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영화/드라마 중에 COVID-19 판데믹 시대 마스크/격리가 직접적으로 반영된 작품이 흔치는 않죠.

코로나 유행 여부를 떠나 이 시기에 만들어진 많은 영화나 드라마들에서 판데믹이 없는 "평행우주"가 다뤄졌던 듯 한데..

스티븐 소더버그의 최신작 "키미"는 이 판데믹 상황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희귀한" 장르영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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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만... 히밤오맥스??? 그렇다면 웨이브에??? 껄껄껄.. 어차피 웨이브 구독 안하니 속쓰린 마음은 접어둡니다..ㅎ)


영화의 주인공 앤절라(조이 크래비츠)는 과거 좋지 않은 일을 경험한 뒤로 광장공포증이 있어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데, 코로나-19 판데믹 상황은 이러한 앤절라의 성향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결벽증/강박증도 있어 보이는 앤절라는 집밖으로 나간지 오래되었으며 맞은편 건물에서 사는 썸남(테리)을 간혹 집으로 초대하긴 하지만 외출은 극구 거부하며, 이러한 앤절라의 행동에 테리도 지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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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은편 건물 썸남을 관찰하고.. 거꾸로 다른 남자에게는 관찰당하고.. 판데믹 시대의 "이창"..?)


한편, 앤절라의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딱 맞는 직업이 있었으니,

"키미"라는 새로운 인공지능 플랫폼은 알렉사나 구글 같은 인공지능과는 달리 사용자의 명령 언어 데이터에 대해 사람이 직접 하나하나 들으면서 분석해서 오류를 수정하는 방법으로 성능을 높이고 있었으며,

이러한 작업을 위해 앤절라 같은 "스트림 분석가"들이 고용되고 있었습니다.

즉, "키미, 테일러 스위프트의 Me 틀어줘" 같은 명령어에 인공지능 입장에서 Me가 노래 제목인지 모르고 삽질하면 그걸 교정해주는 등의 역할이죠.

백퍼 재택근무 가능한 꿀직업..!인 듯 한데 사실 대부분이 단순작업이라 재미는 없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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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표정이..)


그런데 스트림 분석을 하던 중...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뭔가 이상한 대화를 듣게 되고...!

음성만 따로 추출하여 분석하여 보니 범죄가 의심되는 상황입니다!

놀란 앤절라는 즉시 윗선에 보고하고 상의하려 하지만 기업공개(IPO)를 앞둔 시점에 회사에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 윗선은 그 녹음을 무시하라고 하거나 감추려고만 하고,

그 와중에 지구반대편 동료의 도움을 받아서 좀 더 분석하다가 무서운 사실을 알게된 키미는 이제 쫓기는 처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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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박한 상황은 이해하지만 턱스크는 안됩니다....!)


COVID-10 판데믹 상황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스릴러인 이 영화는 특히 결벽/강박증이 있는 주인공 앤절라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했습니다. 연출의 힘이기도 하고 조이 크래비츠의 연기도 무척 좋습니다.

소더버그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영화를 만들었고, 관련 기술에 대한 고증도 괜찮습니다...(만 제가 관련 기술 전문가는 아니니 문외한이 보기에 고증이 좋은 것으로..ㅎㅎ)

다만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너무 깔끔하게 만들다보니 약간 울퉁불퉁한 맛도 있어야 재밌는 장르영화의 즐거움은 좀 약하지 않나 싶긴 하네요.

뭐 음식도 깔끔한 맛 vs 재밌는 맛 취향 갈리듯이 소더버그식 연출이 취향인 분들은 제 소소한 불평과 상관 없이 이 영화도 불만없이 즐기실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 영화에서 아마존 알렉사에 녹음된 살인 용의자의 음성과 관련된 법적 분쟁 이야기가 나오는데, (https://zdnet.co.kr/view/?no=20170308085152) 

애초에 이 영화도 이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전개 과정에서의 비교적 건조한 플롯에 비해 마지막 활극은 조금 비현실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좀 들긴 하지만,

메이저 영화에서 이정도의 활약은 납득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아래는 영화 제작 과정인 듯 한데..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촬영하였습니다"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할 수 있을듯 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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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추가 정보 하나..

이 영화의 인공지능 "키미"의 목소리를 녹음한 배우는 소더버그의 전처이더군요.

쿨내 가득한 쌀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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