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11 15:44
저한테 하신 질문은 아닌데 공격적인 학생들에 관한 질문에 대한 생각입니다.
학생들에 질문에 대한 대한 답을 저는 저 개인의 답이면서 많은 부분이 저 개인만의 의견이 아닙니다. 어떤 것들은 공식적 룰처럼 명백한 것이고 어떤 것들은collegial disucssion에 기반하는 것들이죠. 그래서 동료들 사이의 의견 교환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 답에는 교수 공동채가 등뼈로 있다고 해야할까. 코로나시기때 정말 일하기가 힘들었던 이유중 하나가 일상적으로 있는 동료들간의 대화가 없어진거였어요. 학생들의 질문이나 문제를 가지고 나는 이렇게 할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냐라고 서로 잠깐 잠깐 채크하는 게 무너지니까 너무 무겁더군요. 이렇게 이야기 하면 저를 모르시는 분들은 제가 일한지 얼마 안되었나 하실 수 있지만 사실 senior 자리에 있거든요. 그래도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어떤 제시를 하는 입장에 있거나 혹은 의견을 묻거나 하는 행동 모두 공동의 이해의 구축하고 다지는 데 계속 필요한 일입니다.
개인적으로 공격적인 경우는... 위의 분에게 말씀하세요가 저의 대답입니다. 제가 그 위의 분이었을 때가 있는데, 일이 더 커지지 않는다 해도 위의 사람으로서 알고 있는 게 좋을 때가 있고, 위의 사람으로서 어떤 옵션이 있는 지 알려 드릴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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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강의하는 대부분의 석학부과정들은 직업인들이 학생입니다. 언젠가 누가 저보고 (제가 학생 시험을 패스를 안해주었다고) 이 학생들이 얼마나 배울려고 하고,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하는데,,, 뭐라고 하더군요. 그에 대한 저의 답은 이거였습니다.
'나의 professional 임무는 대학이 정한 교육목표에 학생들이 도달하도록 열심히 도와주는 것이며 동시에 대학교육의 질을 지키는 것이다. 학생들이 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패스할 수 없다. 내가 판단하는 건 그의 사회성이나 인간미가 아니라 그의 그 과정에 대한 지식일 뿐이다. 그것은 어떤 학생이 내가 보기에 게으르고 예의 없다 해도 그의 시험이 학교과 목표로 하는 지식에 도달했을 때 나의 그에 대한 감정과는 상관없이 학점이 매겨져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물론 우리는 끊임없이 어떻게 수업과 교육과정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교육목표에 도달 할 수 있는 가 토론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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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내내 논문 하나 둘써서 (여기서 제가 논문이라 함은 monography 가 아니라 pre reviewed articles입니다), review process 거처 빠르면 논문하나 발표하는 데 빠르면 일년반 걸리는 일을 하고 있는 데 (아 논문 자료 수집까지 치면.... ) 고등학생이 논문을 일년에 몇개 쓴다... 거기다가 논문이란 단어를 붙인다는 게.
Open access journal 이나 한 journal 안의 open access article 을 결코 약탈 학술지와 동일시 시키면 안됩니다. 같은 의도로 만들어 진게 아니니까요. 이런 약탈 학술지가 난무하게 된데에는 대학내의 publication에 대한 과도한 압박 또 거기에 대응한 우리들이 있지요. 그런데 논문을 쓰는 걸 이런식으로 생각한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습니다.
2022.05.11 20:32
2022.05.11 21:55
그렇게 해서 대학에 들어가서 얻는 게 뭔가요? 다시 돌아오지 않는 쇠똥구리 굴러가는 것만 봐도 까르르 웃는 다는 기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얻는 게 무엇인가 생각중입니다.
2022.05.11 20:44
맞아요. 교무실에서 수업 없는 교사들끼리 학생이나 수업, 학교에 대해 대화 하는 게 사실 그냥 시간 죽이는 게 아니죠.
...물론 그냥 시간 죽이는 것도 많지만(ㅋㅋㅋ) 서로 체크하며 학생이나 학부모 대하는 거든 수업이든 방향 잡아가는 게 참 중요하더라구요.
다만 한국의 경우엔 '위의 분'에게 이야기하는 건 좀 성격이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 학교에서 위에 보고하는 건 그저 혹시라도 문제가 생겼을 때 '위에다 말도 없이 맘대로 하다 망했네?'라며 아무 도움도 못 받게 될 상황에 대한 보험 같은 거라서. ㅋㅋ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단 확실히 낫다'는 건 분명하구요.
그 후보자님 따님 건이야 뭐. 어째서 그게 비난 받을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2022.05.11 22:02
네, 제 개인의 답이 아닌 교직원, 교수로의 답이라는 것.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음, 저한테는 선을 넘어 '공격적인 학생들'은 하나의 working environment 문제이거든요.
요즘에 학생들 중에는 자신을 손님의 지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는 거 같아요.
2022.05.12 14:32
생각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곳이나 다 비슷한 것 같아요. 함께 고민하고 결정을 내리면서 더 좋아지는 방향으로 나가게 되고, 오히려 코로나상황때문에 학내에서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을 같이 만들어나가고 있는 점도 있으니까요. 저희 대학은 하이브리드모드를 계속 해나갈 모양새인데, 온라인강의와 오프라인강의가 다른 설계를 요구한다는걸 윗전들에서는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강의가 녹음만 되고 그걸 서버에 올리기만 하면 온라인/오프라인교육이 된다고하는 분위기라 좀 암담하죠.
2022.05.12 20:07
맞아요. 직접 안 해봐서 모르죠. 제 직장은 작년, 재작년에 등교와 원격 수업을 오가는 와중에도 '무조건 실시간 쌍방향 수업만 해라!'라고 강요해서 여러모로 피곤했어요. 기왕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을 하게 된 김에 전에 못 해본 방식 좀 시험해보자... 라는 의욕에 불타던 동료들 다 짜게 식고 뭐. ㅋㅋㅋ 거기에 교사의 원격 수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도 너무 약했구요. 무슨 추가 앱 같은 걸 활용해보려고 해도 돈 문제 때문에 막혔던 경우가 많았네요.
카페님이 계신 곳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여기 한국은 만약 SCI 몇점이상 저널에 논문등재하면 인정해준다 그러면
SCI 몇점 이상짜리에 저자로 들어갈 기세인 고등학생과 그 부모들이 수도없이 사는 곳입니다.
저도 한국의 이 열기가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