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1시간 44분. 장르는 SF를 빙자한 환타지 스릴러구요. 스포일러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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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터를 미리 봤다면 이 영화를 안 봤을 겁니다. ㅋㅋㅋㅋㅋ 완전 구라인 데다가 구리네요. 넷플릭스 대충 썸네일 대표 이미지의 승리!!!)



 - 한 노부부의 일상을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침대에서 다정한 대화를 나누다 아내가 잠시 거실로 가는데요. 갑자기 복면을 쓴 사람이 나타나 아내를 총으로 쏴 버려요. 그리고 복면을 벗었더니만...


 그러고 갑자기 벤쳐 젊은이들 넷을 보여줍니다. 남자 3, 여자 1 조합에 오래된 친구들이고 여자는 그 중 한 명과 사귀다 지금은 친구로 지내는 것 같네요. 방금 전에 처음으로 큰 건수를 하나 잡을 뻔 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납품 기한 때문에 위기에 처해요. 결국 한 놈이 지쳤다고 그만두려는 걸 말리다가 싸움이 나고, 그러다 우연히 숨겨진 2층 방을 발견하네요. 이 집이 사무실 겸 주거 공간으로 임대한 집이라 그동안은 잘 몰랐나봐요.

 암튼 그 방에서 이들이 다른 차원, 정확히는 평행 세계로 통하는 통로를 발견하는 게 발단입니다. 그 쪽과 이 쪽은 시간의 흐름이 달라서 이 쪽이 그 쪽보다 시간이 1/30 속도로 흐른다는 걸 이용해서 정신과 시간의 방 납품 기한을 맞추는데 성공한 이들은 내친 김에 그쪽 세상을 탐구하기 시작하고. 결국 그 쪽을 활용해서 큰 돈을 벌 방법을 찾아내거든요. 그래서 돈도 정말 많이 벌고, 이런저런 나쁜 짓도 맘대로 하고 그러다가... 슬슬 갈등이 생기기 시작하고. 뭐 그렇게 흘러가는 이야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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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보니 갑자기 횡재한 젊은 것들이 지들끼리 자중지란 벌이며 자멸하는 이야기... 의 전통을 따르는 영화였군요.)



 - 일단 칭찬을 해주자면 '평행 세계'라는 소재를 나름 새롭게 활용할 아이디어를 찾아낸 이야기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 세상과 아주 닮았지만 디테일은 은근 많이 다른 세상이 있고 그 세상을 맘대로 드나들 수 있다면 그걸로 돈을 벌 수 있다! 라는 거죠. 이 쪽 세상엔 없는 저 쪽 세상 히트 예술 작품들을 표절해서 돈을 벌어도 되고. 역시 저 쪽에만 있는 과학 기술 같은 걸 베껴와도 되구요. 극중에도 대사로 나오듯이 이 짓의 가장 멋진 점은 피해자가 없다는 겁니다. 법에도 안 걸리며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 표절로 돈을 벌다니 정말 훌륭하잖아요? ㅋㅋㅋ 창작의 고통에 시달리던 작가님의 망상에서 나온 시나리오일 거란 생각이 드는데 그건 뭐 중요한 게 아니고. 암튼 괜찮은 아이디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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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이 둘의 갈등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데... 좌측 분은 '미스터 로봇'의 웰릭씨라서 반가웠어요. 오겡끼데스까!!!?)



 - 문제는 이게 정말 너무나도 완벽 깔끔해서 이걸로 무슨 스릴러를 만들어낼 수 있겠냐... 는 점인데요. 이건 절반 정도는 성공하고 절반은 실패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이 '완벽한 표절' 행위에 도덕적으로 반감을 느끼는 캐릭터 하나가 생겨서 갈등을 조성하구요. 또 이 평행 세계를 맘껏 자기 욕구를 배설하는 공간으로 활용하던 어떤 인물이 봉변을 당하고, 그걸 또 평생 세계를 활용해서 해결하려다가 (이건 스포일러라서 설명이 좀 거지 같습니다 ㅋㅋ) 주인공들의 상황에 위기가 생기구요. 뭐 이런 식으로 꾸준히 '평행 세계'라는 소재를 활용해서 갈등을 자아내는 성의를 보여주는 건 좋았어요. 다만 그 중 무엇 하나도 런닝타임 전체를 책임질만한 것이 아니다 보니 위기 뒤에 다른 위기 뒤에 또 다른 위기... 를 겹겹이 짜내는 과정에서 나중엔 무리수가 많이 들어갑니다. 인물들 심리 변화도 너무 격하게 과장이 되고, 또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무리수 설정도 튀어나오구요. 순전히 반전 한 번을 만들기 위해 끼워 넣은 설정 같은 것들도 눈에 띄어서 좀 거슬려요.

 결과적으로 뒷심이 좀 약한 이야기에요. 기대 이상으로 진지하게 노력해주는 배우들 덕에 어느 정도 커버가 되긴 합니다만. 그래도 후반부는 확실히 좀 엉성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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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을 납득이 가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 넣은 드라마 파트는 걍 좀 늘어지는 느낌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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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측에 보이는 저 해괴한 기계처럼 그저 전개의 편의를 위해 아무 설명 없이 툭 던져두는 설정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게 아쉬웠습니다.)



 - 그래도 어쨌거나 '나는 어쨌든 끝까지 최선을 다 했음!' 이라고 주장해도 될만큼 성의 있게 소재를 쥐어 짜낸 영화... 라고 칭찬해주겠습니다.

 비록 그 결과물이 전체적으로 볼 때 그렇게 깔끔하진 않을지라도. 뭐 평행 세계 같은 소재를 갖고 만들어낸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B급 스릴러 영화... 라는 정체성을 감안해서 적당한 기대치(대충 머리 비우고 한 시간 반 즐길만한 킬링타임 무비!)를 설정하고 본다면 이 정도면 괜찮네. 정도의 소감은 충분히 받을만한 영화였어요.

 그러니까 딱 그런 영화들을 그런 식으로 즐기기를 좋아하는 분들만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 그리고 그 중의 하나인 저는 적당히 즐겁게 잘 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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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식의 거울 이미지는 대충 만들어 넣어도 언제나 뭔가 있어 보인다는 느낌.)




 +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데? 싶었던 게 초반에 나오는 '시간의 흐름이 다르다' 설정인데요. 나중엔 여기에 '우리가 가는 그쪽 세계는 한 곳으로 정해진 게 아니다' 라는 설정이 별다른 구체적 설명 없이 슬쩍 얹혀서 정말 작가 편할대로 전개가 펼쳐집니다. 근데 이상하잖아요? 저쪽이 이쪽보다 30배 시간이 빨리 흐른다면, 주인공들이 처음으로 저쪽으로 건너갔을 땐 정말 순전한 우연으로 이쪽과 저쪽의 시간대가 딱 일치할 때 건너갔다는 얘긴데 이것도 말이 안 되고. 또 시간이 30배 빨리 흘러 버린다면 그걸 과연 평행세계라고 부를 수가 있나요(...) 게다가 음악, 그림, 영화 표절이야 그러려니 하겠지만 저쪽의 첨단 과학 기술은 대체 무슨 수로 훔쳐와야 하는지. ㅋㅋㅋㅋ

 ...근데 아무 집구석에 서 있던 거울 통해서 평행 세계를 건너다닌다는 이야기에 이런 거 따지는 게 나쁜 사람이죠. 제가 잘못했습니다.



 ++ 원제 'Parallel' 이 좀 썰렁한 제목이라는 건 이해하고 완전히 새 제목을 지어내고 싶었던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인투 더 미러' 같은 영어 독음 제목을 창조해낼 것까지 있었나 싶더라구요. 그럴 거면 걍 '패러렐'이라고 했음 이해했을 텐데요. 뭐, 그래도 최소한 영화를 보고 내용은 파악해서 지은 제목인 것 같으니 역시 대충 넘어가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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