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나왔습니다. 1시간 58분이고 뭐 딱히 스포일러는 없을 거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근데 왜 마야 호크는 저렇게 거인처럼 그려놨죠. 그냥 옆 사람 사이즈에 맞추지. ㅋㅋ)



 - '드레아'는 잘 나가는 고3 학생입니다. 여기서 잘 나간다는 건 매우 종합적인 얘긴데요. 성적도 좋고 학교 활동도 열심히 하는 만능 엘리트에다가 예쁘고, 결정적으로 학교 최강의 갑부 & 인싸 그룹의 대빵 '맥스'의 여자친구라는 게 가장 크네요. 가만 보면 드레아는 맥스에게 사실 진지한 맘은 없는 것 같습니다. 자기 성공을 위해 이용하고 있을 뿐이죠. 그런데, 청천벽력으로 맥스의 요청으로 찍어 살짜쿵 보내 준 야한 영상이 온라인에 퍼집니다. 정황상 맥스가 유출 했을 수밖에 없는데 본인은 해킹당했다고 잡아 떼고. 연락 다 씹으면서 변호사들 동원해서 무마하구요. 분노한 드레아는 학교에서 마주친 맥스 면상에 펀치를 날리지만 그걸로 오히려 본인 사회 생활 및 대입 준비는 골로 갔네요.


 그래서 꿈도 잃고 미래도 잃고 학교에선 바닥 계층으로 전락해서 벅벅 기던 와중에 '엘레노어'라는 녀석을 알게 되구요. 근데 얘길 나누다 보니 얘도 자기 인생 망쳐 놓은 원수가 학교에 있대요. 하하 깔깔 대화하다 문득 둘은 이런 합의에 도달합니다. '우리 서로 바꿔서 복수해주자!'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합시다, 복수를!!!)



 - 넷플릭스에 등록된 영화 소개글에 히치콕 이름이 언급되는 이유를 아시겠죠. 그러니까 21세기 미쿡 여고딩 버전 '열차 안의 낯선 자들'인 겁니다. 교환 살인!!! ...은 아니니까 교환 복수. 에 대한 이야기죠. 그리고 예전 LadyBird님께서 소개해주셨던 대로 거기에 수많은 미국 하이틴 성장담의 설정과 이야기들을 겹칩니다.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도 있고 '클루리스' 스러운 장면도 좀 나오고 '퀸카로 살아 남는 법'에서 본 것 같은 설정도 튀어나오고... 그런 식이에요. 다만 그렇게 따 온 요소들이 그렇게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존재감을 뽐내진 않습니다. 그러니까 저 중 특정 영화와 닮은 이야기일까봐 관심을 갖는 분들께선 기대치를 좀 조절하시는 편이 좋을 것 같구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대략 0.1초 정도 박규리 생각이 난다... 는 느낌이었습니다만 동의는 바라지 않구요. ㅋㅋ 가난한 애라는 설정에 안 맞는 차림새지만 대충 넘어갑시다.)



 - 코믹한 느낌이 별로 없습니다. 틴에이지 무비답게 과장되고 우스운 상황들이 종종 연출되긴 하는데 별로 안 웃기고 만든 사람들도 딱히 크게 웃기고 싶어서 그런 장면을 넣지는 않은 것 같다는 느낌. 전반적으로 되게 어두컴컴하고 심각한 이야깁니다. 물론 비현실적으로 과장되게 화려한 비주얼이 펼쳐지는, 현실 미국 고딩이라기 보단 미국 고딩 영화 클리셰들 속에서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의외로 시종일관 분노와 절규, 좌절 같은 어두컴컴한 정서가 지배하는 살벌한 영화에요. 그러니까 미제 하이틴 성장물 세계관 속에서 기분 좋게 두 시간 보내고 싶으셨던 분들도 재생 버튼 누르기 전에 잠깐 기대치... ㅋ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봐도 봐도 참 오묘하게 엄마랑 아빠가 섞인 마스크에요. 엄마 리즈 시절 같은 포스는 없지만 이 분 분위기도 좋아합니다.)



 - 단점부터 말하고 시작하자면. 무슨 얘길 하고 싶은 건지 그렇게 쉽게 와닿지가 않는 영홥니다. 그게 영화가 되게 심오하고 어려워서는 당연히 아니구요. 그냥 충분히 잘 만들지 못한(...) 탓이 아닌가.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욕심이 되게 많아요. 앞서 말 했듯이 히치콕 스타일(사실 원작 소설이 있지만 대부분은 영화만 봤을 테니)의 범죄 스릴러도 쓰고 싶구요. 미국 학교 내 계급 문제 얘기도 하고 싶구요. 빈부 격차 얘기도 해야 해요. (여기서 주인공은 금수저 흉내 내는 흙수저로 설정이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여성들 이야기로 전개하면서 해로운 남성성 비판도 하고 싶고. 그러면서 또 '클루리스'의 21세기 버전으로 블링블링 패셔너블한 스타일링이나 장면들도 넣어줘야 하고 성소수자 이슈에다가 뭐뭐뭐를 잔뜩 비벼 넣은 데다가 분노와 사적 복수에 대한 고찰까지 한 다음에 마무리는 또 틴에이져 성장물로 깔끔하게 끝내고 싶은 겁니다. 런닝 타임 1시간 58분의 비결이 여기에 있죠.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다들 처음엔 괜찮은데 후반으로 가면 갈 수록 자꾸 충돌을 합니다. 이건 농담처럼 보여줄 장면이 아닌 것 같은데? 아니 이러면 저 캐릭터 초반에 보여줬던 게 좀 무의미해지는데? 음? 그게 그냥 저렇게 넘어가도 되나? 저기 저 캐릭터는 갑자기 왜? 아 아니... 이런 기분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다 보고 나니 한동안 머릿 속이 혼돈의 카오스가 되어서 '내가 뭘 봤지 지금?' 상태로 한참 생각을 해야 했습니다. 한 마디로 '과욕'의 흔적이 넘실거리는 영화에요.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콜래트럴에 이어 연속으로 '맥스'가 나오는 영화를 봤네요. 이 영화의 최종 빌런님이십니다. 고딩의 비주얼이 왜)



 - 그래서 이제 장점 얘길 하자면요.


 일단 배우들이 좋습니다. 제 사심이 더해져서 더 좋아 보였던 건 인정합니다만. ㅋㅋ 그래도 어쨌든 괜찮아요. 카밀라 멘데스, 마야 호크 이렇게 둘이서 끌고 나가는 이야긴데 둘 다 잘 하기도 하고 또 각자가 맡은 캐릭터들과 이미지도 잘 맞아요. 영화 특성상 다크함과 발랄함 + 짠함까지 좀 정신 없이 오가야 하는데 다 괜찮게 해내더라구요. 그리고 뭣보다...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정신 사나운 패션들도 참 잘 소화하구요. ㅋㅋㅋ 또 교장 선생님 역으로 그 분을 모셔온 것도 괜찮았어요. 뭐 드라마 정보 검색만 하면 바로 이름 나오지만 혹시 보실 분들은 모르고 보면 더 반가우실 테니 이름 공개는 패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아니 대체 이 학교 교복은 누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디자인한...)


 그리고 전체적인 덩어리는 좀 산만하지만 부분부분들은 괜찮은 것들, 재밌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주인공 둘이서 점점 가까워지고 교감을 나누고 이런 장면들은 딱 이런 10대 영화에서 기대할만한 그런 훈훈한 톤으로 좋았구요. 살짝 섞여 들어가는 로맨스도 그 정도면 귀여웠고. 또 뭣보다 제목대로 '복수'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복수는 참 열심히 합니다. 복수의 대상을 최대한 재수 없게 만들어서 복수의 쾌감을 증폭시키는 선택도 영화 내용과 어울리게 적절했구요. 클라이막스 직전의 반전도 대단할 건 없지만 나름 재밌었습니다.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이런 훈훈함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또 뭐냐... 같은 장르의 선배 영화들을 열심히 벤치마킹해서 참 고급진 소품들을 영화 내내 여기저기 굴리는 식으로 만든 럭셔리 비주얼도 취향에 맞으시다면 좋아하실 분 많겠죠. 사실 또 이런 비현실류 하이틴 성장담에는 이런 것도 필수 요소 아니겠습니까. 블링블링 예쁜 볼거리들과 장면에 어울리는 젊은 취향 팝음악 OST들 같은 거 말이죠. 사실 전 이미 많이 늙어서 살짝 부담스러웠습니다만. ㅋㅋ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탈리아 라이더!! 영원히 탑은 못 될 것 같지만 그래도 무럭무럭 성장하길 사심 가득 응원합니다!!!)



 - 에... 그러니까 대충 정리하자면요.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게 봤어요. 두 시간에 육박하는 런닝타임이 지루하지도 않았고요.

 선배 레전드 하이틴 영화들과 비슷한 급의 수작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적당히 즐겁게 볼만한 영화였어요. 또 그만큼의 퀄은 안 되어도 거기에서 떼어 온 덩어리들이 대량으로 결합되어 있으니 이 장르 팬분들에겐 더욱 즐거운 시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이도 저도 아니면 저처럼 좋아하는 배우들이라도... ㅋㅋㅋ

 그러합니다. 다만 하이틴 영화들을 특별히 즐기는 편이 아니신 분들이라면 뭐. 굳이 챙겨 보실 필요까지 있을까... 싶네요.




 + 헐리웃에서 소피 터너의 입지는 어느 정도나 되는 걸까요. 나오는 줄도 모르고 보다가 깜짝 놀랐네요. 카메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중이 작은 역할이에요.



 ++ 근데 본문에도 적었듯이 주인공들이 저지르는 짓은 (아무리 복수라곤 하지만) 엄연한 중범죄인 것인데요. 명문대에서 안 받아줄 거야~ 수준이 아니라 그냥 철창 직행급의 일들을 벌여 놓고 마무리가 너무 좀 그렇지 않나 싶었습니다. 솔직히 책임 거의 안 진 거나 마찬가진데. 이래서야 '성장했다!'는 것도 공감이... ㅋㅋ 

 그러고 보면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참 각본을 잘 썼죠. 그것도 환타지이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보고 나서 이런 찜찜함 같은 것 전혀 없이 깔끔했잖아요.



 +++ 아. 영화의 단점 하나를 빼먹었군요. 우리의 최종 빌런 맥스군 말입니다. 연기는 괜찮은데 하이틴 무비의 학교 킹카역으로는 비주얼이 엄... 좀 그게...... 이런 영화에선 캐릭터의 비주얼도 개연성인데 말입니다. 하하.

 아. 그리고 비주얼로 말하자면 또 개인적인 단점 하나가. 주연급 캐릭터들 맡은 배우들이 다 20대 후반이에요. 대체로는 괜찮은데 가끔씩 좀 버거워 보일 때가 있었습니다. ㅋㅋ 이제 10대 역할은 후대에 맡기심이...


?scode=mtistory2&fname=https%3A%2F%2Fblo

 (쵸큼 무리데스...)



 ++++ 사실 제가 본 것에 비해 굉장히 평이 좋은 영홥니다. 토마토가 85이고 막 그런 것인데요. 호평들 중 대부분이 실제 미쿡 10대들 문화를 꽤 성공적으로 표현했다... 라는 언급을 하네요. 그래요 전 늙었습니다!!! 역시 저 같은 사람은 '헤더스'나 부여잡고 살아야. 엉엉. 하지만 솔직히 엔딩 간지는 헤더스가 30배 강하다구욧



 +++++ 어쩌다보니 한 페이지 글 다섯개를 달성해 버렸습니다. ㅠㅜ 도배 죄송하구요. 하루에 한 개만 적으려고 노력(?)하는데. 그 정도만 적어도 한 페이지에 제 닉이 한 번만 보이는 세상을 꿈꿔봅니다만. 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07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6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543
121175 [왓챠바낭] 한국의 레전설 컬트 고전 무비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를 봤어요 [22] 로이배티 2022.10.07 886
121174 [넷플릭스] '엘리트들'이 시즌 6로 돌아옵니다!! '블링블링 엠파이어'가 시즌 3으로 돌아옵니다!! [5] S.S.S. 2022.10.06 292
121173 노벨 문학상 [2] thoma 2022.10.06 561
121172 프레임드 #209 [4] Lunagazer 2022.10.06 132
121171 [영화바낭] 탑골 숙제 하나 더 해결. '비버리 힐스 캅' 1편을 봤어요 [18] 로이배티 2022.10.06 479
121170 “강릉에 추락한 현무, 탄두 폭발했다면 1톤짜리 폭탄 터진 꼴” [3] 왜냐하면 2022.10.06 516
121169 [넷플릭스] '다머' 저는....음..... [15] S.S.S. 2022.10.06 591
121168 말년에 또 위험한 배팅 하시는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13] LadyBird 2022.10.06 880
121167 월급루팡의 안도감 [3] skelington 2022.10.06 394
121166 바낭 - 뭣이 중요한가(제각각 플레이) [2] 예상수 2022.10.06 209
121165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단지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이다 [2] 세멜레 2022.10.06 473
121164 꿈에 핵전쟁이 났습니다 [2] catgotmy 2022.10.06 317
121163 넷플릭스 "다머" 강력 추천 [3] 산호초2010 2022.10.06 715
121162 '씬 시티' 아무말입니다. [18] thoma 2022.10.05 494
121161 [근조] 일러스트레이터 김정기 작가 [4] 영화처럼 2022.10.05 493
121160 페미니스트가 불편한 이유 [2] catgotmy 2022.10.05 728
121159 묘하게 위안을 주는 '말아' [8] LadyBird 2022.10.05 427
121158 프레임드 #208 [6] Lunagazer 2022.10.05 145
121157 얘가 누구죠 [4] 가끔영화 2022.10.05 408
121156 윤석열차 [3] 예상수 2022.10.05 7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