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계속 불편한 글만 올리네요. 언젠가 정말 추천할만한 영화나 드라마 이야기라도

올릴 수 있을 때가 있겠죠.


정치, 젠더, 종교, 사회, 어떤 이유에서든 찬반 논란, 아니 어떤 류의

논란이 일어나는 글을 쓰는걸 극도로 싫어하고 댓글도 안달았는데

논쟁이 될만한 글을 써놓으니 댓글 달면서도 감정적인 에너지가 꽤 많이 소모되는군요.

역시 스트레스 받은 일;;;;;; 


제가 까칠한 댓글을 달았던 분들도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그 의견에 대해서 찬성하지 못할 뿐입니다.

개인적으로 다른 글에서는 편안한 대화를 계속 나누고 싶은 분들이라

안타깝네요.


유희열 표절건에 대한 왈가왈부, 토론 이런걸 하려는 건 아닌데~~~~

사실 다른 게시판에서 정말 충분히 길고 긴 토론글들을 읽었어요.


그러면 말도 꺼내지 말아야겠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상한거죠.


제 느낌은 아주 오랫동안 믿었던 정다운 친구였는데 내가 믿었던 친구가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아니라는걸 충격적으로 알게 된것같은 기분이에요.


20년 넘게 알던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사실 방송으로만 알았던 사람인데도 말이에요.


"니가 그런 사람이었어? 그렇게 도둑질을 하고도 죄책감도 없는 사람이었어? 어떻게 니가?"


사실 지금도 이 사람이 반드시 엄청난 현실적인 처벌을 받아야 한다, 망해봐야 한다, 이런 것보다 허탈해요.

실제로 유희열은 건재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도 알아요. 


이 사건에 대해서 두가지 입장이 있죠.


1. 표절이라는건 정말~~~ 판단하기 어려움. 

   유희열 말대로 "무의식적으로"만들어진, 혹은 "레퍼런스"곡들임.

   그리고 원래 표절 다른 사람들도 다~~~~하고 그랬어, 그러고도 안걸린 사람들도 

    많은데 왜 유희열만 뭐라 그래? 

]

 이 사건으로 굳이 100분토론씩이나 하냐? 마녀사냥이냐? 정치권의 물타기냐?


2. 오랜 팬이었음.(음악이든 방송이든 혹은 둘 다)

   오랜 팬이라서 더 배신감때문에 용서할 수 없음.

   최소한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도 하차해야함.


저는 당연 표절이라고 생각하고 배신감도 느끼는 두번째 부류니까 글을 쓰겠죠.


표절도 충격이지만 표절에 대한 그의 미온적인 사과같지도 않은 사과를 보고,

또 처음부터 아예 덮고 가려던 안테나 뮤직의 태도부터, 이 사람은 전혀 남의 곡을

베끼는 것에 죄책감이 없다는걸 확인했어요. 방송도 대중들 반응을 눈치를 보고

있다 싶어요. 깨끗하게 어느 방송 하나 자진하차한다는 방송도 없죠.



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의식이 없는 인간들을 제일 싫어하는데요.

누구나 잘못을 하지만 깨닫고 반성하고 돌이키려고 해야, 그게 힘들지만 그래야 사람이죠.



"유희열의 음악도시"가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2~3년 정도?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듣는 이 방송을

듣는게 그 당시 저의 유일한 삶의 기쁨이자 큰~~~위로였어요.

어떤 의미에서는 뭔가 정말 현실의 친구처럼 게스트들까지도(윤상, 이현우, 김장훈, 윤종신) 

목소리만 들어도 반갑고 기다려지고. 그리고 누구보다 DJ인 유희열의 말한마디에 크게 웃고

(나를 그당시 웃게 해준 유일한 사람) 행복해하고 때로는 감동받고 위로받고 참 좋아했어요. 하루종일 이 방송만 기다렸죠. 

그 시절의 추억은 테이프에 녹음해서 계속 듣고 또 들을 만큼 소중했죠.

그 방송이 끝나자 내 인생의 소중한 시절에 억지로 헤어지기 싫은 사람들과 이별을 한것처럼 너무나~~인생의 큰 추억이었어요. 


저는 열성 토이팬은 아니지만 누구나 들어도 서정적이고 마음에 와닿는 음악이잖아요.

음악은 그 정도, 저한테는 아주 친밀한 라디오 DJ로 크게 위로를 줬던 사람이죠.


아주 특별한 옛날 친구같은 느낌으로, 그 이후에는 그 사람의 방송을 다~쫓아가며 보고 들은건 아니라도

"알쓸신잡" "대화의 희열"같은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 좋아했고 거기에서도 좋은 진행했으니까

늘 흐뭇한 마음으로 믿고 보는 사람이었어요.


이 사람이 더이상 음악보다는 방송에 치중하는 연예인이라는걸 비난조로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방송인으로써 좋은 자질이 있는 사람이니까 음악활동을 덜한다고 그게 잘못은 아닌데

아직도 꽤 큰 곡작업이 들어오는 사람인줄은 잘 몰랐어요.


그리고 이 사람은 "익숙한" 방식으로 늘 그랬듯이 표절을 하다가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거죠.


아마 다른 어떤 유명한 뮤지션이라 해도 유희열이 아니었다면 이처럼

마음이 씁쓸하지는 않았을거에요.

전 현재 대중음악계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까요.

어쩌면 우리나라 대중음악에 대해서는 1990년대 혹은 2000년 초반 정도에 마음이 매여있는 사람이죠.


여기 게시판에도 "꼭 표절이라고 단정할건 아닌데"라는 분들도 있겠죠.



유희열이 이후에 어떤 행보를 보이든, 잘되든 못되든 그건 흘러가는대로 되겠죠.


전 글을 쓰지만 약간 이제는 좀 충격이 가시고 마음은 정리가 되어가네요.

그래도 최근의 뉴스 중에서 (뉴스 잘 안봄;;;;) 가장 마음을 흔들었던 사건이라서 써봐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38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0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467
120643 카라 새 멤버 확정 [11] 닥터슬럼프 2014.07.01 5186
120642 보호받을 변태는 따로 있는가? [40] 닌스트롬 2013.03.21 5186
120641 대단한 화장품 ... [33] nobody 2011.04.05 5186
120640 <소셜 네트워크> 등장인물들 실사 [11] morcheeba 2010.11.20 5186
120639 [듀나리뷰랄라랄라] 포화 속으로 [10] DJUNA 2010.06.11 5186
120638 타블로 사건을 보면서 느낀점.. [4] 죠 죠 2010.06.11 5186
120637 서남수 장관 라면 먹방의 진실 [11] 참여 2014.04.21 5185
120636 [기사] 무릎팍 도사에 박지성 선수 아빠 출연 예정 [20] espiritu 2013.06.24 5185
120635 여성분들은 패션에 관심 많은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세요? [20] 자본주의의돼지 2010.08.22 5185
120634 서태지 컴백 공연 표가 남아 도네요 [7] espiritu 2014.09.10 5184
120633 살 빠진 장미란 [4] espiritu 2013.03.19 5184
120632 휴덕은 있어도 탈덕은 없다 [11] 자본주의의돼지 2013.02.23 5184
120631 싸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술먹어 [8] refrain 2012.09.20 5184
120630 공지영 산삼 발언-.- [21] 사과식초 2012.03.21 5184
120629 제임스 프랑코가 많이 하는 건 그 뿐이 아니에요. [16] 머핀탑 2010.09.08 5184
120628 제주 여행 후기 [11] GREY 2010.07.15 5184
120627 최근에 만화방 가보신분 있으신가요? (영등포 일대?) [24] elief 2012.09.11 5183
120626 서양남자들도 귀척을 하나요? [10] 사회지도층 2011.08.20 5183
120625 스마트폰 싸게 쓰는 법. [15] 자본주의의돼지 2011.05.27 5183
120624 한국이 유독 층간소음문제가 유별난 이유에 대한 전문가적 고찰? [17] soboo 2011.03.29 518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