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작. 런닝타임 101분. 장르는 총질은 하는 심리 스릴러 정도. 스포일러 없게 할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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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가 간지나서 여기저기서 자주 보였던 기억이.)



 -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연기하는 주인공 메건은 파릇파릇한 신입 경찰입니다. 친구라곤 지구상에 딱 하나 뿐이고 애인은 있어 본 적이 별로 없어 보이고. 경찰이 된 이유는 정의사회구현인 듯 하네요. 뭔가 좀 깝깝해 보이는 이 양반이 근무 첫 날 우연히 수퍼마켓에서 마주친 총기 강도범을 사살해 버려요. 근데 당시 수퍼 손님으로 바닥에 엎드려 있던 론 실버 시민님께서 뭔 생각인지 바닥에 떨어진 범인의 총을 줍줍해서 튀어 버리고, 현장의 시민들이 범인의 총을 못 봤다고 증언하면서 메건은 세상 억울한 처지가 되죠.

 거기에 덧붙여 우리 론 실버님께선 줍줍한 44구경 매그넘에 현혹(?)되어 위험한 짓을 하고 다니다가 그만 무차별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정성스레 탄피에 미리 새겨 놓은 이름 때문에 메건은 더욱 더 피곤해지고. 그걸로도 부족했던 우리 실버님은 우연인 척 메건에게 접근해 연애 세포 부족한 우리의 주인공을 능욕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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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근무 시작하고 한 시간도 안 돼서 일생의 위기와 누명을. ㅠㅜ)



 - 본지 한 20년은 넘은 영화인데 다시 봤어요. 당시 기억으론 '뭔가 막 재밌는 건 아닌데 이상하게 폼 나고 기억에 남네' 정도였었죠. 

 사실 제가 붙인 글 제목엔 좀 문제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비글로우의 감독 데뷔작도 아니고, 이 전작인 Near Dark(죽음의 키스)가 오히려 평은 더 좋았으니까요. 하지만 비글로우에게 '남자들의 나와바리인 헐리웃 액션 장르에 꾸준히 도전하여 성과를 내는 여류 감독!!' 이라는 한국 영화 잡지들의 매크로 설명이 따라붙기 시작한 건 이 영화로 기억하고. 그래서 제겐 그냥 이 영화가 비글로우 영화의 시작 같은 느낌입니다. ㅋㅋ 이 말 적다가 확인해 보니 '죽음의 키스'는 구해 볼 수 있는 루트가 있네요. 아직도 못 봤는데 조만간 한 번 보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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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작들 상태들에 비해 신기할 정도로 낯익었던 우리의 탑골 배우 론 실버님.)



 - 각본이 좀 문제적(?)입니다. 뭐라 해야 하나... 좀 난잡해요. 

 처음엔 젊은 여성 경찰로서 메건이 직장과 사회에서 겪는 차별과 멸시 같은 걸 겪는 게 꽤 비중 있게 나와요. 그 와중에 메건 엄마를 통해 가정 폭력 이슈까지 끌어들이니 뭔가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 주인공의 여성주의적 장르물 느낌이 들죠. 론 실버 캐릭터의 변태짓도 가만 보면 '총=남성적 폭력'이라는 오래된 비유와 이어지는 듯 하구요. 중간에 마초맨(캐릭터 이름조차 닉 '맨'입니다 ㅋㅋ) 고참의 도움을 받다가 결국엔 혼자서 다 해내게 되는 마무리도 마찬가지.


 문제는 여기에서 주인공이 '성장'을 하는 건지 오히려 빌런에게 궁지로 내몰려 사이좋게 '흑화'를 하는 건지 영 애매하다는 겁니다. 

 마지막에 주인공이 하는 짓을 보면 그냥 다 내버리고 폭주를 하거든요. 범인을 잡든 못 잡든 뒷수습이 불가능할 짓을 벌이고, 마치 개척시대 무법자마냥 본인은 물론 죄 없는 시민들까지 다 말려들 수 밖에 없는 짓을 합니다. 그냥 난 그 놈이랑 1:1로 쇼부 볼 거야!!! 라는 식이고 실제로 일이 그렇게 되죠. 이걸 성장이라고 부르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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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나쁜 건 물론 빌런인데, 얘도 두 번째로 나쁩니다.)



 - 이런 것 말고도 기본적으로 개연성이나 전개 템포가 다 문제 투성입니다. 주인공을 감시하며 범인 접근을 잡겠다는 경찰이 주인공이 빌런과 대놓고 데이트하는 걸 신경도 안 쓴 다거나. 주인공의 증언 이후로도 빌런이 자유롭게 활개치게 냅두는 것도 그렇구요. 정상적인 경찰의 평범한 수사면 금방 끝날 일이 괴상한 전개 덕에 계속 이어져요. 또 막판에 가면 '마지막 결전' 분위기가 대략 세 번이 나오면서 맥을 뺍니다. 어? 이걸 그냥 넘어가네? 어? 이게 마무리가 안돼? 가 이어지며 태평한 베드씬 같은 게 들어가고 그러니 좀 당황스럽고. 시작부터 끝까지 중요한 순간들이 내내 우연과 (주인공과 빌런 모두의) 행운으로 일관하는 전개도 아무리 90년도 영화라지만 좀 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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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랜더 빌런님의 풋풋한 시절. 최근엔 '모추어리 컬렉션'으로 뵈었죠. 거기서 연기 좋았어요. ㅋㅋ)



 - 근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한 번 볼만은 하네' 라는 생각은 들어요.

 일단 그 중구난방 전개 속에서도 꾸준히 일관성을 붙들어주는 영상미와 분위기가 좋습니다. 흔한 말로 '지금 봐도 안 촌스러운' 느낌으로 어둡고 차가운 톤의 그림을 잘 잡아주고요. 개연성을 잊고(...) 부분부분에만 집중한다면 인상적인 장면들도 많습니다. 초극단적 클로즈업으로 문제의 총을 세세하게 훑는 간지나는 인트로도 좋고. 상황은 황당하지만 막판의 1:1 대결도 그 장면만 놓고 보면 긴장감 넘치게 잘 뽑혀서 볼만합니다. 제이미 리 커티스의 풋풋한 비주얼도 좋고 론 실버의 (비록 캐릭터는 좀 난해하지만) 찌질 집착 빌런 캐릭터도 역할에 맞게 불쾌하고 좋아요. ㅋㅋ 훗날 T2로 인생작을 남길 브래드 피델의 음악도 뭐 적절하구요. (이 얘긴 여기에 이어서 '폭풍속으로'를 봤기 때문에 적게 됐습니다. 그 영화 음악 구리더라구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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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역시 영화 잡지 스틸샷으로 익숙! 액션 연출 좋습니다. 과장되지 않게 적당히 현실적. 차분한 긴장감 같은 느낌.)



 - 결론적으로 뭐...

 캐서린 비글로우 영화들에 호감이 있는데 이건 안 봤네. 라는 분들이 숙제 삼아 한 번 큰 기대 없이 보실만한 영홥니다.

 엉멍진창인 부분도 있고 구린 부분도 많지만 동시에 꽤 근사한 부분도 있고, 앞으로 (좀 많이 훗날이지만) 크게 될 분의 좀 부족하던 시절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구요.

 나쁘지 않게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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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풋풋 파릇한 커티스 여사님의 제복 간지 보는 것도 즐겁구요.)



 + 여기 론 실버는 증권가에서 일하는 돈 썩어 넘치는 양복맨으로 나옵니다. 선민 의식 같은 것도 쩔고 허세에 비해 알멩이는 없는 찌질이죠. 죽이는 것도 힘 없고 무방비한 상태의 일반 시민들만 팡팡. 위기에 처했을 땐 넘치는 돈으로 고용한 변호사가 출동해서 다 해결해주고요. 어쩌면 '공공의 적'의 이성재 캐릭터에 영향을 준 게 '아메리칸 싸이코'말고 이 영화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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