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7년작이구요. 런닝타임은 89분. 장르는 시한부 코미디/드라마에요. 스포일러 있습니다. 엔딩 장면 빼고 얘기하면 맥이 빠지는지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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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봉 했었던 모양이네요. 아깝다!! ...라고 생각하고 보니 2013년. 한참 전이었군요.)



 - 쉬지 않고 때와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담배를 뻑뻑 피워대는 금발 터프가이남과 소심 얌전 해맑은 범생 느낌 곱슬머리남이 각자 병원을 향합니다. 결론은 둘 다 시한부. 특히 우리 금발 터프가이 '마틴'은 이제 며칠도 안 남았대요. 그렇게 둘은 같은 병실에 입원하게 되는데, 병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데킬라 술병(왜?;;;)을 갖고 병원 조리실을 털어서 부어라 마셔라 하며 얘길 나누던 둘은 취김에 난데 없이 '우리 바다 보러 가자!!!'는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렇게 취해서 내려간 병원 주차장에서 하필 갸들 눈에 띈 것이 조폭들이 배달 중이던 벤츠였고, 하필 이 바보 조폭 콤비는 차 키를 차 안에 둔 채 병원에 가 있었고, 결국 벤츠를 몰고 의기양양하게 바다로 향하는 시한부 콤비와 그들을 쫓는 조폭 콤비의 로드 무비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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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병원 냉장고에 저렇게 많은 레몬이 들어 있을 이유는 무엇인가... 싶지만 궁금해하지 말도록 합시다. 그냥 이런 영화에요. ㅋㅋ)



 - 오래 묵은 추억의 영화를 다시 보려고 들면 항상 망설임이 생깁니다. 이거 다시 봐도 괜찮을까? 괜히 시간 들여서 좋았던 추억만 파괴하고 끝나는 게 아닐까. 특히나 이 세기말 시절은 뭔가 사람들 갬성이 다 미쳐 돌아가던 때라 다시 보면 '아니 이걸 내가 재밌게 봤다고???' 싶은 영화들이 꽤 많아요. ㅋㅋ 그래서 잠시 망설이다가, 아니 뭐 어쩔. 보다가 별로면 룻거 하우어옹 모습이라도 잠깐 보는 걸로 보람 찾지 뭐. 하고 재생을 눌렀습니다.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전히 재밌게 봤어요. 추억은 파괴 없이 오히려 강화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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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슥 나와서 아무 말이나 해도 카리스마가 느껴지던 룻거 하우어옹. 편히 쉬소서...)



 - 일단 2022년에 다시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참으로 압도적으로 나이브하게 쓰여진 시나리오입니다. 그러니까 '본격 대놓고 노골적인 코미디' 영화의 논리로 흘러가는 이야기에요. 주인공들이야 그렇다 쳐도 주인공을 쫓는 조폭들, 경찰들까지 누구 하나 빠짐 없이 나사 수십개가 빠져서는 개그에 전념하구요.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압도적으로 운이 좋아서 거듭되는 위기들을 허랑방탕하게 빠져 나가죠. 특히나 압권은 막판의 룻거 하우어 등장 장면! 카리스마 넘치게 등장해서 정말 말도 안 되는 인자함을 보여주고 가시는데 어찌보면 어처구니 없지만 영화 톤이 애초에 그러니... ㅋㅋㅋ

 근데 늘 하는 얘기지만 괜찮습니다. 애시당초 이런 걸 의도하고 이런 분위기로 쓴 이야기이기 때문에 괜찮구요. 그 결과가 계속해서 참으로 귀엽고 훈훈하게 웃기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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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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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달리면 됩니다. ㅋㅋㅋ 그림도 예쁘니 금상첨화.)



 - 그리고 그런 싱겁게 웃기는 분위기 와중에도 변치 않는 부분, '얘들 곧 죽음'이라는 설정이 이야기가 팔랑팔랑 날아가버리지 않게 잘 잡아 줍니다. 특히 둘 중에서 터프 가이 역할인 마틴의 목숨이 더 간당간당하다는 게 적절했던 것 같아요. 한참 둘이 웃고 떠들다가도 문득 이 분 발작이 시작되면 숙연해지고 짠해지고... 그런 식으로 분위기를 잘 유지해 가더라구요. 마틴의 마지막 소원, 엄마에게 핑크 캐딜락을 선물하겠다! 라는 전개가 막판에 들어가 있는 것도 적절했구요. 암튼 애초부터 결말을 정해놓고 가는 이야기니까 그 도중의 가벼운 장면들도 다 짠한 정서가 장착되면서 더 애틋하게 보게 되는 영화였어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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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젊은이들, 제 기억 이상으로 귀엽고 애틋하고 사랑스럽습니다.)



 - 사실 이번에 다시 보며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주인공 두 배우였습니다. 아니 이 분들 왜 이리 귀엽나요. ㅋㅋㅋ 제가 그 나이 또래 때 볼 때는 그렇게 못 느꼈는데, 나이 먹고 나서 보니 거의 '오구오구' 느낌이에요. ㅋㅋㅋㅋㅋ 비주얼도 서로 다르면서 조화롭게 잘 뽑아 놓았고. 또 둘 다 연기도 잘 합니다. 곱슬곱슬 귀여운 '루디' 역 배우님도 참 정이 가게 잘 하시는데 사실상 시선 집중 역할 캐릭터인 틸 슈바이거가 놀랍더라구요. 그냥 귀여운 터프 가이 캐릭터 정도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섬세하게 속마음 표현을 잘 해서 막 몰입하게 되더군요. 물론 둘의 호흡도 좋았구요. 마지막 '풀썩' 장면의 여운은 그렇게 둘이 워낙 보기 좋은 호흡을 런닝타임 내내 보여준 결과였겠죠.

 마지막으로 덧붙여서 그 조폭 콤비. ㅋㅋㅋㅋㅋ 역시 아주 귀엽고 웃깁니다. 이 분들 개그는 사실 되게 뻔한 유치 개그인데, 그냥 배우들이 그걸 귀엽게 잘 소화하더라구요. 다시 보니 조폭 캐릭터 치고는 그렇게 불쾌한 행동도 거의 안 하더라는 것도 웃는 데 도움이 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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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바보 1호와 바보 2호입니다. 조폭인데, 막 총을 쏴 대는 데도 하나도 안 무서움. ㅋㅋㅋ)



 - 암튼 그래서 뭐, 기대 이상으로 훈훈하고 즐거운 재감상의 시간이었습니다.

 뭐 시대에 안 맞고 불편한 부분이 아예 없는 건 아니긴 해요. 죽기 전 마지막 애틋한 소원이 여자 둘이랑 함 해보는 거라든가... 이런 건 좀 거슬릴 수도 있겠죠. 전 그냥 '20대 초반 남자애가 그럴 수도 있지 뭐' 하고 넘겼지만요. ㅋㅋ

 그래도 전반적으로 동글동글 귀여우면서 유쾌하고, 또 그러면서 애틋하게 잘 만든 코미디였구요.

 오랜 세월만에 다시 봐도 엔딩 장면은 참 기가 막혔어요. 애초부터 그 장면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 본 영화였고. 그 장면의 여운은 여전했으니 전 됐습니다.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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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귀여운 젊은이 틸 슈바이거씨가 이제 환갑입니다 여러분. 63년생이세요. 애초에 이 영화 찍을 때 35세였는데 20대인 척 했던 거지만 암튼... 적응이 안 되는 나이네요. 세월아... ㅋㅋㅋㅋ 



 ++ 근데 쟈들은 바다 보러 가는 게 왜 저렇게 오래 걸리지? 라는 생각을 보는 내내 하고는 영화 끝난 후에 지도를 찾아봤습니다. 굳이 네덜란드까지 넘어가서 바다로 가잖아요. 뭐 대략 출발점이 어디어디쯤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긴 하겠더군요. 최단거리로 네덜란드 바다가 더 가까운 지역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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