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의 영화, '다 잘된 거야'

2022.12.19 14:00

thoma 조회 수:555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좋아하십니까? 가장 좋아하는 작품도 궁금합니다.

저는 잘 모르는 감독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극장에서 본 '프란츠'가 좋아서 이후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오래 전에 '스위밍 풀'을 봤는데 그때는 별 감흥이 없었는지 기억에 안 남아 있고요. 

'프란츠' 다음에 본 것이 '신의 은총으로',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이고요, 이번에 '다 잘된 거야'를 봤습니다. 이 감독의 예전 작품 보다 근작의 담백한 스타일이 저는 좋은 것 같습니다.

'다 잘된 거야'는 '신의 은총으로'와 비슷한 면이 있네요. '신의 은총으로'는 프랑스내 가톨릭 성직자들의 아동성폭력 문제, 교회의 침묵 문제를 거의 다큐멘터리식 방법으로 보여준 영화이고 '다 잘된 거야'는 안락사 문제가 등장한 영화였어요. 비슷하게 느낀 이유는 분노를 유발하거나 논란거리가 되는 문제를 다루지만 당사자들의 일상을 따라가는 장면 장면들의 연결로 진행되며 기조가 무척 차분하다는 점, 다시 말해 두 영화가 다 전개의 어느 지점에 뚜렷한 클라이막스가 있어서 터트리는 식이 아니고, 작은 에피소드와 별 것 없는 소소한 장면들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음에도 영화가 끝나면 관객은 모종의 감동과 더불어 다룬 문제에 조금은 성숙한 시선을 갖게 된다는 점 때문인 것 같습니다. 

Tout s'est bien passe 2021

movie_image.jpg?type=m665_443_2

이 영화는 작가의 자전적 경험을 그대로 담은 원작 소설이 있고 소피 마르소가 작가 엠마뉘엘을 연기합니다. 원작 소설가 엠마뉘엘 베르네임은 2017년에 61세로 타계했네요. 생전에 프랑수와 오종 감독과 시나리오 작업을 같이 하기도 했다 합니다. 국내에도 이분 소설이 여러 권 출간되었으나 절판되고 지금은 이 책과 '나의 마지막 히어로'라는 책만 남아 있습니다. 책 소개를 보니 원작 내용을 충실하게 반영해서 영화화한 것 같아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74426858

8972886475_1.jpg

소피 마르소가 무척 잘 나이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속에서 아빠 역의 앙드레 뒤솔리에가 딸을 보면서 내 딸, 하고 바라보더니 '어릴 때는 정말 못생겼었는데...'라고 합니다. 음 -_- 아무리 작가의 실제 경험이래도 소피 마르소를 앞에 두고 그런 소리를...  샬롯 램플링이 엄마로 두 장면 정도 잠깐 나옵니다. 대사도 짧은 문장 두엇 뿐인데 그냥 화면에 등장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설명되는 그 눈빛과 표정이 놀랍습니다. 아빠 역할 배우는 좋아하는 영화 '겨울의 심장'에 미중년 악기상으로 얼굴을 익혔던 배우셨어요. 주인공과 삼각 관계를 이루었던. 이제 그때의 모습은 미소지을 때 희미하게 남아 있네요. 삼십 년 세월이 흘러가버렸습니다.

'다 잘된 거야'를 보고 나서 영화를 보는 것이 참 즐겁고 영화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저는 시리즈온에 멤버십으로 첫 달 무료 이용해서 봤어요. 이 영화 뜨길래 충동적으로 가입했는데 또 이거저거 찾아놨습니다. 이 영화 관심 있으시면 무료 이용 후에 해지해도 될 것 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60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6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30
122087 아바타 아직 안 보신 분들이 보면 좋은 <최재천의 아마존> soboo 2023.01.12 369
122086 프레임드 #307 [4] Lunagazer 2023.01.12 113
122085 가장 좋아하는 것에 대해 [1] catgotmy 2023.01.12 228
122084 [넷플신작추천] 옳게 된 멕시코 선동영화 '노이즈' [4] LadyBird 2023.01.12 444
122083 아리 애스터 신작 포스터, 예고편 [6] LadyBird 2023.01.12 487
122082 ‘아바타: 물의 길’, 1000만 문턱, ‘더 퍼스트 슬램덩크’ 도전장 [4] 왜냐하면 2023.01.12 472
122081 [근조] 기타리스트 제프 벡 [5] 영화처럼 2023.01.12 308
122080 드디어 로이배티님의 추천작 벡키를 봤습니다. [2] woxn3 2023.01.12 293
122079 [영화바낭] 고양이를 부탁하던 젊은이들의 후예는... '성적표의 김민영' 잡담입니다 [12] 로이배티 2023.01.12 615
122078 프레임드 #306 [4] Lunagazer 2023.01.11 115
122077 오늘 만난 청년 [10] 어디로갈까 2023.01.11 808
122076 저도 영화(?)를 찾습니다. [7] AcA 2023.01.11 463
122075 [영화바낭] 지구는 멀쩡하지만 그래도 격하게 망한 기분. '홈리스'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3.01.11 387
122074 2023 골든글로브 수상결과 [2] 예상수 2023.01.11 544
122073 중국어 배우기 catgotmy 2023.01.11 169
122072 영화를 찾고 있습니다 [8] 올가 2023.01.11 464
122071 [왓챠바낭] 꽤나 곱게 망한 지구의 인간들 이야기, '스테이션 일레븐'을 봤어요 [10] 로이배티 2023.01.10 472
122070 개 병구완(시시콜콜 쓸데없이 상세함 주의) [13] thoma 2023.01.10 409
122069 에피소드 #19 [2] Lunagazer 2023.01.10 117
122068 프레임드 #305 [4] Lunagazer 2023.01.10 11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