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5.29 19:27
- 엊그제 나온 듯 하구요. 에피소드는 7개인데 편당 70분 남짓 정도라서 좀 깁니다. 스포일러는 없겠지만 시즌 3까지의 내용은 당연히 들어가요.
('기묘한 이야기 : 인피니티 워' 같은 느낌적인 느낌.)
- 제가 별로 안 좋아하는 류의 스타트를 끊습니다. 전 시즌에서 '해필리 에버 애프터' 분위기로 끝난 등장 인물들의 삶이 사실은 시궁창이 되어 있었다는 거죠. 멀리 이사간 위노나네 가족 + 일레븐은 모두 찐따(...) 라이프를 살고 있구요. 한심이가 된 조나단이나 우물쭈물 윌까진 그렇다 쳐도 일레븐이 학교에서 겪는 괴롭힘은 거의 '캐리' 수준이에요. 호킨스에 남은 멤버들은 조금 나아 보이긴 하지만 이제 고딩이라서요. 인싸 or 아싸의 길을 두고 친구들끼리 갈등도 하고, 잘 안 풀리는 연애 문제로 고뇌도 하면서 지내던 와중에 당연히도 새로운 '뒤집힌 세계'의 공격을 먼저 받게될 게 이 쪽 멤버들이겠죠. 1화가 끝날 때쯤엔 이들이 이번 시즌에 겪을 중심 사건들이 본격화되고, 늘 그랬듯이 어두컴컴 피칠갑 사람이 샥샥 죽어나가는 꿈과 희망의 어린이 모험극이 시작됩니다.
(엄청나게 불어난 캐릭터들을 감당하기 위해 내내 다들 찢어져 다닙니다. 일단 팀 일레븐. 아이고 우리 윌공주님이 왜)
- 일단 다들 가장 궁금해할 그것. '그래서 재밌냐?'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 입니다.
전 사실 이게 시즌 4가 나오는 게 불만이었던 사람이거든요. 시즌 3에서 충분히 깔끔하게 완결할 수 있었던 걸 굳이 사람 몇 죽이고, 그 중 누군가는 살아 있다는 떡밥을 흘리면서 시즌을 추가한 거잖아요. 데모고르곤인지 뭔지도 분명 시즌 3 마지막에 다 처리하고 다른 차원의 문도 깔끔하게 닫아버렸는데. 전 원래 이렇게 끝낼 타이밍에 떡밥 날리고 이어가는 걸 싫어하는지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요즘 좀 시들시들한 느낌의 넷플릭스가 각잡고 새로 내놓는 시즌인데, 나오면 보는 거죠 그냥. ㅋㅋ 그리고 잘 만들었어요. 넷플릭스 전성기를 하드캐리한 시리즈답게 넷플릭스 침체기에도 조금은 도움이 되어줄 수 있을 정도?
(대체로 비중들이 비슷하지만 제 사심을 담아 팀 매드맥스. 얘들이 호킨스를 맡습니다.)
- 근데 그렇게 나온 시즌 치고는 의외로 괜찮습니다. 주요 인물들의 성장과 상황에 맞춰 등장하는 새로운 고민과 갈등들도 썩 그럴싸하구요. 새로 등장하는 빌런도 뭐 좀 억지 같아도 이 정도면 괜찮아요. 사실 빌런 자체는 이전 시즌들의 그 분(?)보다 훨씬 낫지 않나 싶었습니다. 빌런의 변경으로 성격이 많이 달라진 호러 장면들도 괜찮았구요. 중간중간 긴장 해소용으로 들어가는 드립과 개그들도 대략 그 캐릭터가 그런 상황에 해 봄직한 것들로 잘 깔아놔서 효과 괜찮았구요.
또 시즌을 거듭하며 불어난 그 많은 복작복작 캐릭터들에다가 몇 명을 더 추가까지 해버린 것치곤 각자의 캐릭터나 이야기들이 꽤 적절한 비율로, 조화롭게 잘 들어가 있어요. 새 캐릭터들도 잘 만들어놔서 오래 걸리지 않아 금방 적응되고 정 붙고 그러더군요.
(그리고 팀 어르신s.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 무슨 일을 겪어도 계속 개그톤이라 더 좋았습니다. ㅋㅋ)
- 원래부터도 그랬지만 이번 시즌은 유난히 너드 환타지입니다.
미국에서 사탄 숭배 어쩌고가 전국적으로 이슈이자 히스테리였던 건 아는데 그게 80년대였나 보죠? 암튼 주인공들이 좋아하는 D&D 게임이 사탄주의 아이템으로 지탄을 받고, 주인공들이 속한 D&D 모임이 사이코 연쇄 살인 집단으로 몰리면서 온 마을 사람들이 정신줄 놓고 갸들을 잡으러 다니는 전개를 보니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차피 완결 부분에선 저 너드들이 또 다 무찌르고 마을 사람들 구할 텐데. 아마 이번엔 그들이 히어로였다는 걸 마을 사람들이 다 알게 되고 참회, 찬양을 하겠구나... ㅋㅋㅋ
(그러니까 현실 미국의 운동부 주장 & 인싸 여러분. 제발 학창 시절에 너드들에게 잘 좀 합시다. 자꾸 이렇게 픽션으로 복수하잖아요.)
- 다만 한 시즌을 반토막내서 공개한 시즌의 문제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름 신경 써서 배치하고 조절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결국 중간에, 그것도 중요한 타이밍에 툭 끊겨 버리기 때문에 다 보고 나면 좀 짜증납니다. ㅋㅋ
'기승전결'이 아니라 '기승전', 그것도 '전'의 첫머리까지만 보고 끝내버린 찜찜함. 찾아보니 나머지는 7월 1일에 공개된다는데, 스포일러 잘 피할 자신 있으신 분들은 그냥 그 때 몰아서 보시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사실 대단한 스포일러도 없어요. 게다가 이거 이미 시즌 5가 확정인지라 7월 1일에 나올 것까지 다 봐도 안 끝나구요... orz
이전 시즌에서 1년 지났다고 주장하며 나오는 이야기치곤 (현실 시간 경과는 3년입니다) 배우들이 너무 훅 커버려서 이미 많이 어색하던데. 다음 시즌에라도 제발 확실히 끝장을 내주길 바라네요.
(마이크는 이미 스물이 넘었고 일레븐도 한국 나이로 내년에 스물입니다.)
- 아, 그리고 한 가지. 이걸 오랜만에 보다 보니 제가 제 생각보다 여기 캐릭터들에 정이 많이 들었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ㅋㅋ
원래도 좋아했던 우리 순정남 진주인공 스티브, 여전히 개그 담당이지만 귀여워서 좋았구요. 다만 오묘하게 이 분에게 희망을 주는 전개는 백퍼 잘 안 될 거라 좀(...)
맥스는 전반 이야기동안 이전보다 큰 비중으로 좋은 연기 보여주고요. 우마 서먼 & 에단 호크 따님 캐릭터도 재밌고 좋습니다. 엄마가 백치미 캐릭터 연기할 때랑 되게 비슷해서 더 반가운 느낌도 있었구요. 새로 등장한 오타쿠 '에디'는 뭔가 젊은 보급형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느낌인데 뭐 나쁘지 않았어요. 지구 최강 억척 엄마 & 연인 캐릭터 조이스도 이번엔 훨씬 활기차게, 본인 역할 따로 맡아 활약해서 좋았구요. 뭐... 그렇죠. 이쯤 된 드라마의 새 시즌이란 이런 맛으로 보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구 맘대로 보급형 뭐시기냐능!!!)
- 어차피 보실 분들은 다 볼 드라마라 짧게 정리하자면요.
괜찮습니다. 오랜 세월 돈 왕창 박아 준비한 값을 해요. 태생부터 사족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런 것치곤 이 정도면 참 잘 해냈다는 느낌.
전보다 호러도 (제 취향엔) 나아졌고 유머도 여전하고 정든 캐릭터들 중 특별히 망가지거나 소외되는 애도 없이 잘 다뤄주고요. (아, 조나단은 좀...;)
다만 이렇게 적으면서 생각해보니 일레븐과 함께한 캐릭터들은 좀 비중이 하찮긴 했네요. 조나단과 윌 얘깁니다. 영원히 고통 받는 윌
어쨌든 남은 파트2까지 봐야 일단락이라도 날 이야기이고, 시즌 5가 이미 확정된 시리즈이니 스포일러만 잘 피할 자신 있으시면 좀 나중에 보셔도 상관 없겠는데요. 요즘 넷플릭스에 그렇게 볼만한 게 많지 않으니... ㅋㅋ 각자 사정대로 잘 선택하심 되겠습니다.
그냥 전 기대보단 훨 재밌게 잘 봤다는 거.
(어서 재생하라고!!!!!)
+ 극중에서 아주 중요하게 반복해서 나오는 노래 하나가 있는데, 정작 제대로 들리는 장면이 별로 없어서 찾아봤습니다.
시즌 4의 맥스 상태를 생각하면 뭐, 이런 분위기의 곡이 인생곡이어도 그렇게 어색하진 않겠구요. ㅋㅋ
++ 이런 10대들 나오는 미쿡 드라마들 볼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그 동네는 학교 폭력이 정말 그렇게 심각하고, 그렇게 대놓고 벌어지는 건가요.
요 시즌에서 일레븐이 당하는 일들 같은 건 한국에선 거의 상상불가 수준인데요. 뭐 당연히 벌어질 순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하찮게 넘어갈 순 없죠 절대로.
+++ 이 시리즈에서 유독 살짝 거슬리는 부분인데요. '자~ 가서 괴물 무찌르고 다 해결하자!!' 라는 식으로 주인공들이 설칠 때마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미 벌어졌고 경찰이 수사 중인 사건들이 있는데 아무도 모르게 자기들끼리 해결해버리면 용의자로 찍힌 애한텐 전혀 해결이 아닌데??
++++ 아. 7월에 공개된다는 파트2는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파트2와는 성격이 많이 다른 모양입니다. 에피소드가 두 개라고 하더라구요? 근데 그것 하나 하나가 영화 한 편 분량이래요. 뭐죠 이 어정쩡함은. 어차피 그걸로 완결도 아니면서...;
+++++ 이번에도 역시 소련은 사악하고 못되고 야만적인 인류의 적으로 나옵니다만. 그래도 이젠 스토리상 비중이 있는 소련 캐릭터들이 들어가면서 전체적으론 이전 시즌들만큼 단순 무식 악마화라는 오명은 안 들어도 될 것 같더라구요.
근데 현실 정세를 보면 그게 말입니다 엄...
2022.05.29 19:44
2022.05.29 20:00
2022.05.29 20:04
전 스티브의 베이비시팅 개그들이 좋더라구요. 스티브 넘나 귀여운 것...
윌은 처음엔 '그 꽃미소년이 왜 이렇게 됐어!!' 했는데 보면 볼 수록 샤이니 민호 생각나게 잘 컸다 싶더라구요. 그 무리들의 비주얼 담당이었는데. 잘 자라야할 의무가 있는 겁니다!! ㅋㅋㅋ
2022.05.29 20:14
2022.05.29 21:35
따져보니 벌써 첫 공개로부터 6년이나 흘렀네요. 그 귀여운 것들의 귀여움 유통 기한도 얼마 안 남았구요.
시즌 5쯤으로 마무리해서 끝내고. 한 20년쯤 후에 후속 시즌 만들어서 스티븐 킹 '그것' 삘로 마무리하면 감동적(?)이겠다는 뻘생각을 해봅니다. ㅋㅋ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2022.05.29 20:02
사실 현실에서라면 주인공 친구들은 싹 다 현실 부적응 히키코모리나 사이코패스 범죄자가 되었어도 부족함이 없겠죠. 드라마니까 가능한 강철 멘탈들. ㅋㅋㅋ
'서로 이야기를 하라고!!!'는 이런 류 드라마나 영화들의 필수 요소 같아요. 그래서 작가들도 죄책감(?)없이 그냥 그렇게 쓰는 것 같고. 근데 현실에서 살면서 경험해 본 바론 의외로 사람들이 그렇게 중요한 얘길 서로 안 나누고 각자 쌓아두다 폭발하는 게 다 털어놓고 잘 지내는 것보다 오히려 더 흔한 일이긴 하죠. 작가들이 그것까지 생각해서 쓰는 것 같진 않습니다만.
엄청 좋아하는 시리즈이지만, 1부터 느꼈던 ‘그니까 좀 서로 얘기를 하라고!!!’의 답답함을 또 느끼고 있습니다……
이것도 애정의 한 부분이겠지요ㅋㅋㅋ
두번째 파트가 7월 오픈이면 그나마 다행인데, 와 지금 볼게 너무 밀려서ㅜ(왓치맨, 배터콜사울 등등) 파트 2까지 나온 다음에 달리는게 나앗을까, 아니야 그땐 또 다른게 나오겠지 막 그러고 있습니다ㅎㅎㅎ
근데 이 아이들 저런 성장기를 보내고 멀쩡히 성인이 될수 있을랑가욬ㅋㅋㅋㅋㅋ
뭐 매년 몇명씩 죽어나가면서 지구를 지켜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