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올빼미

2023.02.18 18:48

조회 수:342

네이버에는 앞을 못 보는 침술사가 소현세자 살해 현장을 목격(?)하고 여러 사건에 말려드는 이야기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는 시리즈온에서 봤어요. 시리즈온이 7000원이고 다른 한 곳은 만 원이더군요. 네이버 멤버십으로 본 거라 4900원에 본 셈인데, 4900원으로 커피를 마시거나 쿠폰 써서 와퍼를 먹거나 하는 것과 만족도는 비슷했어요. 먹는 거 말곤 왜 생각이 안 나죠.

어디서 많이 본 구조를 하고 있는데 사극에서만 보이는 구성은 아닌 것 같고, 딱 집어 떠오르는 영화들을 이야기하면 중요한 부분 스포일러가 됩니다. 여기까지만 이야기하죠.

딱히 조소용의 패악질이라든가 인조의 미친 짓을 반복해 보여주진 않습니다. 그냥 이미 나쁜 거 아는데 뭘 한 얘기 또 하냐는 식으로 시원하게 질러요. 살해의 전모가 드러나는 부분 역시 딱히 머리 굴리지 않고 시원하게 대사 하나로 질러줍니다.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세자에게, 인조가 '오랑캐들이 그리 가르치더냐' 하는 장면은 좀 재미있더군요. 거의 클리세가 된 부자관계라서 인조가 그렇게 반응하는 건 새롭지 않았지만 인조 대사가 저 대학 신입생때 부모님한테 많이 듣던 말이라서요. ㅋㅋㅋ

어린 아이 등장시켜서 신파 만드는 거 질색인데 여기서도 주인공의 병약한 동생으로 한 번, 원자로 한 번, 그렇게 두 번을 써먹어요. 소현세자의 자식들이 안된 것도 사실이고 아이들의 수난에 더 마음이 약해지는 것도 인정합니다만, 그냥 지겹네요.

고래 싸움에 낀 새우의 버둥거림 이야기는 제가 좋아하는 이야기이긴 해요. 대부분 악에 받쳤거나 지나치게 결벽 무력한데 주인공은 그저 조심스러울 뿐 악에 받쳐있지도 결벽하지도 않아요.
내 배 다칠라 모드로 살얼음 밟듯 목숨 부지하고 사는 소시민이 본의 아니게 정의감을 꺼내 써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왕 얼음 깨지게 생긴 거 죽어라 날뛰어서 하나라도 얼음물로 끌고 들어갈까요, 아니면 안 깨진 쪽으로 어떻게든 기어가 볼까요.

딱히 강추까진 아니지만 보면 시간 아깝진 않습니다. 앞에도 쓴 얘기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해요. 어디 한 군데 확 시선 잡아끄는 곳도 저는 못 찾았고 이야기에서 별다른 성찰을 발견한 것도 아니지만 30% 정도 진행되면 시간이 훅훅 갑니다.
다만 결말로 가는 중요한 반전 포인트가 납득이 안 됩니다. 결말을 쓰긴 그렇고, 그러니까 신데델라가 왕자비가 되려면 신발 주인 찾기 이벤트가 열려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 신발 주인 찾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영 설득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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