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 캠핑 이야기

2022.07.25 00:34

노리 조회 수:587

요근래 갑자기 좀 바빴네요. 일하고 노느라..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을 온전히 본 지가 수일이 지났네요. 정말 바쁘게 살았구나.. 웬일이래;; 

오랜만에 캠핑도 좀 다녀왔습니다. 캠핑은 작년에 시작했어요. 확실히 초기 비용이 드는 취미생활이긴 합니다. 너무 싸구려로 하면 반드시 기변하게 되어있으니 성능과 가격 사이에서의 적당한 타협이 필요해요. 그러자면 솔직히 일백만원 좀 오버되게 경비가 듭니다. 듀게에도 캠핑고수분들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저야 중수 축에도 못낄 것 같지만 캠핑 (장비) 썰 좀 풀어보겠습니다. 


노지캠 안함. 2인 기준입니다. 


1. 텐트 선택(+타프)

미니멀이냐 쾌적 캠핑이냐, 감성 캠핑이냐에 따라 선택이 갈리겠군요. 저는 실속+쾌적이 중요. 집에서도 입식 생활을 하기 때문에 무조건 서서 생활할 수 있는 입식이 기준이었고, 그 결과 돔 쉘터로 선택하였어요. 입식 생활이 가능하고, 설치 어렵지 않고, 바람이나 비에도 강합니다. 이번에 갔을땐 자립만 시켜놓고 팩도 박지 않았답니다. 바람이 없었던 덕분이지만요. 보통 캠핑하면 기변 병이 많이 온다는데 아직은 증상 전입니다. 한번 잠깐 다른 텐트에 눈이 가기도 했지만요. 내외부에 스커트(비 유입을 막아줌)가 있고, 우레탄창과 그라운드 시트가 옵션으로 있는 것을 선택하기를 추천드립니다. 


타프는 그늘막같은 거에요. 우중에 비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갖고는 있지만 잘 안씁니다. 보통 그늘이 충분한 캠핑장을 이용해서요. 2인 미니멀 좌식 텐트+타프 조합도 가능하구요. 


2. 그러면 잠을 어떻게 잘 거냐

즈이는 경차에 캠핑 짐을 싣기 때문에 짐을 줄이는 게 최우선 과제였습니다. +세팅이 쉬워야 한다. 초보들은 피칭과 침구 등 기본 세팅에만 2시간씩 걸리기도 해서 이것에 체력을 많이 소모하기도 하죠. 좌식으로하면 바닥 공사에 공을 많이 들여야 합니다. 이 경우 보통: 방수포, 그라운드 시트, 카페트(러그), 발포매트(또는 자충매트), 요, 침낭(이불).... 이런 식으로 세팅을 많이 하는 것 같더군요. 저는 못합니다. 힘들.. 그래서 야전침대를 그간 사용해왔는데 솔까 잠자리가 쾌적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 최근 에어베드로 기변. 세상 편함. 요즘 에어베드라는 물건은 콘센트만 꽂으면 자동으로 공기 채워주고, 빼주고 하더군요. 옆사람이 움직이면 꿀렁이는 건 있습니다만 야침에 비해서는 훨 편했어요. 


베개도 필요하겠죠? 에어 필로우도 있고, 메모리폼 갖고 다니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던데 저는 그냥 다이소에서 파는 에어 목베개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머리 부분이 없으니까 얼추 경추베개 비슷한 효과도 있고, 릴렉스 체어에 앉을 때도 목에 걸치거나 허리에 받치는 등 쓰임새가 좋아서요. 침낭은 개인적인 이유로 동물털은 쓰지 않고 솜침낭 씁니다. 어차피 전기매트 쓰고, 추우면 옷 껴입으면 되니까 적당한 두께의 솜침낭이면 충분하더라구요. 이불이나 담요 갖고 다니는 분도 꽤 되고요. 


3. 밥과 물은 어떻게 먹고 마실거냐

경질코펠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세는 스텐입니다, 여러분 ㅎㅎ 근데 3중코팅같은 거까지는 필요없더라구요. 그리고 이거 꽤 무거워요. 허접한 파우치에 싸구려 스텐 코펠 갖고 다닙니다. 좀 귀찮지만 처음 구입 후 연마제만 잘 제거해주시기 바랍니다. 수저나 기타 집기는 집에 있는 거 써도 됩니다. 요즘에 키친툴이라고 잘 나와있지만 그것도 파우치가 꽤 무거워서 안갖고 다녀요. 다이소에서 가벼운 파우치사다가 가족 수대로 수저랑 포크 챙기고, 미니국자나 과도, 집게, 식가위 정도만 챙겨도 충분합니다. 도마나 큰 칼은 사용하지 않아요. 손질이 필요한 야채는 집에서 다 썰어갖고 가거든요. 급하면 식가위쓰고요. 설거지가방은 필요합니다. 유용. 양념통은 조그만 거 갖고 다니면 됩니다. 사실 없어도 돼요. 그때그때 필요한 양념만 갖고 가도 됨. 


버너는 있어야 함다. 그리들은 있으면 좋습니다. 많이들 쓰는 구이바다는 좀 커서 그보다 작은 거 쓰고 있네요. 밥은 햇반 안먹습니다. 햇반 데우는 게 오히려 귀찮더라고요. 작은 캠핑용 밥솥 들고 다닙니다. 근데 가서 밥을 하는 게 아니라, 집에서 밥을 해서 밥솥에 넣은 다음 캠핑장가서 보온 돌려둡니다. 보통 캠핑한번 가면 2박 3일간 있는데, 이 기간 동안 밥만 먹는 건 아니라서 2인일 경우 이 정도 양이면 충분하더라고요. 물도 생수는 안사먹고 있어요. 집에서도 물을 끓여먹고 있는데, 커다란 보온병가져가서 끓여서 식힌 물을 넣어두고 먹습니다. 캠장서 물떨어지면 역시 물 끓여서 넣어두고요. 


아이스박스도 있어야 합니다. 이건 좀 좋은 거 사도 됩니다. 저는 아주 좋은 거 말고 가성비 낚시용 아이스박스를 이용 중입니다. 감성추구는 않지만 예쁜 건 좋아해요.그래서 요건 특별히 스티커도 부착해 놓았지요. 아무래도 식재료다보니 괜히 상한 거 먹고 탈날 염려도 있어  나름 리서치를 많이 해보았습니다. 여름의 경우, 아이스박로만은 2박 3일 버티기는 좀 불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만의 TIP이랄까요! 아이스박스안에 충전재(?)같은 것을 하나 더 쓰고 있어요. 에어셀이라고 하는 건데, 스티로폼을 대체할 수 있는 거라고 해요. 비닐 안에 공기를 채워넣은 겁니다. 이거 쓰니까 여름에도 아이스박스로 충분하더라고요. 물론 알피쿨같이 전원 연결하는 캠핑용 냉장고를 쓰면 더 안심이겠지만, 전기를 많이 쓰고 싶지도 않고 역시 부피 문제가.. 


4. 테이블과 의자는 뭘 쓸거냐

무조건 릴렉스 체어입니다. 비싼 거 필요없습니다(안써봐서 모르는 걸수도 있음;;) 제가 가진 장비중에 조립식은 없어요. 어차피 오토캠핑이니까 크게 경량화할 필요를 못느끼고, 조립이 귀찮기도 하고요. 또 경량화된 조립식 장비들은 비싸요. ex. 헬리녹.. 릴렉스 체어 중 등받이 부분이 접히는 게 있거등요. 이건 경차에도 수납가능하니 잘 찾아보시길요. 테이블은 롤테이블로. 간혹 높이 조절이 된다 하는 것들이 있는데 제가 다녀보니 가변형 장비들은 그 '가변'이라는 걸 잘 안하게 되더군요. 참고요. 이번에 로우체어와 작은 테이블을 추가 구입했네요. 


5. 밤에 어떻게 생활할거냐

캠핑용 조명은 비싸답니다. ex. 크레... 루메.. 근데 비싼 거 필요없습니다(역시 안써봐서 모르는 걸수도 있음;;). 건전지 사용이 아닌 충전식을 써야 하는 게 핵심입니다. 루멘 높은 거는 저는 그다지 필요가 없었어요. 색온도 변경할 일도 없고, 형광등 수준으로 색온도 높아봤자 벌레만 꼬이고. 밖에서 쓸 거, 텐트에서 쓸 거 메인등 2개에 손바닥에 들어올만큼 작은 휴대 랜턴 하나면 충분하더군요. 휴대용 랜턴은 밤에 화장실 갈 때 필요해요. 노감성파이기 때문에 감성랜턴, 앵두전구 안씁니다. 아, 야외에서 쓸 랜턴스탠드는 필요합니다. 


6. 전기는 어뜨케 연결할 거냐, 쓰레기는 어떻게 버릴거냐, 옷은 어떻게 두고, 수납은 어떻게 할 거냐... 기타 등등 

캠핑용 오토릴선 안씁니다. 무겁.. 노란 산업용 연장선씁니다. 근데 이것도 무겁.. 캠장 좀 다녀보니 20m도 필요 없습니다. 10m도 충분한 것 같아서 이번에 바꾸려고요. 쓰레기는 봉투 거치대라는 게 따로 있는데 그것도 무거워서 안씁니다. 대신 마재질로 된 분리수거함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실내외 이동도 편한 것이, 강추합니다. 캠핑선반은 우드쉘프를 많이들 쓰던데, 갬성도 챙길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역시 무거워서 안씁니다. 대신 가벼운 다이소 선반사다가 어찌어찌 쉘프로 활용 중입니다. 옷 수납은 조립식 폴행거 완전 추천입니다. 손쉬운 캠핑 짐 운반을 위해서는 카트를 사십시오. 캠핑은 가짜 사나이 훈련이 아니니까요. 웨건은 부피가 있어서 비추이지만 차도 크고, 가족도 많다면 고려대상이기는 합니다. 


화로대는 필요합니다. 감성은 안챙겨도 불멍은 합니다. 


7. 여름과 겨울엔 어쩔거냐

여름엔 캠을 잘 안다니기도 하고, 가더라도 계곡 낀 시원한 캠장으로만 가서 서큘레이터가 있지만 가져가서 쓴 적은 없어요. 겨울에 난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즈이 텐트는 그리 크지 않아서 빵빵한 난방이 필요하지는 않답니다. 텐트에서 내복만 입고 생활할 것도 아니고요. 반사식 난로로 충분. 작은 텐트일 경우 반사식을 사십시오. 공간을 덜 차지합니다. 전기요는 기본이고요. 팬히터를 사도 됩니다. 가습기 같이 쓰셔야 하구요. 간절기에는 미니 온풍기를 씁니다. 


캠핑을 하면서 좋은 점은, 국내에도 이런 풍광이 있었구나 하고 새삼 놀라게 된다는 겁니다. 안가본 지역을 많이 가게 되네요. 제주도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이 관광 인프라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방에 갈수록 관광 컨텐츠도 빈약하죠. 출렁다리 하나 유행하면 지자체마다 출렁다리를 만들지 않나, 조형물은 촌스럽기 일쑤고 ㅠ 지역에 특별히 볼거리 놀거리가 없어도 한 곳에 머물게 되니 그전이면 특별한 컨텐츠가 없어서 안갔을 별별 지방을 오히려 다 가게 되더군요. 


 LNT(Leave No Trace)를 할 게 아니라면, 노지캠은 사람들이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남겨봅니다. 워낙 X밭이네 쓰레기 천지네 하는 언론기사들을 많이 접하다보니 노지캠은 시도조차 않고 있습니다. 오토캠도 더 시간지나면 기력딸려 못하지 싶고, 나중에 캠핑카 사구 싶네요.  백패킹은 이번 생에는 어렵구요 ㅜ 


그럼, 혹 캠핑고수분들이 암약하고 계시다면 지혜를 나누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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