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바로 호신술의 모든 것 감독의 차기작입니다 ^^;


원제는 <Dual>이고 국내 제목은 <듀얼: 나를 죽여라>입니다. 사실 "듀얼"이라고 하면 작년에 리들리 스콧 감독의 라스트 듀얼도 있었고 결투의 Duel이 먼저 떠오르실 분들이 많을텐데 사실 그것도 영화의 메인 소재와 맞아 떨어집니다. 아마 제작진도 일부러 노리고 지었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왜 "나를 죽여라"인가 하면 이 작품의 배경은 복제인간을 만들 수 있는 가상의 현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복제인간은 오직 죽을 병에 걸린 시한부들이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 애인, 친구들이 슬픔을 겪지 않기 위해서만 본인들의 선택하에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런 좋은 기술이 있는데 왜 그렇게 제한적인 조건에만 가능한지 의문점이 많지만 그냥 넘어가고 또 중요한 한가지는 만약 그 시한부가 기적적으로 병이 나아서 다시 살게 된다면 당연히 이 복제인간은 파기를 해야하는데 복제인간의 인권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상인지라 만약 그 복제인간이 파기를 거부하고 살기를 원한다면 둘 중 한 명만 살아야하므로(도대체 왜?) 그 시점에서 1년 뒤 관객들이 구경하고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서로 결투를 벌여서 상대를 죽여야합니다.(도대체 또 왜???)


작품은 이런 SF 설정에 대한 의문점들을 굳이 설명하려하지 않고 작중의 사람들도 그냥 이걸 받아들이고 살아가고 있다고 가정하고 그냥 하고싶은 얘기를 합니다. 약간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랍스터>가 떠오르는데 실제로 평론가들이나 관객들 사이에서도 언급이 되더군요. 


시한부가 복제인간을 생성한다는 설정은 작년에 마하셜라 알리가 주연했던 <백조의 노래>에서 비슷하게 써먹은 적이 있는데 그 작품이 대놓고 최루성 멜로 드라마라면 이 작품은 감독의 전작을 보신 분들은 짐작하겠지만 완전 시치미 뚝 떼고 진행되는 아주 건조한 블랙 코미디입니다. 분명 머리로는 이게 웃긴 상황인 걸 알겠는데 차마 실제로 웃지는 못하겠는 매우 엄한 상황과 대사들이 관객을 기습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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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에 이어 역시나 황당한 이 잔혹 블랙 코미디의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주연배우의 열연입니다. 이번엔 마블의 네뷸라로 유명한 카렌 길런이 아주 제대로 톤을 잘 잡았습니다. 활발한 활동에 비해 이렇다할 대표작은 나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연기적인 부분에서 제일 만족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브레이킹 배드의 제시 핑크맨으로 유명한 애론 폴은 공동주연처럼 홍보가 됐지만 사실은 약간 비중이 큰 조연에 가깝습니다.


감독의 전작에 비해 대체적으로 평이 살짝 안좋은 편이고 실제로 올해 초에 개봉했다가 흥행도 안됐고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딱히 큰 화제는 일으키지 못하고 묻혔습니다. 그래도 감독 특유의 톤 앤 매너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작품이니 호신술의 모든 것을 흥미롭게 보신 분들은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전개도 대충 뻔하게 갈 것 같다가 황당하게 틀어버리는 버릇도 여전하고요. 국내에는 VOD로 들어왔는데 왓챠에서 바로 보실 수 있습니다. 시리즈온이나 구글무비로는 5000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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