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2는 2003년작이군요. 1년만에 나온 시즌이라 그런지 배우들 나이 먹은 티는 거의 안 나더라구요. ㅋㅋ 에피소드는 한 개 줄어서 12개. 역시 편당 55~60분 정도이고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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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전 이 드라마가 도청 전문가들을 다룬 무슨 하이테크 수사물 같은 걸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살았습니다. ㅋㅋㅋ)



 - 극중 시간도 첫 시즌 엔딩 이후로 대략 1년 정도 흐른 후인 것 같아요. 우리의 오합지졸팀은 당연히 해체 되어서 각자 삶을 살고 있죠. 일이 잘 풀려서 만족스럽게 사는 멤버도 있는 반면에 완전히 인생 꼬여 버린 멤버들도 있고요. 대표적으로 팀장이었던 다니엘스는 1시즌 막판에 윗분들에게 딱 한 번 들이받은 걸로 찍혀서 지하실 증거 보관실 관리자가 되어 버렸고, 주인공 지미는 배를 타게 되었어요. 해안 경비... ㅋㅋㅋㅋ


 그러다 이번 시즌의 실질적 최강 빌런인 벨첵 경령이 본인의 사적인 원한을 풀기 위한 특별 수사팀을 꾸리게 되고. 그 타겟이 항구 노동자 조합장이었고. 그때 마침 신원 미상의 시신들이 무더기로 항구에서 발견되고. 그래서 배 타던 지미도 끼어들고... 이러면서 어찌저찌 항구를 배경으로한 새로운 수사가 시작된다. 뭐 대략 이런 스토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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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상 이번 시즌 모든 악의 근원 벨첵 할배. 그냥 총 맞아 죽어주면 안 되겠니? 라는 생각을 시즌 내내... ㅠㅜ)



 - 일단 당황스러운 것 두 가지. 


 우선 시즌 2는 시동을 엄청 천천히 거는 시즌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특별 수사팀이 구성되는 게 에피소드 5에요. 그리고 어쨌거나 명목상으론 주인공 롤을 맡고 있는 지미가 거기 참가하게 되는 게 에피소드 7입니다. 그럼 그 때까진 무슨 얘길 하냐면, 볼티모어 항구 노동자들의 삶과 그들이 불법에 손을 대게 되는 환경, 그리고 어떤 식의 범죄들이 항구에서 벌어지는가... 이런 걸 조합장 가족 3인을 통해 아주 천천히, 세세하게 보여줘요. 물론 그러는 동안에도 지난 시즌의 메인 캐릭터들은 모두 등장하고, 각자가 살고 또 일 하는 모습들도 보여줍니다만. 시청자들이 원하고 보고 싶어할 이들이 뭉쳐서 수사에 나서는 모습은 시즌의 거의 절반이 흘러야 등장합니다. 하하. 첫 시즌의 성공을 믿고 작가님들이 패기가 넘치셨다는 생각이;


 두 번째는 뭐냐면, 시즌 1의 메인 빌런이었던 박스데일 패밀리입니다. 이 분들도 전원 등장하고 주인공팀급 비중을 배당 받는데요. 문제는 이 분들 이야기가 주인공팀의 이야기와 엮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예 무관하진 않아서 슬쩍슬쩍 엮이고 스치고 그러긴 합니다만, 엄밀히 말해 그냥 별개로 병행되는 스토리에 가까워요. 끝까지 주인공 수사팀의 수사 대상이 되지 않으니까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중은 크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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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풍경을 보려고 새 시즌을 시작했는데)



 - 사실 시즌 1의 스토리는 큰 틀에서 볼 때 심플하고 타이트했습니다. 오합지졸 어둠의 수사팀이 베일에 가려진 거물 박스데일 패밀리의 뒤를 쫓는 이야기였고 시종일관 그걸로 흘러갔죠. '현실적이고 디테일한 사회 병폐 & 범죄 묘사'도 어디까지나 이 스토리 안에 종속된 요소였구요.

 그런데 시즌 2는 그러니까 뭐랄까, 시즌 1과 비교할 때 주객이 전도된 모양새입니다. 항구를 중심으로한 볼티모어의 사회 문제와 범죄를 다루는 게 우선이고 주인공들 이야기가 거기에 종속되는 거죠.

 그래서 시즌 1에 비해 드라마적인 재미는 조금 떨어집니다. 이미 정 들어버린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여전히 쫑알대고 치고 받으며 시청자들을 단단히 붙들어주긴 하는데, 그게 중심이 아니라 양념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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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짜 주인공들은 이 노동자님들이시란 말이죠. ㅋㅋㅋ)



 - 다행인 건 사실상 이 시즌의 주인공 역할인 조합장 패밀리의 캐릭터들과 그들이 엮어가는 드라마가 상당히 잘 되어 있다는 겁니다.

 부두 노동자들을 사랑하고 조합을 살리기 위해 더러운 일에 손을 담그지만 그래도 인간적 도리는 지키려고 노력하는 조합장 프랭크. 바르게 살려고 애 쓰지만 절망적으로만 흘러가는 노동 환경 때문에 '똑똑한 나니까 이 정도는 컨트롤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더러운 일에 끼어들었다가 된통 인생 꼬이게 되는 그 조카. 그리고 앞서 말한 두 명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막 나가게 되는 사고뭉치 조합장 아들래미. 악의 없이 좋은 명분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범죄에 손을 담갔던 평범한 사람들이 그로 인해 인생 망치고 비극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그려집니다.


 특히 조합장 프랭크 캐릭터가 꽤 좋았어요. 동의는 할 수 없어도 뤼스펙트를 바칠 수 밖에 없는 인물이랄까요. 위에서 말한 재미 떨어지는 요소들에도 불구하고 시즌 2 역시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던 건 이 캐릭터 덕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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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전 시즌의 생존자들은 아주 친절하다 싶을 정도로 빠짐 없이 얼굴을 비추며 런닝타임을 채워줍니다. 비중이 작아져서 그렇지)



 - 암튼 뭐. 간단히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전편 대비 미국 사회 다크 사이드의 스터디 교재 기능이 대폭 강화되고 그 덕에 주인공들 비중이 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도 캐릭터들의 매력은 여전하고 이 양반들 모여서 꽁냥거리는 모습 구경은 아주 즐겁구요.

 전 시즌과 마찬가지로 현실 범죄 수사의 개고생과 쌩노가다를 리얼하게 보여주면서도 긴장감과 유머를 잘 버무려내는 솜씨도 여전하구요.

 그래서 여전히 잘 만들었고 재밌게 봤지만... 시즌 1을 끝내고 거의 바로 연달아 보는 입장에서 아무래도 아쉬운 느낌이 많이 들더군요.

 그래도 계속 봐야할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이게 아무래도 아주 큰 그림을 이루는 블럭 하나라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결국 주인공팀과 박스데일 패밀리는 마지막에 만나게 될 것이고, 시즌 1에서 못 이룬 부분과 시즌 2 결말에서 못 이룬 부분들도 최종 시즌까지 가면 어떻게든 다 맞춰지면서 시청자들에게 밀린 카타르시스를...


 주겠죠? ㅋㅋㅋㅋ 제발 줬으면 좋겠네요. 물론 드라마 성격상 죄다 싹 물리쳐버리고 감옥 보내버리는 속시원한 그런 건 아니겠습니다만.

 어쨌든 그래서 시즌 3을 달립니다. ㅠㅜ




 + 볼티모어의 부두 노동자님들은 뭔가 좀 한국적인 느낌이 많이 드는 분들이더군요. 아침에 일하러 나와서 식사 대용으로 맥주에 날계란을 까서 원샷하는 거라든가. ㅋㅋㅋ 사람들 성격들도 그렇구요. 

 그리고 이건 형사님들 대사였지만, 게를 삶아 먹는 장면에서 '내장 안 먹어? 진짜 맛을 모르네~'라는 대사가 나와서 또 괜히 웃겼구요.



 ++ 지미 맥널티씨는 정말 뭐랄까... 재수가 없습니다. ㅋㅋㅋㅋㅋ 주인공 보정을 받아 익스큐즈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하는 짓들이 참 철 없고 재수가 없어요. 아내의 선택을 십분 이해했습니다. 현명하신 분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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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새 여성 캐릭터분이 지미와 엮일까봐 아주 긴장하며 봤습니다? ㅋㅋㅋ)



 +++ 그리고... 우리의 수사팀 뇌 없는 2인조 대접이 좀 너무하단 생각도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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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의 개그캐로만 활용되는 데다가 막판엔 정말 팀원들에게 대놓고 무시당하는 느낌이라. 이것도 뭔가 큰 그림이 있는 거겠죠? 설마.

 사실 손 손자씨 캐릭터도 이번 시즌엔 활약이 적어서 아쉬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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