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매우 인상적인 개막식이었습니다.


1.

송승환님 말씀대로 이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이 중국중국중국 이었다면 이번엔 힘을 쭈욱 뺀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확실히 문화적으로도 대국이 되었네요.

성대하고 푸짐한 잔칫집 보다는 간소하게 메뉴를 줄이고 격을 높인 파인다이닝 식사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시류와도 잘 맞고 이전 베이징 때보다 세련되었더라고요. 

하지만 마지막 한 방, 혹은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명장면이랄 게 없었던 아쉬움이 살짝....


2.

몇몇 장면은 감탄사를 저도 모르게 헐~~~ 내뱉을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봄의 새싹에서 민들레 홀씨로 넘어가는 장면이나 바닥의 무늬가 지구로 확 바뀌는 장면은 참 멋있었어요.

온 바닥을 거대한 LED판으로 깔고 모션감지 센서로 수백명 인원들 움직임을 캐치하다니....

은근슬쩍 중국의 첨단기술을 뽐내는 표현방식도 제법이었습니다.


3.

소수민족 의상 중 한복이 들어가 있어 말들이 많네요. 아예 SBS는 공식 유튜브채널에서 한복을 언급하고요.

헌데 다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비슷한 장면을 보니 거기에도 한복을 입은 사람이 있네요.

'한복은 중국꺼야!!'를 우기고 싶어서가 아니라 중국 내 여러 민족 중 조선족도 있어서 구성 상 넣은 거 아닐까요?

2008년에도 이게 문제가 되었었나요? 요즘 반중정서가 너무 심해서 일부러 논란거리를 만들어내고 싶은 건지....

역시나 피거품을 문 댓글들이 또 주르륵 달렸던데... 참 쉽지 않은 문제네요.


4.

어쩔 수 없이 작년 도쿄 올림픽과 비교가 되는데....확실히 일본은 망해가는 나라, 중국은 잘 나가는 나라란 인상을 받습니다.

해도해도 도쿄 개막식은 진짜 너무 심했어요.


5.

성화 최종 점화는......ㅎㅎㅎ 이건 좀 호불호가 있겠네요. 저는 좋았습니다.

메세지가 분명하고 이 전지구적 난리통에 어울리는 참신한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큰 볼거리였던 성화 점화식이 앞으로도 별볼일 없는 형식적인 세레모니에 그칠 것 같단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저 아이디어가 쉽게 accept되었을까요? 탄소중립을 외치고 싶던 Xi 구미엔 딱 맞았을까요?


6.

평창 때 개막식을 잠시 되돌려봤는데 퀸연아의 마지막 성화대 아이스댄스를 보다가 저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

아니 잠시 살살 타는 스케이팅이 어떻게 이렇게 엘레강스하고 디슨트하고 뷰티풀 할  수가 있죠?


그 어떤 종목과 경기도 관심이 가지 않는 이상한 올림픽이지만 일단 개막식 자체는 제 기대보다는 훨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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