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04 07:51
2021.12.04 08:35
2021.12.04 09:51
2021.12.04 14:36
봉투를 열어보지 않아서 배춧잎 만원 권이었는지 호박잎 오만원 권이 들어 있었는지도 몰라요. 그냥 봉투 자체가 사라져버렸어요. 어디에다 흘리거나 할 상황이 전혀 없었는데... 친구들이 제 뒤만 따라다니면 웬만한 수입이 보장된다고 놀리던 게 괜한 지적질이 아닌 거에요. 흑
2021.12.04 18:10
2021.12.04 09:48
2021.12.04 14:42
2021.12.04 16:04
에궁 아까와서 어쩌나
담부터는 받자마자 현금이면 가까운 은행으로 얼른 가시길 바랍니다. 혹은 현금받지마시고 카톡으로 달라고하세요
2021.12.05 05:44
아깝죠. 봉투 받는 순간, 책 무게를 못 이기고 살짝 휘어진 책장들을 바꿔볼까 생각했었거든요. 그런데 도운 일이 사례금을 받을 사안도 그럴 관계도 아니기 땜에 계좌번호 물어봤자 알려주지 않았어요. 제 특이점이 잃어버린 건 금세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성격이라 이미 아까움은 희미해진 상태입니다. ㅎ
2021.12.04 20:04
2021.12.04 23:25
2021.12.05 05:49
이 시 대하니, 오늘 눈내리면 기분이 좀 개일 것도 같네요. 12월 5일이군요. 19살 때 어떤 남자가 제게 마음고백을 했던 날짜인데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저에게 특별한 사람이었던 걸까요.... ㅋㅎ
2021.12.05 13:35
쓰려던 말은 생각 안 나고 문득 이 시가 떠올라서...
지인에게 삼백만원이 큰 돈인 걸 아니까 마음이 더 안 좋아요.
-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박철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 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 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 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 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 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 찾아오고
거친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 속 깊은 곳에서 쑥꾹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 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