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는 없습니다. 라고 생각해서 처음엔 없다고 적었습니다만. 생각해보니 지미가 결국 처벌을 받게 되느냐 / 아니냐 라는 OX 퀴즈에 대한 답이 들어 있습니다. 전 이 드라마 분위기상 결말은 대충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엔 스포일러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ㅋㅋ 다만 딱 그 사실 외의 다른 디테일한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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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울을 입을까 벗을까 고민하는 듯한 느낌이 절묘합니다.)



 - 시즌 6은 일단 랄로 vs 프링과 그 틈새에 끼어 버린 마이크, 나초, 지미 & 킴의 개고생으로 시작해서 우다다 달립니다. 그러다 이 양반들 이야기를 조금 일찍 끝맺어서 다 퇴장시킨 후에 지미 이야기에 집중을 해요. 뭐 애초에 지미 & 사울에 대한 이야기이고 제목도 그렇게 달고 있으니 당연하겠죠. 다만 그래서 마지막 두 세 에피소드들엔 강렬하고 자극적인 범죄 이야기 같은 건 없습니다. 거의 범죄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휴먼 드라마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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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차마 지미까지 대머리로 만들어버리진 못한 우리 대머리 성애자 제작진들. 하지만 거의 해버렸... ㅋㅋㅋ)



 - 이 시리즈의 제작진은 가만 보면 '악행=처벌'이라는 개념에 아주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근데 무조건 나쁜 짓 하면 주금!! 이럴 순 없으니 '브레이킹 배드'의 월터에게도, 이 시리즈의 지미에게도 숱한 기회를 주죠. 어쩌다 들어선 악행의 길에서 훌훌 털고 나올 아주 쉽고 확실한 기회를요. 월터가 자존심 좀 굽히고 갑부 친구들의 호의를 받아들였더라면, 지미가 랄로의 '넌 변호사 일 잘 했으니 이만 빠져도 됨'이라는 선심 찬스를 잡았더라면. 하지만 거기에서 굳이 (본인들의 인간적인 한계로 인해) 나쁜 선택을 하고, 그걸로 한동안 쾌속 타락의 길을 달리다가 결국 예정된 단죄의 길로 들어서게 되죠.


 근데 또 이 제작진은 어쨌거나 주인공들은 대접을 해 줍니다. ㅋㅋ 월터도 지미도 결국 마지막엔 자신의 죄에 대해 아주 조금이나마 속죄할 기회를 얻고 그제사... 라도 그 기회를 잡아 본인들 존엄성을 챙기며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사실 전 이게 좀 얄밉습니다. 아무리 봐도 이건 주인공 찬스라고 밖에 볼 수 없어요. 이런 찬스 하나 없이 무심한 듯 시크하게 죽어 나간 조역들을 생각하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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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죽고 누가 살게~요.)



 - 그래도 어쨌거나 지미는 월터에 비해 감정 이입할 여지가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베터 콜 사울'이란 시리즈 자체가 '브레이킹 배드'에 비해 많이 인간적이고 따뜻한 구석이 많은 작품이었죠. 그래서 이 시리즈의 중도 퇴장 인물들은 상대적으로 나름 대접을 받은 편입니다. 크게 세 분 정도가 떠오르는데. 떠나는 순간에든 그 후에든 나름 최소한의 존엄성은 챙기게 해 줬죠. 뭐 그 퇴장들이 제 맘에 많이 드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좀 나아요. 최소한 개죽음은 피하거나 아님 사후에 재평가(?)라도 받든가... 해서 제 상한 마음을 달래주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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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분들은 그냥 나오면 웃겨서 좋았습니다. ㅋㅋ 사실 이들도 범죄자지만 뭐 이 시리즈 기준 죄가 가벼운 편(?)이라.)



 - 결말 자체는 대충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근데 당연해요. 이건 나름 진지한 휴먼 드라마풍의 시리즈였고 마지막에 굳이 '절대 예상할 수 없는 충격 반전!!!' 같은 걸 넣을 필요가 없는 이야기니까요. 지금까지 끌어 온 이야기 톤에 맞는 결말이었고 괜찮았습니다. 단죄는 받되,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들보단 여러모로 인간적으로 마무리되는 것. 뭐 사실 지미는 사람을 죽인 적도 없고 마약과 관련해서도 직접적으로 뭘 한 건 없으니 월터에 비하면 새발의 피 수준 악당이었죠. 그리고 그동안 그만큼이나 인간적으로 연민 떡밥을 팍팍 뿌려놨으니 이 정도면 납득 & 공감 가능한 처리였던 듯. 


 게다가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지미 본연의 캐릭터는 버리지 않잖아요. 태평양 한 가운데 던져 놔도 입에 모터 달고 둥둥 떠다닐 그 강력한 말빨. ㅋㅋㅋ 애잔한 결말 조차도 그 말빨과 기획력으로 본인 의도대로 얻어낸다는 결말이라는 게 좀 재밌었습니다. 본인 인생의 축복이자 저주였던 그 타고난 능력을 마지막엔 본인 스스로의 의지로 성숙한 방향으로 사용한다는 거. 이렇게 마지막까지 캐릭터를 살려주는 센스가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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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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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짤을 이어서 랄로와 나초의 사랑 이야기로 만들어 버리고 싶...)



 -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며 반복되는 그 장면(?)이 마지막에도 등장한다는 거. 이것도 예상은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장면이 주는 감흥이 줄어드는 건 아니었죠. 그만큼 드라마를 잘 쌓아 놨고 캐릭터를 잘 키워 왔으니까. 알면서도 당한다. 뭐 그런 기분으로 봤습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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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장면에서 갑작스레 위화감을 느꼈죠. 생각해보니 여섯 시즌이나 이어오면서 두 캐릭터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이었던 듯.)



 - 그리고 다시 한 번. 역시 이 드라마 제작자들은 단죄 매니아(...)라니깐요. 생각해보니 '브레이킹 배드'에서 자의든 타의든 나쁜 짓 하던 놈들 중 마지막 생존자(?)를 소환해다 드라마를 여섯 시즌이나 만드는 공을 들여서 결국 이렇게 만들잖아요. ㅋㅋㅋㅋㅋㅋ 집요한 인간들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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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 지미는 끝까지 나쁩니다. 왜인지는 생략. ㅋㅋㅋㅋㅋ)



 - 폭탄 스포일러 버전의 후기를 따로 남겨볼까... 했는데 당장은 그런 글까지 적긴 좀 귀찮군요. 하하. 일단은 그냥 이 정도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모태가 되는 '브레이킹 배드'와는 아주 다른 성향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래서 '브레이킹 배드' 팬은 물론 팬이 아닌 분들도 재밌게 볼 수 있을 작품이었구요.

 뭔가 마이크 쪽은 '브레이킹 배드' 팬들을 위한 서비스 느낌이 강했던 반면에 지미 쪽 이야기는 사실상 거의 별개의 드라마로 봐도 상관이 없을 것 같았어요. 결국 마지막에 아주 중요하게 엮이긴 하지만 뭐. 애초에 지미는 마이크보다도 '브레이킹 배드' 월드에서 그렇게 다른 이들과 끈끈하게 엮인 캐릭터는 아니었으니까요.

 암튼 정말 진지하면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잘 엮어낸 캐릭터 드라마였습니다. 뭐라 칭찬해야할지 적절한 말이 딱 떠오르지 않아서 그냥 "이런 드라마 절대 흔치 않아요" 라는 말로 대충 마무리합니다.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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