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로 70주년이 됐네요. 런닝타임은 86분. 결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적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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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생 첨으로 원제의 뜻을 확인해 봤는데, '금지된 장난'이라네요. 허허. 의심해서 죄송.)



 - 2차 대전의 피난길입니다. 엄마, 아빠, 5~7살쯤된 어린 딸과 멍멍이 한 마리가 탄 차가 고장이 나요. 목숨을 건 피난길이 막혀 버리니 분노의 뒷 차 사람들이 와서 차를 길 밖으로 굴려 버리고. 적기의 공습 와중에 다리로 튀어 나가버린 강아지를 잡겠다고 튀어나간 딸을 구하려다 부모는 모두 사망. 보람도 없게 강아지도 죽고 소녀만 남아요. 결국 보호자 없이 정처 없이 헤매던 소녀는 운 좋게 성격 좋은 농가의 한 가족을 만나 그곳에 머물게 되고. 그 집의 열 살 난 막내 아들과 절친이 됩니다. 그런데 방금 겪은 난리로 인해 소녀는 '죽음'이란 것에 관심을 갖게 되고, 소년은 소녀가 원하는 건 다 해주려다가 그만 마을에 분란을 가져오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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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원에 팔던 악보 표지에도 요게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 이 영화를 보고 정보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당황스런 사실. '태양은 가득히'와 이 영화 사이에 고작 8년 밖에 흐르지 않았더라구요? 전 느낌상 뭐 거의 20년은 차이 나는 영화겠거니... 했었죠. 흑백/컬러 차이도 있고, 다분히 네오 리얼리즘스런 이 영화와 본격 장르물인 '태양은 가득히'는 톤도 워낙 달라서요. 같은 감독이란 것도 좀 어색한데 10년도 차이가 안 난다니 신기하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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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봐도 아주 먼 옛날 영화 느낌 아닙니까. 뭐 80년대 기준으로 30년 전이었으니 요즘으로 따지면 90년대... 아, 아닛!!!)



 - 근데 보다보면 그런 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처럼 디테일한 묘사가 나오는 와중에도 미장센이 참 예쁘게 잘 다듬어져 있어요. 자꾸만 배우들 얼굴에 파리가 날아와 붙고 가난하고 열악한 살림살이를 화면에 잡고 있어도 어쨌든 예쁘고 서정적입니다. 분명 '리얼리즘'이라 불러줄만한 뭔가를 보여주고 있는데도 계속해서 어떤 예쁘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화면에서 떨어져 나가질 않는 느낌. 이런 거 생각하면 '태양은 가득히'가 그렇게 어색하진 않기도 하구요.


 그리고 그런 스타일이 영화 내용과 잘 맞습니다. 전쟁의 참상... 이 배경이라고는 해도 영화에 그게 직접 묘사되는 분량은 아주 적고. 영화의 이야기는 대부분 그딴 거 뭔지 잘 이해도 못하는 어린 소년 소녀의 시선으로 전개가 되며 그 이야기가 결국엔 뽀송뽀송 앳되고 귀여운 첫사랑 로맨스 같은 거란 말이에요. 계속해서 간잡적으로, 혹은 부수적으로 전쟁 얘기가 낭긴 하지만 어쨌든 핵심은 그거니까요. 그리고 여기에서 등판하는 게 바로 그 유명한...




 - 로망스! ㅋㅋㅋㅋ 그러합니다. '생감자로 만든 포테이토칩, 농심 크레오파트라~'와 함께 80년대 통기타 학습자와 그 가족들의 뇌 속에 콱 쑤셔 박혀버린 그 곡. 전설의 레전드. 모르면 간첩. 영화는 몰라도 곡은 모두 다 안다는 바로 그것. 귀여운 꼬맹이들의 꽁냥거림과 서정적으로 아름다운 화면에 이 곡까지 걸쳐지면 완성도고 메시지고 르네 클레망이 어떤 감독이고 뭐 이런 거 다 됐고 그 시절 사람들이 이 영화를 왜 그리 좋아했던 건지는 단박에 이해가 돼요. 이것이 추억의 영화 음악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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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빠, 나 저거 갖고 싶어. 라는 팜므 파탈 뽈레뜨씨.)



 - 뭔가 좀 '소나기' 생각도 나고 그러더라구요. 도시에서 굴러온 팔자 사나운 뽀얀 소녀와 혈기왕성 시골 소년. 그리고 주로 소년 입장에서의 (사실 이 영화의 소녀는 너무 어려서 연애 감정 같은 건 전혀.) 비극적 첫사랑. 소녀에게 잘 보이려고 오바하는 소년의 모습 같은 것도 비슷... 하다고 우겨 보구요. ㅋㅋ 우연히도 둘이 같은 연도, 1952년에 나왔네요. 그러니 아무도 안 알아줘도 저 혼자 계속 비슷하다고 우겨보겠습니다. 하하.




 - 뭐 더 길게 말할 게 없네요.

 잘 만든 반전 영화이고 또 꽤 근사한 멜로(?) 영화이기도 합니다. 

 사실 요즘 기준으로 볼 때 좀 조미료가 많이 부족한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옛날에 그렇게 널리 사랑받을 수 있었겠죠.

 암튼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전쟁물인데도 막 마음 졸이고 너무 보기 안쓰럽고 그런 것 없이 적당히 짠한 맘으로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거.

 저처럼 테마 음악만 수만번 듣고 정작 영화는 안 본 분이 또 계시다면 한 번 보실만 해요.

 딱 86분 투자해서 인생 숙제 하나를 해치운 느낌이네요. ㅋㅋㅋ 잘 봤습니다.




 + 다들 아시겠지만 여기서 주인공 여자애를 연기한 분은 먼 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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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한국인의 레전설 탑골 무비에 출연하셨죠. 어릴 때 얼굴이 보여요. ㅋㅋ



 ++ 한국버전 포스터들이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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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8년의 포스터래요.

 그렇담 저 '로망스'의 멜로디는 제가 국딩 때 이미 30년째 한국에서 사랑 받는 중이었던 거군요.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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