 설명은 못 하는 부분입니다만. 이런 식으로 마무리를 짓는 여고괴담은 없었습니다.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냥 없었죠. 2편의 결말이 해석하기에 따라 살짝 비슷할 수도 있긴 한데, 암튼 없었던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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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고괴담이면 한 번은 나와줘야할 것 같은 구도의 장면. 팬서비스랄까요.)



 - 근데 이런 걸 다 떠나서 아주 기본적인 문제가 있어요. 영화를 못 만들었습니다. 네, 이렇게 독하게 말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정말로 영화를 꽤 못 만들었어요. 그래서 다른 얘긴 별로 할 생각도 안 드네요.


 그 '못 만들었다'는 부분이 또 되게 기본적인 부분들이에요. 예를 들어 편집이 좀 이상합니다. 이 장면에서 저 장면으로 건너 뛰는데 뭔가 정보가 빠져 있거나, 타이밍이 어색하거나 그런 상황들이 많아요. 그래서 초반에 (사실 별 내용도 없는데도) 자꾸 ?? <- 요렇게 되어서 이야기에 집중이 안 되더라구요. 


 그리고 스토리도 이상합니다. 처음 줄거리 소개 부분에 농담처럼 적어 놨는데, 중반부터 던져지는 진상에 대한 떡밥들을 기반으로 생각해보면 연도와 인물들 나이가 안 맞아요. 그게 사실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맞습니다. 제가 소감 글 쓰면서 개연성 얘길 자주 하지만 그래도 어지간히 크리티컬한 게 아니면 말로만 투덜거리고 보는 동안엔 그냥 보는 편인데. 이 영화의 설정 오류는 말하자면... '너의 이름은' 급이에요. 제가 그 영화도 그 구멍이 너무 거슬려서 별로 안 좋게 봤는데요. 이 영화도 좀 그랬습니다.


 개연성 구멍까지도 그냥 그러려니... 넘어간다 쳐도 여전히 문제가 많습니다. 대충 이야기의 큰그림은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대사들이 별로구요. 하고 싶은 얘기들과 보여주고픈 캐릭터들이 많은데 정리가 잘 안 되어서 산만하구요. 뭣보다 이야기의 기둥 1과 2가 잘 붙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상 그냥 별개의 이야기나 마찬가지이고, 마지막에 김서형 과거 이야기가 아주 강력하게 튀어나와서 현재의 학생들 이야기를 잡아 먹어요. 그러다보니 현실 학생들 얘긴 조기 마무리로 퇴장해버리고 클라이맥스가 과거 회상으로 거의 몰빵되다시피 하는데... 이러면 아무래도 좀 맥이 빠지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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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삼이라 자기 관계 없는 수업 시간에 개판친다는 설정인데... 한국 드라마에 너무 자주 나오고 너무 과장된다는 느낌입니다.)



 -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걸 얘기 안 했네요.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되게 꾸준하게 노력은 하는데 전혀 먹히지 않아요. 

 뭐 애초에 슬픔의 정서를 주로 까는 '귀신보다 무서운 게 사람' 류의 영화이긴 한데, 그래도 이 정도로 안 무서우면 좀 그래요.

 


 - 장점은 있습니다.


 일단 로케이션 담당에게 청룡 영화제 상이라도 하나 줘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학교를 잘 골랐어요. 크고 옛스럽고 음산한 느낌.

 물론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데엔 소품, 미술팀의 노력이 필요했을 테니 그 분들도 동반 수상(??)하는 걸로. ㅋㅋ


 그리고 배우들은 좋습니다. 일단 김서형이 이 개연성 무시하는 영화 속 개연성 작살내는 주인공 역할을 맡아서 캐릭터가 성층권으로 날아가버리지 않게 꾹꾹 잘 눌러줍니다. 근데 이 배우 캐스팅 자체가 설정 오류 학생 중에선 가장 비중이 큰 캐릭터를 맡았던 김현수의 연기도 괜찮았어요. 뭔가 풋풋하게 젊은 배우의 에너지 같은 게 느껴지더라구요. 김서형의 캐릭터가 김현수의 캐릭터와 좀 더 설득력 있게 교류하는 장면들이 들어갔음 훨씬 좋았겠다 싶지만 뭐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리고 재수 없는 교장과 재수 없는 교사 역할 배우들도 정말 실감나게 재수 없어서 좋았습니다(?) 참고로 교장은 김성녀씨에요. 발성 카랑카랑!


 '의도'도 좋게 봐 줄 수 있겠습니다. 2020년대에 나온 '여고'괴담 영화답게 감독/각본도 여성이 맡았고 두 개의 이야기도 모두 여성이 주체가 되어야할 이야기죠. 그리고 둘 다 해 봄직한 이야기이긴 한데...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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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도 나오세요. 불쑥 튀어나오는데 존재감이 없길래 캐스팅 스포일러인 줄 알았더니 캐스팅 스포일러가 아니었다는 게 충격의 반전)



 - 마무리하자면.

 아주 선량하고 좋은 의도로 만들어진 이야기이고 부분부분 떼어 놓고 보면 괜찮은 구석도 없지 않습니다만.

 기본적인 완성도에 문제가 많고, 또 큰 그림도 그렇게 매끄럽지 않은... 종합적으로 잘 만들지는 못한 영화입니다.

 드라마로서는 반띵 정도 한 것 같고. 하지만 이게 결국 호러 영화인데 호러로서 거의 완벽하게 실패했다는 거. 그래서 좋게는 얘길 못 해주겠네요.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진지하고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호러를 보고 싶으시다면 차라리 '반교'를 보세요. 그게 거의 모든 면에서 낫습니다. 남의 나라 얘기라 그렇지.

 뭐 김서형씨의 팬이라든가, 여고괴담 시리즈의 팬이시라면 보셔야겠죠. 하지만 기대는 아주 많이 낮추시길.

 아주 솔직히 한 마디만 덧붙이자면, 한 시간 오십분이 안 되는 영화인데 대략 두 시간 반짜리 영화를 보는 듯한 기분으로 봤습니다.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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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쨌든 배우들은 열심히, 잘 했습니다.)




 + 그래도 여고괴담 시리즈의 존재 가치라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오랜 공백 끝에 힘들게 신작이 나왔는데 그냥 이걸로 끝나게 생겼네요. ㅠㅜ



 ++ 4편 '목소리'에 출연했던 김서형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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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감이 되어 돌아왔다! 고 드립을 치고 싶지만 생각해보면 돌아오면 안 되는데... 그것 자체가 호러라고 우긴다면 가능하겠지만요. ㅋㅋ



 +++ 제가 3편과 5편을 안 보긴 했는데. 또 여고괴담 시리즈 주연 배우들 중 전통 비슷한 게 연기 잘 못함(...) 아니었나 싶기도 한데요. 여기서 학생 대표역을 맡은 김현수씨는 연기가 상당히 괜찮은 편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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