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으로 검색하면 2008년 좀비 영화가 주로 나오는데 이건 2006년산입니다. 런닝타임은 86분. 장르는 스릴러 삘의 드라마구요.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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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상 그게 맞긴 하지만 어쨌든 저 제목이 브리타니 머피 옆에 붙어 있으니 보기가 좀 그렇습니...)



 - 도입부 요약은 영화의 형식상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도입부에서 젊은 여성의 시체가 한 구 발견된다는 거. 그리고 이 시체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챕터별로 주인공을 바꿔가며 전개된다는 거. 이것만 아시면 됩니다. 시체를 발견한 여인, 시체를 검시하게 된 여인, 시체의 엄마, 살인범의 관계자(...), 그리고 마지막엔 살해당한 여성의 살해 직전 이야기. 뭐 이런 식인데 딱히 마지막에 이게 다 하나의 큰 그림으로 연결되며 진상(?)이 드러나고 그런 거 없어요. 등장인물들간의 관계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냥 각각 챕터의 인물들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 그게 한 편의 영화로 묶여 나올 핑계를 주기 위해 그 시체가 존재하는, 그런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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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퍽퍽 여성 연기의 대모라고 생각합니다. ㅋㅋ 영화가 시작되고 그냥 이 분 얼굴이 화면에 딱 잡히는 순간부터 분위기는 이미 압도적...)



 - 글 제목을 저렇게 적었으니 출연진 얘기부터 해야겠죠. 네, 그러니까 토니 콜레트, 마샤 게이 하든, 파이퍼 로리, 로즈 번, 메리 스틴버겐, 지오반니 리비시, 제임스 프랑코, 조시 브롤린에 '더 데드 걸' 역할은 브리타니 머피가 맡았습니다. 막 비싼 배우들이 나온 건 아니고 또 2006년이라는 시점도 감안해야겠지만 이 정도면 쟁쟁하지 않습니까. ㅋㅋ 뭐 옴니버스 형식이라 각각의 분량이 많지 않다는 건 감안해야겠지만요. 암튼 배우들 얼굴과 연기만 봐도 런닝타임 86분이 딱히 인생 손해는 아니겠다... 라는 맘으로 봤구요. 결론은 뭐, '이 정도면 만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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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로 90세, 연기 경력 74년차의 파이퍼 로리 사마... 그저 뤼스펙입니다. ㅋㅋㅋㅋ)



 - 결국 여성들 이야기입니다. 각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모두 여성이에요. 남자들은 거들 뿐. 폭력적이고 독단적인 거동 불편 엄마를 돌보느라 자기 인생을 다 날리고 사는 중년 여성, 이미 16년 전에 실종된 언니에게 집착하는 가족 때문에 소외감에 절어 우울증 약을 밥처럼 먹고 사는 젊은이, 자신에게 찾아 온 비극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일생을 살다가 뒤늦게 진실을 깨닫고 회한에 빠지는 장년 여성, 또 시궁창 삶을 살다가 드디어 빛과 희망을 찾고 그걸 잡으려고 결심한 순간에 전혀 뜻하지 않은 비극을 맞은 여인 등등. 참으로 버라이어티한 사정으로 우울한 삶을 사는 여성들 이야기가 하나씩 짧게 흘러갑니다.


 그리고 포인트는 대미를 장식하는 '더 데드 걸', 브리타니 머피의 에피소드죠. 역설적으로 이 분은 영화 속 여성들 중 가장 적극적이고 가장 희망적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결과는 이야기의 시작에서 이미 다 봐 버린 것처럼 비극이지만, 앞서 흘러간 여성들의 이야기가 절망 속에서 약간의 희망을 찾는 식으로 마무리된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이 분의 죽음이 헛된 건 아니었다. 뭐 이런 식의 아주 사소한 위로를 전하며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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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 전 영화이다 보니 참으로 풋풋하기 그지 없는 로즈 번도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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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샤 게이 하든은 참으로 평범하고 유약한 엄마 역할도 잘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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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리 베스 허트. 이 분은 뉘신지 사실 잘 모르지만 암튼 잘 하셨고 또 좋았습니다. ㅋㅋㅋ)



 - 사실 깐깐하게 평하자면 다 보고 나서 살짝 "???" 이런 기분이 드는 영화입니다. 애초에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래서 영화 내내 은근히 스릴러 성격의 긴장감이 흐르거든요. 게다가 등장하는 여성들 중 절반 정도의 사연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공감할만한 성격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구요. 여성들의 삶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는 알겠는데, 그게 스릴러 장르에 속하는 소재와 그렇게 잘 맞지는 않는 거죠.


 하지만 은근 쟁쟁하게 캐스팅된 배우들이 아주 큰 일들을 해줍니다. 큰 그림은 살짝 어색하다 해도 각각 에피소드들은 보는 내내 몰입이 되거든요. 캐스팅으로 치트키 쓰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기분. ㅋㅋㅋ 그래서 다 보고 나서 단점을 지적할 생각은 별로 안 들더군요. 흠; 특히 이야기를 여는 역할을 맡은 토니 콜레트의 그 퍽퍽하고 삭막한 표정은 압도적이었고. 지옥에서 온 엄마 역할의 파이퍼 로리는 그냥 무시무시해요. 그냥 이 둘의 이야기로 영화 한 편을 만들어도 볼만하겠다 싶어서 에피소드가 끝난 후에도 혹시 다시 안 나오나 기대하면서 봤네요. 결국 안 나오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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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브리타니 머피. 비극적 사연 때문에 외부적 버프를 받기도 하지만 그냥 연기 자체도 참 안타깝도록 좋았어요.)



 - 그러니까 뭐.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 특히 험난한 삶 속에서 고통받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 그리고 연기력 쩌는 배우들이 끌어 나가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챙겨 보실만한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컨셉상 남성 배우들은 상대적으로 다 작은 역할들이니 기대는 마시구요. 

 막 여기저기 강력 추천이라기 보단 그냥 위에 적은 것 같은 취향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한 번 큰 기대 없이 보실만한, 소소하게 만족스러운 영화였어요. 끝.




 + 하필 브리타니 머피의 역할이... ㅠㅜ 그래서 이 분이 맡은 마지막 에피소드는 강제로 몰입되어서 참 보는 내내 안타깝고 슬프고 그랬습니다.



 ++ 2006년의 제임스 프랑코가 아주 귀엽고 스윗한 역할로 나와서 매력을 맘껏 뽐냅니다. 네... 이 얘기 왜 하는진 아시죠? ㅋㅋ 그래서 보는 내내 참 깝깝하더군요. 이 인간아... 왜 그렇게 살았니 정말.



 +++ 영화의 런닝타임이 인터넷 정보에 비해 7~8분 정도 짧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크레딧이나 에피소드들 제목이 뜨는 걸 보면 영어가 아니라 독일어로 나오는 듯 싶구요. 막판엔 쌩뚱맞게 한글 자막과 별개로 영상 자체에 입혀진 다른 자막이 보이기도 하고. 이건 미국 영화 맞는데요, 왓챠가 다른 나라 버전을 사다가 올려 놓은 게 아닌가 싶네요. 마이너한 좋은 영화 많이 올려줘서 고맙지만 이런 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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