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외국인친구들이랑 가벼운 자리를 가졌습니다.

다들 오랜만에 만나는거지만 분위기는 예전 그대로라 좋더군요.

그날의 이야기 주제가 한국대중문화 전반에 관한거였는데 어찌된게 다들 저보다 훨신 빠삭하게 요즘 작품들을 줄줄 꿰는지....참

하긴 저야 요즘 한국영화나 드라마에 통 무지한게 사실이긴합니다. K팝이나 아이돌쪽은 뭐....말할 필요도 없고.


그래도 이들중 진성 덕후, 너드쪽 이런 친구들과 옛날 한국영화나 만화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급 우리끼리만 즐거워집니다.

나머지 인싸스타일 친구들은 자기들끼리 최신 K컬처에 관한 얘기로 꽃을 피우더군요. 


미국에서 온 한 친구는 DVD, 비디오 콜렉터로 유명한데 오래된 한국판 VHS를 모으고 있더군요.

단지 한국영화뿐만 아니라 자국 영화나 유럽영화들도 국내판 VHS를 꾸준히 콜렉팅하고 있어서 같은 콜렉터(뭐 VHS 콜렉팅은 애저녘에 관둔지 오래지만)로서

이런 저런 경험담이나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헌데 이친구가 한가지 오해를 하고 있더군요. 

국내판 VHS들이 미국이나 일본과는 다르게 오리지날 화면비에 레터박스를 깔지않은 4:3 팬앤스캔버전인건 잘알고 있고 오히려 그런 옛날맛?으로 콜렉팅을

하고 있는건 알고 있는데 당시 출시된 '연소자관람불가'등급 즉 R등급 영화들 상당수가 커팅된 버전인걸 모르고 있더군요.


이는 미국영화나 유럽영화뿐만 아니라 국내영화도 마찬가지다. 4:3 화면비의 구린화질이나 케이스 자켓의 올드한 맛 등 레트로감성으로 콜렉팅하는거는 좋은데

거기에 담긴 소스가 원본일거란 생각은 버리라고 했더니 엄청나게 충격을 받더군요. 뭐 우리나라도 DVD시절부터는 한국영화든 외국영화든 대부분 언컷버전으로 수록되기

시작했지만 비디오는 그렇지가 않았으니까요. 이 친구는 비디오나 DVD나 같은줄알았답니다.


즉 8~90년대 존재했던 검열에 대해 몰랐던거죠. 지금은 많이 완화되긴했지만 제한상영가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검열이 아직도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야기했더니

그 친구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들 모두가 경악을......


그때부터 나름의 역사 강의 시간으로 돌변을 했습니다. 니들이 지금 보는 이 시대의 한국사회는 불과 2~30년전의 한국는 완전히 다른 사회다.

8~90년대는 완전히 다른 나라였다는 얘기까지 하면서 이런저런 그 당시의 말도 안되는 시대상에 대해서 야부리를 털어줬습니다.

그 시대에 존재했던 온갖 불합리와 폭력과 억압에 대해 몇가지만 얘기했는데도 다들 입을 다물지못하더군요.


아무튼 그 콜렉터 친구에게는 비록 검열의 가위질에 누더기가 된 버전이지만 그것도 나름 그 시대에 대한 기록이니 나름 의미가 있는거아니겠냐며 위로를 했습니다.


그때 다른 친구가 자긴 그동안 한국이 포르노나 매춘도 합법인줄알았다라고 하더군요. 대체 이게 무슨 말같지도 않은 소리인가?하면 의아해했는데

알고보니 해외에서도 지천에 깔려있는 한국산 야동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매춘은 한국회사에 다니면서 거기 사람들 행동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다고하더군요.

해서 간단하게 답해줬습니다. 응~ 아냐. 둘 다 불법!


그러자 아시아권 문화엔 좀 빠삭한 다른 친구가 일본은 둘 다 합법아님? 하길래

응.....그게 포르노는 AV라는 이름으로 매춘은 풍속이라는 이름으로 변칙적 합법으로 굴러가지만 법적으로 포르노, 매춘 자체는 거기도 불법이다라고 얘기해줬습니다.

원래 그 동네가 눈가리고아웅 잘하는 나라라고 하니 대충 알아듣는 눈친더군요.


한 친구는 한국에서 낙태도 불법이라고 하니 머야? 한국이 가톨릭 국가였어? 하고 놀라기도 하고 대만이랑 헛갈렸는지 동성 결혼도 곧 합법화되는줄 알고있던 친구도 있었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한국의 컨텐츠가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탄생하다니 더 놀라워라는 반응이 대다수였습니다.

자신들의 생각 이상으로 금지된 것들이 많은 나라라는 것을 새삼 느낀 모양이더군요.


그래도 미래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좀 나눴습니다. 향후 2~300년 정도 지나면 포르노든 매춘이든 낙태든 동성결혼이든 어지간하면 다 합법화되지않겠냐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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