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혹은 감정의 걸음

2022.02.02 19:39

어디로갈까 조회 수:520

오늘 처음 만난 두 분과 점심을 먹었습니다.  한 사람은 소설가, 한 사람은 마르크스주의 이론가.  벌써 기억도 안 나는, 프랑스 소설 제목을 딴 이름의 카페였는데, 제가 이런 곳을 접할 때마다 요즘 한국 정서에 적응이 안 되네요.
문득 기억하고 있는 줄 몰랐던  기 드보르의 이 문장이 떠오릅니다. "진정한 삶의 길 중간에서, 잃어버린 젊음의 카페에서, 우리는 그토록 많은 빈정거려지는 정서와 슬픈 말로 표현된 암울한 우울에 감싸여 산다. "

시간의 걸음에는 세 가지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래는 주저하면서 다가오고 현재는 화살처럼 나아가고 과거는 영원히 정되되어 있다는 것. 저의 뇌는 무슨 쓸데없는 사고에 몰두하며 살고 있는 걸까요. 세속의 관습을 떨쳐내려고 안간힘 쓰며 사는 걸까요. 이 세상을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하고 있는 거겠지만 그 양자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부분생각이든 전체생각이든 세상을 상대하려는 각오가 아직 제게 있는 것 같아요. 상대하려는 것이니까요.

언젠가 막내가 카톡으로  "누나처럼 뭐든 떨쳐내려는 제스처는 오히려 자유롭지 않은 자의 제스처가 아닐까" 라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는데 사실인 것 같아요. 저 같은 사람이 외려 세상에  들러붙어 있기 마련이죠.  
막내가 방금 뜬금없이 또 이런 질문을 문자로 보냈어요. "활은 왜 활이야?"
- 활! 하고 날아가서가 아닐까? 
"으흥~ 이런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누나밖에 없어."
적어도 막내 때문에 제 치매 증상은 좀 더뎌질 듯합니다. 밉지 않게 아부할 줄 안달까요. 같잖고도 이쁜 아이에요. 용돈 줘야지. 

프로젝트 하나 놓고 상대 회사와 결판 봐야할 일이 있는데, 유럽이라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그들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좀처럼 긴장 안 하는 사람인데 바짝 얼어 있어요. 집에 난방을 안 해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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