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주의)

이뤄지지 못한 사랑이 젤 아름답다죠.

중학생 시절 유학생활을 했었는데

한참 모여 놀던 무리의 여자애 하나가

기숙사 수영장에서 밤에 놀자기에

별 생각 없이 다른 애들도 오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기에 저녁먹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영장에 갔죠.

그곳에 있는 것은 그 여자애 뿐이었고

제가 다른 이들에 대해 묻자 그들은 다른

일이 있어 거절했다고만 얘기했고

우리들은 달밤이 비추는 수영장에서

둘이 실컷 놀았습니다.

그 여자애는 당시에도 눈에 띄는 미인이었고

전 스스로 평범하다고 생각했기에

연애같은 것은 꿈도 꾸지 못했었고

그 뒤에도 여러 일들이 있었는데

비오는 날 우산을 같이 쓰고 귀가했다던지

게임을 가르쳐달라고 해서 피씨방에서

게임을 같이 했다던지 '적살이는 내꺼야! 찜!'

이라는 말을 그녀가 친구들 앞에서 공공연히

했음에도 전 용기를 끝내 못냈고

다른 나라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그녀와

맺어지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제겐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으로 생생히 남아있네요.

허허...그 때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면

어땠을까 나름 아쉬운 맘도 있지만

막상 사귀어보면 환상이 깨지는 모먼트도

있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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