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나 나올 몬헌 확장판을 하염없이 기다리며 e샵을 배회하던 중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반값 세일 하는게 보였습니다. 

시리즈 탄생 20주년 기념인건가? 둘러보다가 실패작으로 평가받았던 6편을 아직 안해봤구나... 불량식품 먹고 싶은 충동에 낼름 구매를 해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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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작품이니 벌써 10년전 게임을 현재의 감각으로 평가하는건 조금 부당하다고 느껴지지만 그걸 차치하고도 이 게임은 좀 괴상합니다.


아마도 이 게임에 가장 영향을 준건 그당시 이른바 '영화같은 게임' 붐을 일으켰던 언차티드 시리즈일테죠. 

저택, 경찰서, 외딴 마을같은 한정된 공간에서 사건이 벌어지는 전작들과 달리 6편에선 전세계 다양한 공간에서 비행기가 추락하고 카체이싱을 하고 오토바이 묘기가 펼쳐지지만 이 게임은 언차티드의 발끝도 따라가질 못합니다. 영화같은 거대한 액션 장면을 인 게임 플레이에 녹여 넣었던 언차티드와 달리 이 게임의 스펙타클은 여전히 동영상 속에서만 존재하고 슈팅액션 외의 플레이는 아동용 플래시 게임 수준의 조작성을 가질 뿐입니다.

모던 워페어같은 FPS에 영향을 받은 듯한 크리스 챕터에서는 조준점의 이동속도가 이동시의 카메라 전환속도보다 느린, 괴상한 괴리를 느끼게 해줍니다.


스토리는 또 어떤가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큰 사건을 세가지 줄기로 나눠서 플레이하는 컨셉은 듣기에는 그럴듯 하지만 플롯 상 가장 큰 비밀인 제이크의 존재가 ㅇㅇㅇ의 아들이라는 반전이 다른 인물의 챕터에서 맥없이 밝혀지는 장면에서는 실소가 터집니다.


미카미 신지의 캡콤 퇴사 후에 만들어진 게임답게 프로듀서나 중간 책임자 없이 그냥 실무자들이 회사 경영진의 주문을 받아서 전작에서 하던 관성으로 알아서 만든 느낌이 큰 게임입니다. 아이폰X의 폼팩터를 수년째 여전히 우려먹고 있는 신작 아이폰을 보는 것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시리즈의 레거시와 새로운 시도의 생각없는 조합때문에 극명한 차이가 서로 부딛혀 폭발해버린 실패사례같습니다.


하지만 장점이 없냐?면 이 시리즈의 용병모드는 여전히 재미있고 유치한 스토리 모드도 가끔씩 일본 굇수 플레이어가 난입해서 도와주면 전혀 다른 게임이 되어버립니다. 회피와 체술 시스템 덕분에 바이오하자드가 아니라 귀무자스러워졌지만 본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좀비떼에 둘러싸이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매일 밤마다 자기 전 불 꺼놓고 한시간씩 용병모드를 플레이합니다. 어두운 화면때문에 시인성이 나빠서 낮이나 불빛 밑에서는 플레이가 불가능해서이기도 하지만요.

백만점씩 내는 괴수 플레이어들의 영상들도 챙겨 보며 따라해보지만 쉽지 않네요.

첫인상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았던 돈값 이상은 한 것 같습니다.


PS. 이럴거면 용병모드, 멀티 플레이만 따로 떼어 게임을 내지... 했는데 캡콤은 이미 그런 시도를 하고 또 실패를 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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