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작이고 런닝타임은 77분(!), 장르는 코믹한 성장물이에요.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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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들 아시다시피(?) 중의적으로 꽤 도발적인 제목입니다. 쉼표를 느낌표로 바꾸면... ㅋㅋㅋㅋ)



 - 배경은 서기 2000년 즈음의 언젠가입니다 주인공은 카톨릭 학교에 다니는 여고생이고요. 천진난만 순진무구하게 학교 선생님들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학생이었지만 최근에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글쎄 자기가 어느 파티에 가서 남학생 하나와 함께 '샐러드를 버무렸다'는 소문이 난 거예요. 헛소문 자체도 억울하지만 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어서 (친구들도 안 알랴줌!!) 더욱 더 억울합니다. 그러던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3박 4일 학교 캠프에 다녀와서 자기 삶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듣게 되고, 본인 인생도 좀 바꿔 보고 싶은 마음에 절친과 함께 그 캠프에 따라가게 되죠. 하지만 당연히도, 주인공의 선량한 마음과 다르게 이 캠프에서 찾아오는 건 예상못한 고난과 역경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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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저 인터넷 영퀴 좀 즐겨보려다 새로운 세상에 눈을 떠버리는 중이시구요.)



 - 일단 극중 배경이 20년쯤 전입니다. 그리고 배경은 카톨릭학교와 그 학교 주최 캠프. 게다가 도입부에서 주인공이 뒤늦게 이제사 성에 눈뜨기 시작한다는 전개를 보여줬으니 대략 어떤 이야기로 흘러갈지 알 수 있겠죠. 10대 섹스 코미디처럼 굴러갈 분위기이고 실제로도 그런 장면들이 많이 나오지만 각본 및 감독 그리고 주연 배우가 모두 여성이에요. 21세기 여성 감독이 아마도 본인 경험을 무척 많이 반영한듯한 이야기로 만든 영화죠. 그렇다면 대략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짐작이 되고 정말로 영화는 그런 길로 갑니다. 세상에서 가장 건전한 청소년 섹스 코미디랄까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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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대체 내가 무슨 샐러드를 버무렸다는 건데???) 



 - 카톨릭 학교의 억압적인 성교육, 미국 고등학교 특유의 루머와 따돌림. 그리고 그런 일에 맞서 싸우기엔 너무 순진하고 여려보이는 주인공. (얘는 영화 시작시까지 정말 착실한 카톨릭 학교 학생입니다) 다크하게 다루기 딱 좋은 소재와 상황이지만 이미 제목에도 적었듯이 이 영화의 특징은 동글동글 원만하다는 겁니다. 일단 주인공의 캐릭터부터 그래요. 순진 & 천진하지만 절대로 약한 아이는 아닙니다. 처한 상황을 생각하면 은근 멘탈도 튼튼한 편이고 또 자신이 처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은근 과감한 일들도 혼자서 막막 마구 저지르는 맹랑한 구석이 있는 캐릭터거든요. 이런 행동에 특유의 천진난만함이 결합되어 계속 피식 피식 웃으며 구경하고 응원 할 수 있는 캐릭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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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노인들 같았음 '이 여시 같은 가시나!!' 소리도 들었음직한. ㅋㅋㅋㅋㅋ)


 주변 사람들도 그래요. 뚜렷한 악의를 품고 주인공을 고난에 빠트리고 고문하는 캐릭터가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다들 흠은 있지만 평범한 정도이고 본인 삶에 진지할 뿐 남을 해치려드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래서 주인공이 겪는 고난도 현실적으로 10대 시절에 학교와 친구들 사이에서 몇 번은 겪음직한 평범한 고난들로 한정이 되구요. 또 그걸 받아내는 우리의 주인공이 천진난만 쉴드로 데미지를 반사하며 심지어 빠짐 없이 반격까지 시전하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을 상황은 잘 벌어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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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나름 열심히들 사는 거죠. 사실 주인공이 혼자 많이 늦었을 뿐.)


 그리고 이런 영화의 톤은 마지막에 대놓고 요약, 제시되는 영화의 주제와 잘 어울려요. 결국엔 모두가 다 이 망할 놈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서 겁나게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는 거죠. 주인공도 친구도 신부님도 심지어 루머를 퍼트린 나아쁜 녀석까지도 다들 짠하고 모자란 사람들이며, 주인공이 해야 할 일은 그저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무거운 주제들을 다루면서도. 그리고 은근 할 말은 다 하면서도 최종적으로 영화는 밝고 따뜻한 톤을 유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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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절친역 배우 똘망똘망 좋았는데 역할도 비중도 그냥 그래서 좀 아쉬웠구요.)



 - 여기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나탈리아 다이어의 연기에요. 비쩍 마르고 예민해 보이면서도 동시에 당돌한 눈빛을 가진 이 배우의 찰진 연기 덕에 주인공 앨리스의 캐릭터는 귀엽고 생생하게 잘 살아 나고요. 무엇보다 웃깁니다. 이 배우의 출연작을 본게 '기묘한 이야기' 밖에 없어서 몰랐는데 코미디 연기에 상당히 소질이 있네요. 능청스럽게 웃기기도 잘 하고 막판에 신부와의 1:1 대결(?) 장면처럼 뭔가 복잡스런 심경 표현도 잘 해요. 그래서 그냥 내내 사랑스럽고 웃기고 갸륵하고 장하고 그렇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작품들 만나서 실력을 뽐내는 모습을 보고 싶더라구요. 아마도 그렇게 되겠죠 이미 우주 히트작 '기묘한 이야기'에서 꽤 큰 지분을 차지해낸 인기 배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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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결!!!!!)



 - 사실 그렇게 길게 많이 이야기할 성격의 영화는 아니에요. 런닝 타임도 짧고 담긴 이야기도 소박하고요. 

 전형적인 - 요즘 들어 자주 보이는 - 여감독의 자전적인 여성 성장담입니다. 소박, 둥글하면서도 할 이야기는 다 하고요. 그러면서도 따스함과 삶에 대한 낙관을 보여 주는 이야기인데 그게 제일 큰 매력 포인트였습니다. 은근히 이런 이야기가 그리 흔치 않다니깐요.

 게다가 다 떠나서 그냥 가벼운 코미디로서도 상당히 재밌거든요. 특별히 취향 탈 만한 이야기도 아니니까, 게다가 77분 밖에 안 되는 짧은 영화라 부담도 없으니까요. 심심한데 볼 거 없다 싶으신 분들 가벼운 마음으로 한 번 보시기 좋은 영화라 하겠습니다. 재밌게 잘 봤어요.




 + 지금 이 글은 핸드폰의 구글 키보드 음성 인식 기능으로 작성했습니다. 뼈 부러진 덕에 첨단 기술의 편리함을 느껴 보네요. ㅋㅋㅋ 완벽하진 않지만 한손 독수리보다 이렇게 입력해서 고쳐 쓰니 훨씬 편해요. Google(이건 영어로 인식하네요 ㅋㅋㅋ) 만세!!!



 ++ 주인공이 처음에 야한 채팅을 하다 저지르는 짓은 명백한 범죄죠. 뭐 주인공이니까, 20년 전이니까... 라고 해도 그럼 안 되죠. 전 그것 때문에 주인공과 친구가 무시무시한 고난을 겪을까봐 꽤 신경 쓰였습니다. 



 +++ 주인공이 확 꽂히는 털남(...) 배우는 '반쪽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을 수련회로 이끄는 흑인 학생은 '루머의 루머의 루머'에서 본 사람들이었어요. 주인공 나탈리아 다이어까지 생각하면 제겐 넷플릭스 배우 군단인데 정작 이 영화는 없네요.



 ++++ '샐러드 버무리기'의 뜻은 영화 시작 전에 친절한 자막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됩니다. 마지막에 주인공과 함께 듣는 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내내 했는데요. 다 보고 나서 생각해보면 어차피 미쿡쪽 관객들은 대체로 알고 있을 거고. 또 영화 속에 그 뜻을 알아야 웃기는 개그씬이 몇 번 나옵니다. 그냥 감독님이 잘 하신 걸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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