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작이고 런닝타임은 92분. 장르는 여성 복수극이에요.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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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는 보시다시피 M.F.A. 그러니까 Master of Fine Arts의 줄임말 되겠습니다. 주인공이 따려고 하는 학위에요.)



 - 아마도 현실엔 존재하지 않을 '발보아 대학'이란 곳이 무대입니다. Gonna Fly Now!! 주인공 노엘은 미대생이구요. 곧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슬럼프가 와서 동료들과 담당 교수에게 자신의 작품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들으며 인생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심지어 '자신의 틀을 깨지 못해서 고루하다'는 인생 태클까지 걸리니 억울하기 짝이 없던 참에 평소에 관심 있던 훈남 동기의 초대를 받고 '그래, 나도 화끈하게 놀 수 있다능!'하고 예쁘게 꾸미고 파티에 참석했다가... 성폭행을 당합니다.


 그리고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은 미국 여대생 성폭행 사건들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장 터지는 상황의 연속이구요. 다만 다행히도(?)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이자 복수극이고 제목이 저렇잖습니까. ㅋㅋ 본의 아니게 과실 치사스런 상황으로 복수를 해 버리고서 운 좋게 혐의에서도 빠져 나오게 된 노엘은 그걸로 멈추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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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보는 순간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첨엔 아만다 사이프리드 닮았나... 했는데요. 포스터를 유심히 보신 분들은 이미 눈치 채셨겠죠. ㅋㅋ)



 - 미국이란 나라는 참 괴상하다 싶은 게, 정반대되는 이미지들이 동시에 공존한다는 겁니다. 이 영화의 소재가 되는 미국 대학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도 그렇죠. 그렇게 여성 인권에 열심인 나라이고 실제로도 많이 앞서가고 있다는 이미지이지만 동시에 또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거의 '전통'에 가까운 모습으로 박혀 있기도 하구요. 왜 있잖아요. 명백한 성폭행의 상황인데 학교가 가해자의 '전도유망함'을 강조하며 싸고 돌고 피해자들을 오히려 헤픈 여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애. 이런 식으로 몰아가는 것들. 특히나 남자 대학생들 사교 클럽이라든가... 이런 문제들 관련 다큐멘터리도 몇 편 본 기억이 있는데. 그 중엔 벌써 한참 전의 작품도 있는데도 여전히 이런 영화가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걸 보면 크게 달라지진 않은 모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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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이런 영화가 계속 나오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구요. 장도리는 언제 봐도 반가울 뿐이구요.)



 - 암튼 이 영화의 내용의 절반은 그런 미국 대학 내 성폭행 문화에 대한 고발입니다. 거의 그런 소재 다큐멘터리를 '대역 재연' 하는 느낌으로 그런 사건들의 전형적인 단계들을 하나하나 다 보여줘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인공이나 여타 등장 인물들의 '핵심을 찌르는 대사'들이 툭툭 튀어나오죠. "우리가 옷을 얌전히 입고, 데이트 강간 약물 검출용 매니큐어를 바르고, 항의 서한을 보내야 하는 이유가 뭐야? 그냥 남자들이 정신 차리면 되는 거 아냐???" 같은 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보다보면 정말 미국 남자 대학생들에게 보내는 성교육 영화란 느낌도 들어요. 이거 보고서라도 제발 정신 차려 달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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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 안 차리면 이렇게 된다니깐요??)



 - 그런 건전함과 노골적인 교육성을 중화시키면서, 동시에 메시지 자체는 강화하려는 것이 바로 주인공 노엘의 살인 행각입니다. 시작은 본의가 아니었지만 거기에서 어떤 해방감을 느끼고, 덕택에 미술 작업에 돌파구까지 마련해 버린 주인공이 결국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자기 손에 닿는 비슷한 사건들의 가해자들을 다 처단하러 다니는 게 영화의 나머지 절반 내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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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쌓인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풀고 나니 학업 성취도도 쑥쑥!!)


 사실 정교한 복수극의 재미 같은 건 없습니다. 대체로 너무 쉽고 또 좀 투박해요. 하지만 그 과정에 계속해서 여자를 무시하는 남자들의 사고 방식 같은 걸 비꼬는 식의 전개를 집어 넣어서 개연성도 보충하고 또 작품의 주제를 강화해주기 때문에 나름의 재미는 충분합니다. 그냥 이 영화에 나오는 나쁜 남자들이 상대라면 이 정도로도 충분하겠네. 라는 식으로 납득이 되고요. 카타르시스야 말 할 것이 없겠죠. 액션 보다는 복수의 의미 쪽에 집중하는 스타일의 복수극이라고 생각하심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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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중에서 좀 섹시한 차림새를 자주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아빠가 떠올라서 참 곤란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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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슷하지 않나요...? ㅋㅋㅋㅋ)



 - 하지만 어쨌거나 넘나 계속해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직설적인 메시지 때문에 '다 좋은데 영화로서의 완성도는 좀?'이라는 생각이 종종 듭니다만. 그럴 때마다 이 영화를 구원해주는 것이 바로 주인공 노엘역을 맡은 배우님이십니다. 포스터에도 성만 볼드로 처리되어 있는 그 분!! 바로 프란체스카 이스트우드님이요. ㅋㅋㅋ 농담이 아니라 배우 이름을 모르고 봐도 한참 보다 보면 '아 설마...'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부지랑 닮으신 이 분. 연기력도 괜찮으시지만 그냥 너무 잘 어울립니다. '더티 해리' 시절 아빠의 그 전매특허 똥 씹은 표정이 유전자의 축복으로 그냥 디폴트 장착되어 있어서 사실 이 영화에선 별로 연기가 필요 없어요. ㅋㅋㅋㅋ 뻔뻔스런 가해자 남자들, 일단은 여자가 조심해야지 어쩌겠니라는 여자들, 그리고 학교측에서 사건들을 덮으며 피해 여성들을 도탄에 빠트리는 직원들 등등을 대할 때마다 그 표정 하나면 참으로 많은 메시지가 전달이 됩니다. 가끔은 여자로 환생한 더티 해리가 전생의 성질대로 사고 치고 다니는 영화 같은 느낌이 들어서 웃음이 나오기도(...)


 더불어서 주인공의 절친이자 중요한 피해자 역할을 맡은 레아 맥켄드릭이란 배우님은 이 이야기를 직접 쓰고 프로듀서로까지 참여하셨는데요. 이런 분들의 열정 때문인지 어쨌든 '진정성' 하나는 참 진하게 느껴집니다. 이 역시 영화의 좀 미흡한 부분들을 살짝 눈감아주게 되는 요소이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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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측의 저 분이십니다.)



 - 암튼 결론을 내자면 뭐,

 되게 잘 만든 영화라는 말은 못하겠습니다. 그러기엔 메시지가 너무 직설적으로 대놓고 전시되고 이야기 전개도 살짝 빈틈들이 있구요. 

 하지만 어쨌거나 허접하달만큼 부족한 완성도는 아니면서 또 더티 해리 따님의 카리스마와 복수극 특유의 카타르시스가 그런 부족함을 많이 커버해줍니다. 결과적으로는 영화의 메시지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않는다면 괜찮게 볼 수 있는 장르물이자 교훈극이었어요.

 마구 추천할 정도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투자한 92분에 대한 아까움은 전혀 없이 잘 봤다는 거. 뭐 그러합니다.

 



 + 요즘 트렌드(?)와는 다르게 도입부의 성폭행 장면이 많이 직접적으로 등장합니다. 일단 뭐 실화 소재 이야기는 아니기도 하구요. 또 그 과정에서 '분명한 거절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폭력적으로 저질러 버리는' 상황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았구요. 하지만 어쨌든 보기 불편한 장면들이 좀 있는 영화라는 거.



 ++ 다 좋은데 결말을 차라리 좀 더 화끈하게 처리해버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뭐 그래도 '프라미싱 영 우먼' 같은 엔딩은 전혀 아닙니다만. ㅋㅋㅋ 전 복수극을 볼 땐 거의 언제나 화끈하게 갈 데까지 가는 마무리를 선호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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