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고' 1시즌

2021.12.04 12:16

thoma 조회 수:474

Fargo,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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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대가 제대로 충족되었습니다. 

저는 코엔 감독들의 영화는 다 믿고 보며 '인사이드 르윈' 무척 좋아하고 가장 최근엔 '카우보이의 노래'도 정말 좋았어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봤지만 좋아한다고 말하긴 어려운데 영화 '파고'는 범죄를 다룬 영화 중 손꼽는 좋아하는 영화입니다. 부른 배로 느릿느릿 뚝심 있게 수사해 가던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연기는 두 말이 필요없는, 저에게는 영화사에 남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럭저럭 이 감독들의 소극적인 팬이라 할 수 있어서 이 시리즈도 오래 궁금했어요.

영화와는 다루는 사건 자체는 다른데 궁지에 몰려 불행한 나날을 살던 소심한 사람이 가장 나쁜 해결 방향으로 튕겨 나가 이런저런 흉악한 이들과 얽히는 기조는 비슷합니다. 그 반대 방향엔 일상을 선량한 의지로 지탱하려는 소시민들이 있고요. 그리고 이 소시민들이 미국의 힘! 이라고 말하는 것이죠. 가족을 아끼고 이웃을 믿어보려고 애쓰며 자기 일에 정성을 다하는 이들. 말이 쉽지 너무나 미국적이고 어렵잖아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드라마 초반엔 어설펐던 사람도 점점 성장합니다. 성장하지 못 하는 캐릭터는 처참한 최후를 맞기도 하고요. 심지어 위 포스터에 빨간 패딩 입고 계신 분(왓슨,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요)도 범죄의 세계에 발을 들이 민 다음엔 자신감을 회복하며 나름 성장하십니다.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재난 그 자체, 악 그 자체인 방문자로 인해서 다들 성장하는 것이죠. 

배우들이 다들 너무너무 잘 합니다. 포스터에 멀리 찍힌 우리의 주인공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의 역할인데 일상 속의 영웅이 이런 모습이겠지 싶네요. 엘리슨 톨먼이라는 배우인데 저는 처음 봅니다. 

두 말이 필요없고 웨이브 이용하면서 안 보시면 본인 손해!

저는 '왓치맨' 이후에 이 시리즈를 보니 이제 제대로 찾아왔구나 싶더군요. '왓치맨'이 전 회차를 꿰뚫어 이야기를 잇는 솜씨는 훌륭하고 주제 의식과 주제를 드러내기 위한 인물 배치와 사용 다 좋은데 재미를 못 느끼고 끝냈습니다. 아마도 히어로물에 문외한인데다가 '왓치맨' 자체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하나도 없어서 깔고 가는 애정이 없어 그런 이유도 있을 것 같고 드라마 자체가 제게는 좀 산만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완성도는 훌륭한데 재미를 느끼는 건 개인마다 다를 수...'라는 다른 회원분들의 말씀이 맞았나 봅니다.

'파고'에 대해 후기를 더 잘 써주실 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고요, 저는 시즌2 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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