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이제 31년된 영화 되겠습니다. 오오 고전!!! ㅋㅋㅋ 런닝타임은 1시간 58분이고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이거 뭐 안 본 사람, 혹은 안 봤어도 결말 모르는 사람이 어딨다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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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터 또한 90년대 포스터들 중 전설의 레전드급 인지도와 인기를 자랑하는 포스터였죠.)



 - 개인 트레이닝 중인 록키 마냥 산길을 홀로 달리는 조디 포스터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달리는 와중에 교관으로부터 얼른 상관에게 가보라는 말을 듣네요. 그리고 뭐... 다 아시잖아요? ㅋㅋ '버팔로 빌'이라는 연쇄 살인마 사건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해 수감 중인 레전드 살인마 한니발 렉터 박사님을 만나보라는 거죠. 이후는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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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렉터 얘기만 하고 싶어하는데, 엄연히 주인공은 이 분입니다. 존재감이 쳐지는 것도 아니고 좋은 주인공인데 그냥 렉터 이미지가 워낙 세서... ㅋㅋ)



 -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영화는 그냥 원조, 레전드, 시발점 뭐 이런 표현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영화이고 2022년 시점에서 생각해봐도 그게 맞습니다. 엽기적인 방식의 연쇄 살인마 영화의 원조는 아니어도 그런 살인마를 '텍사스 전기톱 뭐뭐' 시리즈 같은 공포물이 아니라 멀쩡한 수사물 형식으로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의 유행을 불러 일으킨 건 맞구요.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의 카리스마 연쇄 살인마 유행의 원조인 것도 맞구요. 감옥에 갇힌 천재 범죄자와 공조해서 범인을 잡으러 다니는 이야기의 원조격인 것도 맞구요. 또 생각해보면 여기에서 렉터가 하는 짓이 결국 프로파일링이거든요. 이걸 장르물에서 이렇게 폼나고 신묘한 수단이라는 이미지로 유행 시킨 것도 결국엔 이 영화일 겁니다. 이 영화의 히트 이후로 참으로 길고도 폭넓게 이어졌던 그 많은 연쇄 살인마 수사극들을 생각하면 나름 그 계보에서 한 자리 크게 차지하고 있는 '세븐' 조차도 결국 고개를 조아려야할 영화가 바로 이 '양들의 침묵'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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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 중심엔 세븐의 존 도우 따윈 들이대 볼 수도 없는 최고 존엄 한니발 렉터 사마가 계시구요.)



 - 근데 그 '원조' 퍼레이드에 한 자리 더 넣어줘야할 게 바로 주인공 캐릭터, 클라리스 스털링입니다. 야무지고 똑똑하고 연애 같은 거 관심 없으면서 열일하는, 미녀지만 섹시한 일은 전혀 안 하는 여성 수사관 캐릭터이면서 심지어 주인공. 이라는 점에서 역시 또 거의 원조격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다만 이런 캐릭터의 계보는 그렇게 성실하게 이어지진 않았네요. 가장 가까운 캐릭터를 들자면 스컬리가 있겠는데. 그 외에 비슷한 포지션으로 등장했던 안젤리나 졸리, 산드라 블럭, 애쉴리 주드 등등이 맡았던 캐릭터들은 스털링이나 스컬리에 비하면 다들 '어여쁜 섹시 스타'의 이미지가 많이 짙었던 걸로 기억하구요.


 그리고 영화를 수십년만에 다시 보니... 어라? 의외로, 애초에 그냥 영화가 대놓고 주인공의 그런 성격을 캐릭터의 핵심으로 두고 전개되네요. 

 리즈 시절 비주얼을 뽐내는 조디 포스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해 놓고도 특별히 여성스럽거나 무슨 노출이 있거나 그런 차림새는 전혀 없구요. 특별히 멋을 부리고 나오는 모습도 한 번도 없고. 안 꾸며봤자 조디 포스터라는 자신감!!! 시작부터 끝까지 일만 아는 일바보 캐릭터인 데다가... 사실상 등장하는 거의 모든 남자들이 다 이 분에게 추근거리거나 성희롱을 걸어대는데 정말 1도 안 흔들리고 1도 관심 없다는 태도 하나로 시작부터 끝까지 밀어붙여요. 게다가 그 와중에 남자들만 우글거리는 FBI 연수원, 경찰서, 감옥 등등의 환경에서 남자 무리들이 스털링을 성적 대상화하고 차별하는 묘사가 선명하게 계속됩니다. 아아 이런 전설의 명작이 알고 보니 PC 사상에 물든 페미 영화였다니 마압소사...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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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도 충분히 노골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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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 이런 장면이 또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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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물 관계를 생각해봐도... ㅋㅋㅋㅋ)



 - 사실 본격 수사물로 생각하고 평한다면 2022년 기준으로 칭찬해주기 애매한 구석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니발 렉터의 그 프로파일링은 진짜 순전히 야매에요. 요즘엔 평범한 범죄 시리즈물 매니아만 돼도 다 생각해 봄직한 뻔한 아무 말들을 툭툭 던지는데, 그게 작가님의 주인공(?) 보정을 받아 다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 뿐이죠. "어려서 학대를 당했을 것이야! 성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게야!! 아닌 척하지만 분명 첫 희생자와 뭔가 관련이 있는 녀석이겠지... 훗훗훗." 뭐 대략 이런 게 이 영화에서 렉터가 보여주는 천재성입니다. 하하. 물론 1991년 기준으로 생각해야겠지만, 지금 보긴 그렇다구요.

 그리고 그 프로파일링을 기반으로 스털링이 범인을 찾아내고 잡는 과정도 그렇습니다. 도대체 그 지역 경찰들은 뭐 한 거야? 라는 생각만 들어요. ㅋㅋㅋ 사람 죽여서 가죽 뜯어내는 일을 하는 연쇄 살인마가 설치고 있는 상황인데. 희생자 직장 동료들도 한 번 제대로 안 털어보고 뭐 하고 있었던 건데요.


 또한 그 유명한 렉터 박사의 탈출 작전도 그렇죠. 우글거리는 경찰 숫자로 분위기만 그럴싸하게 잡았을 뿐 보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고, 또 탈출 과정도 지나치게 운이 좋아요. 현시점에서 평가하자면 '우왕 아이디어 고풍스러워서 좋고 어쨌든 연출은 잘 했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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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모두의 무관심 속에 싸늘히 식어가는 그 분... 버팔로 빌. ㅠㅜ)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재밌는 영화에요. 네 즐겁게 봤습니다.


 일단 앞서 말했듯이 <<<<<<<원조>>>>>>>의 품격이 있습니다. ㅋㅋ 한니발 렉터의 따라쟁이들이 수백명이 나왔다고 한들 그것 때문에 한니발 렉터의 가치를 깎아 내릴 필요는 없는 것이구요. 요즘들어 똑똑하고 당차며 일만 열심히하는 여성 수사관 캐릭터가 매년 한 트럭씩 튀어나온다고 한들 역시 클라리스 스털링의 가치를 낮출 필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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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생긴 감옥도 내가 원조라고!!!)


 게다가 두 배우가 정말 좋습니다. 제가 워낙 장르물 위주로 영활 보다 보니 이젠 정말 '카리스마 천재 살인마' 캐릭터 같은 건 등장하는 순간 학을 떼는 사람인데요. 안소니 홉킨스의 렉터 연기는 지금 봐도 좋아요. 위험하면서 근사하고. 또 정말로 머리가 좋아 보입니다. ㅋㅋ 풋풋하기 그지 없는 모습의 조디 포스터 역시 일밖에 모르는 열정 바보 캐릭터로 딱이구요. 또 둘이 서로 거리를 두고 선문답을 주고 받으며 조용히 벌이는 심리적 공방전 같은 것도 상당히 절묘하게 표현이 됩니다.


 또한 리즈 시절 조나단 드미의 연출도 상당히 좋습니다. 뭐 '세븐'의 데이빗 핀처나 훗날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든 리들리 스콧처럼 간지 터지고 세련된 비주얼 같은 걸 보여주진 못합니다만. 뭔가 좀 투박한 듯 하면서도 상당히 효율적으로 관객들 신경을 긁더라구요. ㅋㅋ 또 주인공들, 특히 스털링의 심리 묘사 같은 것도 좋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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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잔소리 하나만으로 옆방 사람을 자살 시킬 정도의 신경 긁기 능력자 렉터옹!)



 - 뭐 더 얘기할 게 있겠습니까. ㅋ

 재밌게 봤습니다. 세상 모든 '원조'가 다 그런 건 아닌데, 이 영화는 '원조의 품격'이라는 말을 붙여줘도 아깝지 않을 괜찮은 작품이었어요.

 혹시라도 아직 안 보신 분들. 혹은 봤지만 저처럼 내용 거의 다 까먹으신 분들은 특별히 볼 것 없을 때 다시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사실 조디 포스터와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만 해도 두 시간 다시 투자할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고 생각하며 봤습니다. 진짜로 그냥 둘이 대화하는 것만 보고 있어도 긴장되고 재밌어요. 이런 영화 흔치 않죠.




 + 극중에서 클라리스가 웃고 떠들며 다정하게 지내는 휴먼이 딱 하나 있는데 룸메이트인 여성 캐릭터죠. 당시에 전 어려서 아무 생각 없었지만 많이들 커플링하며 즐거워했겠다... 는 생각을 하고 보니 조디 포스터는 당시에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동성애자였고 그렇군요. 물론 전 몰랐습니다만. ㅋㅋ 



 ++ 더 이상 덧붙일 건 없고 사진이나 몇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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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꾸러기 홉킨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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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사실 홉킨스옹은 그때도 이미 나이가 많아 보여서 아직 살아 계신 게 놀랍... ㅋㅋㅋ 확인해보니 당시 한국 나이로 55세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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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당시 30세였던 조디 포스터. 그러고보니 당시 기준 본인 나이보다도 많이 어려 보이는 외모였네요. 영화 보면서는 20대 초중반 정도로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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