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긴 방'과 잡담

2022.07.14 12:18

thoma 조회 수:480

마르틴 베크의 '잠긴 방'을 아껴가며 다 읽고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그냥 짧은 영업 글만 쓸게요.

이 시리즈는 대체 불가의 매력이 있음을 다시 느낍니다. 수사 과정과 등장 인물의 현실성도 확보하면서 중심 인물의 매력을 굉장히 선명하게 살려요. 마르틴 베크에게 특별한 능력은 없어요. 학력, 지능, 부모 뭐 이런 배경의 후광 효과는 하나도 없죠. 있다면 인내심? 되새김질 습관? 그러네요, 이 능력으로 버텨오고 인정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소설에서도 베크는 겨울 나무 같이 마르고 건조하고 밋밋함을 뽐내며 독자를 사로잡네요. 난 스몰 토크는 안 해, 라고 인데버 모스도 말했지만 진정한 그 분야의 장인은 베크가 아닌가 싶어요. 

소설은 은행 강도 건과 밀실 시체 건이 나란히 수사 되다가 마지막에 두 건이 만나며 아이러니한 결말을 맺어요. 전형적인 경찰들의 협업 수사와 베크의 추리 기반 단독 수사가 함께 전개 됩니다.

이야기의 짜임새도 멋지지만 콜베리나 군발드 같은 수사관들의 익히 아는 개성을 접하는 즐거움과 마르틴 베크의 수사 과정 그리고 일을 하지 않을 때의 은둔자 비슷한 일상 같은 것에서 저는 무척 합이 맞는 즐거움을 느꼈어요. 예를 들면 시간이 나면 자주 부두로 나가 산책하고 그가 좋아하는 배를 구경하는 것. 이제는 과거와 달리 배도 틀에 박힌 페리 뿐이고 다양한 부두 노동자도 사라져 가서 볼거리가 없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요. 이번 책까지는, 아직은 혼자 이렇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다음 책에선? 베크가 연애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쉽게도. 


제 일상 얘기 조금 하자면, 일주일 전 새벽에 발에 쥐가 나서 침대에서 내려오다 넘어졌어요. 잠결이라 완전 무방비로 뒤로 넘어져 허리뼈 하나가 압박골절이 되어 계속 누워 지냈어요. 골다공증이 있어서 골절이 쉽게 왔다고 합니다. 걷기는 되고 삼일 전부터 스타워즈 병사처럼 보조기를 착용하면 앉아 있는 게 가능하네요. 침대 발치에 러그 카페트 까는 이유를 알았어요. 저는 먼지 땜에 기피했거든요. 주로 누워 있어서 눈팅 위주가 될 거 같습니다. 다들 다치지 마시고 주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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