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닥터스트레인지2는 생각보다 재밌게 봤어요. 아이언맨2 같은 영화보다 영화로서 훨씬 재밌었죠. 하지만 닥스2가 제 역할에 충실한 영화인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요. 내 기준에서 닥스2는 아이언맨2보다 못한 영화예요.



 2.마블 영화라는 건 영화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다음 영화의 징검다리가 되어줘야 할 하나의 팀이거든요. 그런데 닥스2는 축구 선수로 치면, 비싸게 주고 영입한 거물 선수가 경기에 나가서 한두골만 넣고 자기 일 다했다고 건성으로 뛰는 상황에 비유해야 할 것 같아요.


 큰 역할을 기대하고 영입한 선수라면 늘 열심히 뛰어서 본보기가 되어야야 하고 동료들을 위한 패스플레이도 해야 하고 팀 분위기도 좋게 만들어야 하고 경기장 밖에서 품행도 바르게 해야 해요. 단순히 한명의 선수가 아닌 프랜차이급, 거물급 선수들에겐 그런 기대가 부여되니까요.



 3.닥터 스트레인지2도 그런 영화였어요. 물론 영화 자체도 재밌어야겠지만 앞으로의 마블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켜주고 떡밥도 뿌리고 하면서, 요즘 지지부진한 마블 영화의 기강을 잡아줘야 하는 역할을 맡은 영화였죠. 이번에도 별볼일 없이 변죽만 올리고 끝나면 앞으로 한동안은 그런 역할을 해줄 히어로가 없었으니까요. 한데 그냥 영화 자체만 그럭저럭 볼만하고 마블 유니버스에 기대하던 무언가를 제대로 환기시켜주는 그런 영화는 아니었어요. 



 4.휴.



 5.그래서 나는 차라리 아이언맨2가 마블 영화로서는 더 좋았다고 봐요. 영화 자체의 재미는 별로였지만 자신의 스탯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 뛰는 선수처럼, 다른 솔로 영화들과 어벤저스로 가는 좋은 징검다리가 되어줬다고 보거든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팀에 기여한 플레이어라면 닥스2보다 아이언맨2를 꼽아야 해요.



 6.어쨌든 요즘 마블 영화, 드라마들을 보면 예전처럼 퍼즐이 맞아들어가는 느낌이 아니라 계속 헛도는 느낌이예요. 그리고 이젠 멀티버스까지 등장해 버렸죠. 멀티버스의 도입은 얼핏보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어서 좋을 것 같지만 글쎄요. 정말 좋은 걸까요? 


 작가의 입장에서 보면 멀티버스에 손을 대는 순간부터 더 어려운 관객들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거예요. 왜냐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 않을 관객들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는 건 몇 배로 힘든 일이니까요. 멀티버스라는 황금 거위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려면 소재들을 기가막히게 꿰는 재주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게 쉬울 리가 없거든요.



 7.글쎄요. 만약 내가 작가라면 멀티버스 소재를 쓰더라도 멀티버스는 딱 하나만 있다...라거나 딱 하나의 멀티버스랑만 연결될 수 있다...라고 제한을 걸겠지만 이미 그러면 멀티(multi)버스가 아니게 되니까요. 멀티버스를 기용하는 게 과연 좋은 선택일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8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12
120037 칼리토님 고생하셨어요 [5] Lunagazer 2022.06.02 946
120036 무서운 까마귀들 [11] Sonny 2022.06.02 695
120035 작용반작용 [2] bubble 2022.06.02 570
120034 지구이야기 - 로버트 헤이즌 [3] catgotmy 2022.06.02 242
120033 경기도지사는 새벽에 뒤집혔나보군요 [8] 으랏차 2022.06.02 1540
120032 그러니까 친문, 너희가 문제라고 [4] 메피스토 2022.06.01 1357
120031 [핵바낭] 근데 출구조사 이거 금지시켜야 하지 않나요 [11] 로이배티 2022.06.01 1400
120030 불판 - 지방선거 [2] 예상수 2022.06.01 609
120029 프레임드 #82 [14] Lunagazer 2022.06.01 283
120028 또 지나는 생각 [4] 가끔영화 2022.06.01 256
120027 <행인> 을 읽고 [4] thoma 2022.06.01 302
120026 순수문학 소설이란 무엇인가 [2] catgotmy 2022.06.01 364
120025 올해 여름은 견딜만할지 모르겠네요. [9] 산호초2010 2022.06.01 628
120024 지나다 둘의 이런 대화를 들었네요 [2] 가끔영화 2022.06.01 474
120023 샬라메가 로마 팬인 이유/피날리시마 [1] daviddain 2022.06.01 394
120022 스타크래프트 컴까기를 하면서 [2] catgotmy 2022.06.01 268
120021 미혼 중년의 삶, 최강전설 쿠로사와(1권 스포) [2] 안유미 2022.06.01 703
120020 (영화바낭)'보통 사람'은 왜 흥행이 폭망했을까? [2] 왜냐하면 2022.06.01 544
120019 프레임드 #81 [16] Lunagazer 2022.05.31 387
120018 지금 베충이들이 제일 조롱하고 있는건.. [14] 지나가다가 2022.05.31 127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