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93분.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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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글 제목만 보고선 'Ace' 그레이드일 줄...)



 - 한 소녀의 유튜브 영상으로 시작합니다. 찐따에서 벗어나 멋진 나님이 되는 법에 대해 뭐라뭐라 열심히 말씀하시는데... 말하는 폼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죠. 아, 얘 지금 자기도 못 하는 얘길 떠들고 있구나. ㅋㅋㅋ

 어차피 또 반복되는 흔한 설정이니 다른 건 생략하고, 우리 주인공 케일라는 어려서 엄마를 사별하고 아빠랑 둘이 살구요. 안 예쁘구요. 학교에든 동네에든 친구 단 한 명도 없구요. 핵인싸가 되고 싶지만 자신감도 없고 그쪽도 당연히 얘를 피하구요. 결국 sns에 집착하며 하루 종일 폰만 붙들고 인스타에 하트 도배하고 있는 가련한 청소년입니다. 그리고 딱히 특별한 중심 사건 없이 요 딱한 녀석의 뒤를 쭉 따라가며 졸업까지 가는 게 영화의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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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 성장물답지 않게 아빠님이 시종일관 참 해맑고 귀여우셔서 시선을 끄시더라구요.)



 - 청소년 성장물 치곤 나이 설정이 특이합니다. 제목 그대로 8학년. 고등학교 입학 직전의 중학생이에요. 모두가 집착하는 고딩 시절, 그만큼은 아니어도 종종 보게 되는 초딩 시절을 피해서 나름 흔치 않은 지점을 선택해서 파는 영화인 거죠. 그래서 아마도 미국 10대들이 더 이입하며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그게... 청소년기 방황은 만국 공통이라지만 특정 지점에 겪는 일들은 나라마다, 문화마다 다르고. 그나마 우리가 강제로 익숙해져 버린 고딩 시절은 그럭저럭 머리로라도 대충 아는데 이 시절의 미쿡 버전은 시청각 자료가 부족해서 잘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보다보면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들과는 분명히 다르고, '아 미국 애들은 중딩 때 주로 이런 고민 하는구나'라는 느낌 정도는 충분히 들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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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딩이다 보니 골 빈 섹시 미남도 피지컬이 아직 좀 모자랍니다. ㅋㅋㅋ)



 - 괴앵장히 현실적입니다. 일단 중학교가 배경이라 그런 것도 있어요. 여왕벌, 운동하는 골 빈 미남, 비교적 성격 좋은 너드 등등 뭐 나올 건 다 나오지만 다들 아직 어리다 보니 어설퍼요. 그러다보니 자연히 이야기도 덜 자극적으로 흘러가고 그래서 리얼한 느낌이 드는 거죠. 다행히도 그 덕에 우리의 주인공 케일라가 당하는 수난이나 망신들도 수위가 낮은 편입니다. 충분히 짠하고 충분히 민망하지만 보면서 그렇게 막 스트레스가 올 정돈 아니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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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대체 누가 페북을 해요? 라는 대사가 나옵니다. 한국의 아저씨들은 4년이 흐른 지금도 열심히 하는데요. 하하.)



 -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 케일라는 어떤 애냐면... 아직 자기 주관이 형성되지 않은 앱니다. 그래서 인기 많은 애들을 훔쳐보며 따라하고 싶어하고, 어떻게든 어울려 보려 노력하고, 현실에서 그게 안 되니 유튜브와 인스타 세상에 집착하죠. 아빠랑 밥 먹으면서도 이어폰 끼고 핸드폰만 들여다보는 그런 애에요. 폰을 확 빼앗아서 던져 버려야 그런데 생각해보면 의외로 성장물에 이런 주인공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요 몇년간 봤던 평 좋았던 성장물들을 보면 주인공이 아직 덜 자랐을 지언정 자기 주관은 확실하거나, 아님 학교 주류 문화에 대해 반항적이거나 그렇거든요. 그래서 나름 레어한 주인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더 연민을 갖게 되고 더 이입하게 되는 게 있어요. 사실 그렇다보니 영화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별 거 아니어도 지켜보기 좀 피곤하긴 합니다. 애를 물가에 내 놓은 부모 심정이랄까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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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딴엔 핵인싸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 중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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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이렇습니다.)



 - 대략 이런 이야기에 늘 나오는 사건들이 다 나와요. 허우대만 멀쩡한 찌질이한테 반해서 무리수를 던지며 들이대 본다거나, 핵인싸 여자애들과 어울리고 싶어서 수줍게 접근해 본다거나, 어른스런 친구들을 사귀어서 어울리다가 곤경을 겪기도 하고 또 그러다 비슷한 류의 너드 친구도 만나구요.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들이 거의 다 현실적으로 나쁜 방향(...)으로 끝나죠. 클라이막스에 달할 때까지 주인공에게 좋은 일이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위에서 말 했듯 이런 게 다 소소한 스케일로 진행이 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주인공의 탁월한 모자람 때문에 보는 사람은 내내 조마조마하구요. 그러다가 좀 의외의 클라이막스를 맞습니다. 그게 뭐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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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가 없는 자의 뒷모습.)



 - 성장물로서 이 영화의 특이한 점 또 하나가 뭐냐면 주인공에게 '베프'가 없다는 거거든요. 베스트 프렌드도 없고 로맨스도 없어요. 사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이기도 하죠. 베스트 프렌드를 떡하니 곁에 두고도 고독한 아웃사이더인 척하는 성장물 주인공들 얼마나 많습니까. ㅋㅋㅋ

 그래서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를 맡아주는 건 주인공의 아빠에요. 사실 클라이막스라고 해도 별 거 아니고, 걍 영화 내내 겪었던 소소한 좌절들이 적립되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주인공의 감정이 터지고. 그 순간에 곁에 있어주는 게 아빠였다... 이게 다거든요.

 이 때 아빠가 주인공에게 들려주는 말들이 뭐랄까, 참 너무나도 당연한 부모로서 할 말들인데 그게 은근히 심금을 울립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렇게 당연한 말을 들려주는 부모를 우리가 영화에서 그리 자주 보지 못하죠. 특히 성장물에서는요. 게다가 계속 말하지만 이 영화는 좀 어린 주인공의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참 당연하고도 좋은 클라이막스였던 것 같아요. 가끔은 부모들도 성장물에서 본인 밥값 하는 모습 보여줘야죠. 맨날 친구들 덕, 현실에 있을 리가 없는 환따스띡한 선생 덕, 혹은 그냥 주인공 본인 스스로 덕,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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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쩐지 초장부터 존재감 뿜뿜하시더라니. 당당하게 클라이막스를 장식해 주시네요.)



 - 암튼 이걸 뭐라 해야 하나...

 이야기 자체는 별로 특이할 것도 신선할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극단의 평범함을 추구하는 영화구요.

 다만 자아 정체성이 형성이 안 된 어린 주인공, 중학교라는 흔히 보기 어려운 배경 같은 부분들에서 뭔가 차별화가 되면서 더 이입시켜주는 포인트가 있구요.

 결과적으로 어지간한 현실적st. 성장물들은 다 환타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참으로 사실적인 성장극이었습니다. 이런 장르에서 대부분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어른의 역할'을 강조하는 마무리도 그런 연장선상이었겠죠.

 암튼 사연이 이렇다 보니 영화가 막 되게 재밌진 않거든요. 그래도 성장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보실만한 수작이었어요. 잘 봤습니다.



 + 이렇게 글을 적고 나서 보니 뭔가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장르는 코미디 맞고 웃기는 장면들도 꽤 나옵니다. 당연히 속 편이 웃을 수 있는 장면은 그리 많지 않지만요. ㅋㅋㅋ



 ++ 초반의 음악 사용이 재밌었습니다. 전형적인 옛날식 상쾌발랄 청춘물 스타일 음악이 막 나오는데... 알고 보니 그게 주인공이 이어폰으로 듣는 노래였다 뭐 이런 식이에요. 주인공의 핸드폰 속 세상으로 현실 도피!! 처지를 잘 보여준 느낌. sns에 대한 집착 같은 것도 과장 없이 자연스럽게, 하지만 충분히 중독된(...) 모습으로 잘 보여준 것 같구요.



 +++ 이런 영화들이 늘 그렇듯이 우리의 안 예쁜 주인공을 맡은 배우님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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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이렇습니다. ㅋㅋㅋ 그냥 영화 보면서도 딱 보여요. 일부러 살 찌웠구나, 피부 트러블 분장도 하고 메이크업도 일부러 안 하고 나오고...

 이거 소비자 기만 아닙니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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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게 나름 요즘 사진 같은데. '배리'를 봤는데도 이 캐릭터는 기억이 안 나네요. 제가 못 본 시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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