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38분. 장르는 하이틴 코미디구요.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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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영화 치곤 좀 촌스럽지만 그래도 영화가 대놓고 코미디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 미국 정부의 아주 비밀스런 조직이 있대요. 고아가 된 아가들을 데려다가 어려서부터 암살자로 훈련을 시켜서 여기저기 유용하게 써먹는다는 거죠. 그리고 그 팀의 에이스가 바로 우리의 헤일리 스타일펠드씨구요. 에이스에게 열등감 느껴서 삐뚤어진 2인자로 소피 터너씨도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의 헤일리씨가 임무 수행차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와중에 그만 나쁜 걸 배워 버려요. 그러니까 '나 말고 다른 10대들은 이렇게 재밌게 사는구나!'라는 걸 영화를 통해 배워 버린 겁니다. 그래서 사랑과 낭만의 고딩 생활을 꿈꾸다가 문득,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활용해서 자신이 죽은 걸로 위장하고 조직을 떠나 짜잔~ 하고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한다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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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 하이틴 로맨스 영화로 배운 패션 센스 덕에 등교 첫날부터 위기에 빠지신 우리 킬러님. 뭐 이때까진 좋았습니다만.)



 - 뭐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괜찮습니다. 너무 격하게 말이 안 되니 그냥 환타지 설정이 되잖아요. 그럼 말이 안 되는 걸 눈감아줄만큼 재밌으면 되는 거죠. 그리고 시작은 꽤 괜찮아요. '클루리스', '비버리 힐즈의 아이들', '브링 잇 온', '퀸카로 살아 남는 법'을 통해 고등학생의 삶에 대해 배운 가여운 아이가 현실 고등학교 생활에 맞부딪히면서 벌이는 소동 같은 건 충분히 재미를 뽑아낼만한 소재이기도 하구요. 또 '알고 보니 살인 병기' 설정은 원래 코미디 쪽에 더 잘 어울리잖아요. 게다가 그걸 연기하는 게 헤일리 스타인펠드이니 이야기가 어지간히 싱거워도 그럭저럭 볼만은 할 확률이 높을 거다!! 와 같은 기대를 품고 틀었습니다만.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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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턴가 맡는 역할이 다 똑같다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그 역할은 참 잘 하는 잭슨 할배도 나오셨구요.)



 - 초반에 이런 장면이 나와요. 점심 시간에 식판을 들고 헤매는데 한 무리의 여자애들이 합석하자고 상냥하게 권유하는 거죠. 그랬더니 주인공의 반응이 이래요. "너희 치어리더잖아! 너희 지금 나를 속여서 니들 믿게 만든 후에 처참하게 망신주려는 거지? 하하. 시도는 좋았네!!" 이러고 혼자 뿌듯해하며 휭 갑니다. 물론 그 아이들은 정말 상냥한 아이들이어서 황당해하구요. ㅋㅋ 나름 재밌는 드립이네. 뭐 그랬습니다만. 이게 이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장면으로 남을 거라는 건 상상을 못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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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뭔가 늘 비슷한 느낌이지만 어쨌든 그 느낌으로 폼은 나는 소피 터너가 여전히 특기를 살려 보려 노력하십니다만...)



 - 그러니까 무슨 설정이라든가, 아이디어라든가... 이런 게 초반 30분만에 다 끝나요. 그러고나선 그냥 흔하디 흔한 [수줍은 훈남 vs 인기만점 섹시남] 사이의 삼각 관계 얘기 좀 나오고. 홈스테이 하는 집 딸래미와 다투다가 결국 친구 되는 거 좀 나오고. 그러다가 결국 시간 됐으니 쳐들어온다~ 라는 악당들과 잠깐 싸워주고 나서 하하호호 희망차고 훈훈한 해피 엔딩인데요. 이 30분 이후의 전개들이 정말 살면서 본 청춘물 중 역대 최강급으로 무성의합니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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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어나서 본 중에 가장 하찮고 존재감 없는 프롬 장면이 나온 영화로 길이 기억될 겁니다.)


 캐릭터들이 캐릭터가 없어요. 뇌도 없고 개성도 없고 당연히 매력도 없고 재미도 없어요. 다들 나름 설정은 있는데 그게 처음 등장할 때만 '얘는 이런 애야!'하고 보여준 후에 그냥 유야무야 사라집니다. 삼각관계 로맨스인데 주인공이 어디로 가든 아무 상관 없다... 라는 심정으로 보게 되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ㅋㅋㅋ 뭔가 격한 갈등이 있던 관계도 '어라? 내가 뭘 놓쳤나?'스럽게 그냥 휙 해결되구요. 그냥 영화의 모든 갈등과 화해, 드라마가 그냥 다 하이틴물 클리셰들의 흐릿하고 맥아리 없는 흉내 같아요. 하도 흐릿해서 제가 뭘 봤는지 잘 기억이 안 날 정도. ㅋㅋㅋ 정말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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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주인집 딸래미님이 대체 왜 마음을 열었는지 영화를 본지 두 시간 정도 지난 지금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배우는 예쁘셨...)


 게다가 그나마 열심히 욱여 넣는 농담들도 정말 진심으로 썰렁합니다. 정말 너무나도 썰렁해서 그 중 몇몇 장면들은 보면서 '아 저 배우는 이거 연기하느라 정말 힘들었겠다...' 라고 생각하며 봤어요. 정말 왜 그랬을까요. 그리고 왜 이런 영화에 헤일리 스타인펠드, 소피 터너, 제시카 알바와 사무엘 L 잭슨이...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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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시카 알바는 폼 나고 예쁘게 나와서 더 화가 납니다. 영화가 조금만 멀쩡했어도!!!)



 - 암튼 뭐 더 길게 적을 시간도 아까워서 대충 마무리합니다.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셨다면 복 받으신 거에요. 그냥 그대로 유지하시면 됩니다. 

 여기 나온 배우들에게 호감이 있다 하셔도 참으세요. 호감이 너무 과해서 좀 깎아 주고 싶으시다면 말리진 않겠습니다만.

 차라리 엄청 유치하거나 되게 촌스럽거나 그랬으면 막 놀리는 소감 적는 즐거움이라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흐리멍텅 맥 없고 영혼 없는 영화는 까는 재미 조차 찾기가 힘들어서요. 이만 적겠습니다. ㅋㅋㅋ 




 + 아 뭐 한 가지 건진 건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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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측의 작게 나오신 분. 루시퍼의 우리 상담사님이십니다. ㅋㅋ 루시퍼 말고 다른 데서 나온 건 처음 봐서 반가웠네요.

 다만 이 하찮은 영화에서도 격하게 하찮은 역이어서 별 의미는 없었...



 ++ 처음 심의 받았을 때 R등급을 받았답니다. 제작사는 '영화 내용 안 고칠 거야!'라고 우겨서 결국 R등급으로 공개됐는데 시간이 지난 후에 자연스레(?) PG-13으로 바뀌었다는군요. 영화 내용을 볼 때 제작사의 억울함은 이해가 갑니다. 도대체 R이 나올 구석이 없는 영화거든요. 아마도 어린이 암살자들 훈련 장면 같은 것 때문에 그러지 않았나 싶어요. 미취학 아동 나이의 애들이 총, 폭탄 들고 훈련하는 장면이 도입부에 좀 나오거든요. 저도 보면서 이래도 되나? 하긴 했으니...



 +++ 혹시나... 해서 확인해보니 그냥 vod로 직행했군요. 아주 소규모로 제한 상영 개봉은 했다지만 100만 달러도 못 거둬들였습니다. 그럴만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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