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려 1977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89분이고 장르는 당연히 호러겠죠.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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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제목과 포스터 이미지를 번갈아가며 보다보면 '그럼 저 아저씨가 언덕이란 얘긴가?'라는 생각이 듭니...)



 - 미국 호러 마음의 고향, '적막한 황야길에 홀로 놓인 낡은 주유소'에서 시작합니다. 젊은 여자 한 명이 와서 주유소 사장 할배한테 자기 좀 데리고 도망가달라고 조르는데 이게 뭔 상황인지는 호기심만 유발하고 나중에 알려줄 거라 당장은 알 수 없구요. 결국 할배는 그걸 거절하는데... 영화의 주인공 가족이 등장합니다. 캠핑카를 몰고 여행 중이에요. 목적지는 LA! 헐리웃을 보러 갈 거에요!!!! 그리고 천진난만한 그 가족에게 우리 주유소 할배는 본인이 마땅히 해야할 말을 합니다. "그쪽으로 가지 마! 만약 간다면 절대 큰 길에서 벗어나지 마!!!"


 하지만 주인공 가족 역시 자신들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하죠. 일단 가지 말라는 방향으로 가구요. 도로에 뛰어든 토끼(!)를 피하려다 그만 자동차가 박살이 나고. 당연히 흉악한 악의 무리들이 이들을 맴돌며 서서히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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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 사다코가 있다면 미국엔 주유소 할배가 있습니다. 어쩜 그렇게 다들 생긴 것도, 행색들도 닮으셨는지...)



 - '공포의 휴가길'이라고 하니 어리둥절한 분들도 있으실 텐데, 'The Hills Have Eyes'의 한국 출시제입니다. 이것도 나름 전설의 작품이었죠. 

 좀 찾아보니 '왼편 마지막 집'으로 데뷔와 함께 대박을 냈던 웨스 크레이븐의 5년만의 복귀작이었네요. 그 사이에 'The Fireworks Woman'이라는 연출작이 끼어 있긴 한데 이건 정체를 모르겠어요. 시놉시스와 등급을 보면 포르노 내지는 성인 영화인가 싶기도 하고(...) 이때 웨스 크레이븐이 호러 말고 다른 쪽으로 좀 해 보고 싶어했다는 얘기도 있는데 정확한 건 모르겠습니다.

 암튼 '왼편 마지막 집'이 제작비 대비 아주 큰 히트작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 또한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냥 저예산이 아니라 '초'저예산이라고 굳이 적는 건 다 이유가 있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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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은 주인공 가족입니다. 젊은 남자들 옷차림에서 그 시절 분위기가 물씬... 반면에 어르신들은 별 차이가 없네요. 예나 지금이나.)



 - 걍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거장으로 오래오래 인정받는 감독의 오랜 세월 회자되며 리메이크도 되는 레전드 영화... 치고는 참 못 만들었어요(!) 아. 적어 놓고 나니 두렵네요. 고인 되신 웨스 크레이븐 양반에게 좀 죄송하기도 하고. 호러 영화 매니아분들의 분노도 두렵구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완성도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따져본다면 아무리 생각해봐도 잘 만든 영화라고 해주긴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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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제작비의 2/3는 들어갔을 것 같은 장면입니다.)


 일단 촬영부터 정말 초저예산 티가 나게 허접해요. 밝을 때 어두울 때 빛과 톤 조절도 거의 포기한 수준 같고 미장센도 허술하구요. 배우들 연기도 대체로 다 발연기들입니다. 그나마 이티의 엘리엇 엄마로 유명한 디 월러스 정도가 비주얼도 연기도 프로 느낌이 좀 나더군요. 그리고 황야의 괴인들 역할 배우들이 차라리 좀 나았구요. 이 분들은 그냥 괴상하고 불쾌해 보이기만 하면 되는 역할들인데 그걸 아주 잘 했어요. (그것도 사실 애초에 기괴하거나 불쾌한 느낌이 들게 생긴 배우 캐스팅 & 그런 느낌의 분장 빨이 큽니다) 그 외에도 뭐 편집도 얼기설기. 스토리 전개도 뭔가 설정은 괜찮은데 정작 정리해서 보여주는 건 많이 대충 퀄리티란 느낌을 받았구요. 뭔 일이 벌어질 때마다 제발 죽여달라고 애원을 하는 듯한 주인공 가족의 모습을 보며 한숨 쉬다가. 의외로 허술한 적들 덕에 무사히 살아 돌아오는 장면이 수두룩... ㅋㅋㅋ 나름 포인트가 되는 강렬한 느낌의 장면들도, 상황이나 설정이 세서 그렇지 그 장면 자체가 강렬하게 연출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부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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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훗날 엘리엇 엄마가 되실 그 분.)


 ...암튼 뭐 그렇습니다. 결론은 웨스 크레이븐은 처음부터 '완성형'으로 나타난 인재는 아니었다는 거?

 일단 나쁜 얘기는 짧게 끝내구요. ㅋㅋㅋ



 - 그렇다면 좋은 점은 뭐가 있을꼬... 하고 생각해보면. 역시 설정입니다. 애초에 우리 크레이븐 영감님께선 영문학에 철학도 전공하시고, 또 좋아하는 영화들은 유럽 아트 무비들이었을 정도로 배우신 분 아니셨겠습니까. 그래서 데뷔작을 '처녀의 샘' 고어 호러 버전으로 만들기도 하셨구요. 


 그래서 뭐랄까. 그냥 보면 허접해 보이는 그 영상과 스토리 속에 나름 70년대 미국 영화 기준 전복적이고 도발적인 설정들이 들어가 있어요. 뭐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해석들이야 이미 차고 넘쳐서 그 바닥 팬들에겐 교양 상식처럼 되어 있는 터라 제가 구태여 반복하진 않겠습니다만. 그리고 그렇게 설정을 짬에 있어서 딱 정답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이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고 저렇게 생각해볼 수도 있고... 이렇게 이야기를 짜 놓은 건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어쨌거나' 상당히 불쾌해요. 뭐 고어 같은 것도 없고 요즘 기준 수위 높은 폭력 장면들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만. 그토록 가난한 영화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불쾌합니다. 막판 클라이맥스 장면에 나오는 '미끼' 장면처럼 요즘 기준으로 생각해도 상당히 센 설정의 장면들도 있구요.


 마지막으로... 그 와중에도 영화가 은근히 웃기는 것인데요. 사실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히 감독이 의도한 유머가 있었을 텐데, 영화의 전체적인 퀄이 워낙 압도적(?)이다 보니 어디까지가 의도이고 어디부터가 아닌지 좀 헷갈렸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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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신의 연기!!!!)



 - 결론은 이렇습니다. 

 호러 매니아이고 웨스 크레이븐도 좋아하는데 어쩌다 이 영화를 못 봤네... 라는 저같은 분들은 보세요. 경험치 쌓아야죠.

 다만 그냥 순수하게 잘 만들고 깔끔하게 재밌는 호러 영화를 원하신다. 라면 그냥 21세기에도 여전히 쏟아져 나온 평판 좋은 호러 영화들 보시는 게 나을 겁니다.

 아무래도 초저예산의 한계가 있다 보니 딱 그 시절에 봤어야 가장 재밌었을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혹은 80년대, 최소한 90년대나 세기말 쯤에 봤어도 만족했을 것 같은데.

 이미 나온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2021년에 보면서 뭔가 각별한 인상을 받기는 좀 어렵지 않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이게 그 시절 기준 상당히 강도 높은 '폭력물'에 속하는 것인데요. 그게 지난 50년동안 호러 영화들의 폭력성이 워낙 강력해져서 도무지 약빨이 안 듣더라구요. 흠.




 + 역시나 올레티비 무료 vod로 봤습니다만. 네이버나 웨이브에도 있네요. 다만 유료에요. 



 ++ 개는 소중합니다. 개는 멋지죠. 개라는 생명체는 정말 여러모로 짱인 것입니다. 절대로 개를 화나게 해선 안 돼요.

 근데... 보다가 개 때문에 여러 번 웃었습니다. 설정상 험하게 짖으며 목표를 쫓아가는 장면인데 얼핏 봐도 그냥 신나서 행복하게 뛰고 있어요. 그리고 험상궂게 짖는 소리는 따로 녹음해서 합친 게 넘나 티가 나는 것이고...



 +++ 솔직히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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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의 이 모습이 분장을 한 모습이 아니었다는 겁니다(...)

 아직까지도 멀쩡히 살아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신 관계로 요즘 사진들도 많은데. 음. 암튼 분장하신 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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