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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감동을 못할까봐 레퍼런스로 언급되는 히치콕의 [현기증]과 데이비드 린의 [밀회]를 챙겨보고 갔습니다만... 다른 레퍼런스 작품인 [아내는 고백한다]와 [빗 속의 방문객]을 안보고 가서 그런 것일까요? ([화양연화]는 조금 더 아껴두고 있습니다) [밀회]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렸는데... [헤어질 결심]을 보면서 쏟아낼 감동을 다 써버린 것인지!! 


요새 계속 들어서 깐느나 베니스에서 호평받은 수상작들을 혼자 멀뚱히 보는 일이 잦네요. 세상 모든 작품들이 켄 로치 작품처럼 진짜 직설적으로 확 뜨겁게 와닿지는 않겠습니다만은. [헤어질 결심]을 보면서도 박찬욱의 카메라 무빙과 편집에 막 질려하다가 스토리를 쫓아가는 건 좀 버거웠던 것 같습니다 ㅋ 평론가들이 거의 만장일치로 이렇게 별 네개 반에서 다섯개 주는 작품은 의심의 여지 없는 걸작이라고 생각하는데...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딱 그랬으니까요)  아직 씨네필이 되기에는 한참 멀었나봅니다. 액션영화만 좋아하는 인간이 되어버린 건지.


어쩌면 최근의 심리 상태가 뭔가 막 고양되고 카타르시스가 끓어오르는 그런 + 의 작품보다는, 무저갱으로 좀 빨려들어가는 것 같고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되는 그런 - 의 작품들이 더 맞나봅니다. 영화도 다 때가 맞아야 하는 것인데 말이죠. 저도 다른 분이 말했던 것처럼 그 참을 수 없는 그 고양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이 작품 보면서 반복적으로 쏟아지는 히치콕 레퍼런스들을 반가워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현기증]을 이야기하지만 전 이 작품이 [이창]과 훨씬 더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제가 쓸 수 있는 리뷰라고는 히치콕 작품의 테마들이 어떻게 삽입되었는지 그 정도 뿐이겠네요... 재관람 예정입니다. 사실 외국어 영화라면 그 대사나 로컬의 문화를 모르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어로 된 한국 영화를 보고 혼자서만 멀뚱멀뚱거리는 건 제 자신에게 참 아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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